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M Sep 05. 2021

할머니 꽃 손가락

한날은 할머니가 수즙은 듯 나에게 와서 말했다.







가끔은 할머니가
소녀가 되어
나에게 말을 건다.








가끔은 할머니가 소녀가 되어 나에게 말을 건다.

수줍은 듯이 살며시 와서 

두 손을 곱게 펴 내밀었다.


"발 가이 칠하는 거 있음

그거 나도 해주어봐"


그 뒤에 할머니가 왜 칠하려고 하는지 

기어 들어가는 말소리로 이야기 하지만 

나에겐 들리지 않는다. 


재미있는 놀이 거리라도 생긴 거 마냥 

헐래 벌떡 매니큐어 통을 찾았다.









할머니 꾸며주기가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일!!








그리고 제일 빨간색에 가까운 걸로 정성스레 칠했다.

열손가락다 말고 끝에 두 손가락만 고집한다.

할머니는 꼭 봉숭아 물들인 것 마냥 하고 싶다고 했다.


할머니가 소녀가 될 때는

나도 할머니와 함께 참 잘도 논다.

내심 예쁘게 할머니를 꾸며주니 기분이 좋아진다.










할머니가 자주
소녀였으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밤이면 찾아오는 손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