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30분
허리가 아파 뒤척이다 겨우 잠든 지 약 1시간 뒤다.
깊은 잠이 들지 않았는지, 평소같이 예민함이 돋았는지 아이들 방에서 들리는 발소리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역시나 설마 하는 예상은 빗나가는 법이 없지.
쌀을 흔드는 것과 비슷한 미끄러지는 발소리 후에 모습을 드러낸 첫째의 한마디.
"엄마 우리 방에서 자."
종종 있는 새벽의 풍경이에요.
평소면 따라가 아이들 방에 누워 다시 잠들어요.
그리고 아침이 되기 전에 눈이 떠지면 다시 안방으로 가지요.
그런데 이날은 몸이 좋지 않았어요.
너무 피곤해서 잠을 푹 자야 하는데, 그 마저도 허리통장과 알 수 없는 불편함에 잠들기도 쉽지 않았죠.
그래서 첫째에게 갈 수 없다고 얘기했어요.
아이는 대답도 않고 휙 뒤돌더니 그대로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다시 잠을 청하려는데
아이들 방에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아... 첫째가 울고 있는 것이 틀림없어요.
아이들 방으로 가니 첫째가 누워서 뒤척이길래 얼른 자라며 이불 위로 토닥였어요.
이왕 방으로 온 거 잠든 것 보고 나가려는데 첫째가 손으로 눈을 훔치는 걸 봐버렸어요.
그때부터 짜증이 조금 올라왔지요.
잠드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일단 안방으로 돌아왔는데
계속 들리는 훌쩍거리는 소리에 도무지 다시 잠들 수 없었어요.
다시 아이들 방으로 가니 아예 문 앞에 앉아서 훌쩍이는 첫째가 보여요.
잠긴 목소리로 함께 잘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요.
그리고 지금은 모두 잠들 시간이며,
엄마가 옆에 없다고 자꾸 깨우러 오면 엄마는 잠을 잘 잘 수 없다고 말이죠.
이제 곧 아이들 침대를 살 건데, 그러면 자리가 부족해 잠들기 전에도 함께 눕기 힘들다고 말해요.
그럼 침대도 사지 말까? 했더니 그건 아니래요.
이 새벽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맞나 싶지만 아이는 이미 잠이 깬 듯하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냐고 물었어요.
자다가 없으면 계속 깨우러 올 거냐고.
그것도 아니래요.
아이가 엄마와 자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저의 잠이 중요했어요.
잠을 못 자면 바로 몸으로 신호가 와서 그날 하루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힘이 쭉 빠져요 ㅠ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앞으로는 잠들기 전에 옆에 항상 누워있기로 했어요.
요즘 아이들이 잠들기 아쉬워 노느라 저보고 들어오지 말라하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고 함께 누워서 잠들기로 했어요.
엄마는 잠들면 방을 나가는 거고, 새벽에 깨서 없어도 찾으러 오지 않기로.
물론 무서운 꿈을 꾸었거나 몸이 좋지 않거나 등등 예외 상황은 있지요.
둘째가 저를 닮아 잠에서는 예민도가 있는지 만 3살인 지금도 새벽에 자주 깨요.
불편한 것이 있으면 자다가도 엄마~를 외치거든요...
얘들아...
언제쯤 엄마가 푹 잘 수 있을까?
잠 좀 자게 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