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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꽃작가 May 28. 2023

초등학교 1학년, 엄마가 더 이상 해주지 않는 것들


1. 가방 챙겨주기(학교&학원) 


3월 새학기가 시작 하기 전에 아이와 합의(?)를 보았어요. 자신의 가방은 스스로 챙기기로요. 3월 학기초에는 학교 사물함에 두고 사용할 물건 챙기는 것이 큰 이벤트였는데요, 요즘에는 이름 스티커가 나와 있어서 필요한 물품들을 한 번에 사고, 이름 스티커를 죄다 붙여줘야 했어요..ㅎㅎ 


'내가 예쁘게 붙여줄까?' 라고 5초 정도 고민을 했지만 결과는 아이가 자신이 사용할 모든 물품에 스티커를 붙였답니다. 삐뚤빼뚤 붙여도 어차피 본인이 학교에서 사용할 자신의 물건이므로 한 번 이라도 더 관심을 가지고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지요. 


이렇게 스스로 학교에 가져갈 물건 및 숙제들을 스스로 챙기게 했는데요, 그러다보니 구멍이 나는 부분들이 보이더라고요. 몇 차례 그렇게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다보니 아침에 등교하기 전에, 물병을 가방에 넣으면서 아이가 스스로 가방을 다시 한 번 더 확인하고 있더라고요. 물론 여전히 미흡하지만 자신의 물건을 챙기다보면 언젠가는 완성된(?)모습으로 스스로의 삶을 정돈하면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대신 해주지 않아요.


잠깐!

가방 챙기는 것은 어릴때부터 조금씩 스스로 가방을 챙겨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4살 어린이도 가방에 뭐 담는 것을 좋아하잖아요..ㅎㅎ 



 2. 등교 시 입을 옷 챙겨주기


사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아이가 아침 밥을 먹을 때 아이가 앉아있는 의자 등받이에 오늘 입을 옷을 걸어주곤 했었는데요, 이제 정말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최근 다시 해볼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답니다. 


주말에 모처럼 아이들과 박물관을 가기로 했고, 둘째 아이는 이른 아침부터 신이 나서 스스로 입을 옷을 골라서 이미 외출 준비가 끝이 난 상황이었어요. 저는 첫째 아이에게 '이제 곧 나갈테니 옷을 골라 입어라.'라고 이야기를 해 놓은 상황이었거요. 그래도 아이는 옷을 입지 않고 뒹굴거리더라고요. 첫째 아이를 제외 한 나머지 가족이 외출 준비를 마치고 나가려고 하자 그제서야 첫째 아이는 소리를 지르며 "옷을 줘야 입지! 옷을 왜 안 줘!" 라며 난리를  치더라고요. 그 때 깨달았지요. [이제 아이에게 더 이상 입을 옷을 챙겨주지 말아야겠다]고요. 


그래서 지금은 아침이 되면 아이에게 <오늘의 날씨>에 대해 알려만줍니다. 그리고 아이가 고른 옷이 제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것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아요.. 단,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꺼냈다거나 칠부 잠옷 위에 반팔을 입었다거나 하는 경우에는 알려주고요..ㅎㅎ 



3. 하교 후 가방에서 물통 빼주기


'자신이 마시고 먹었던 물통과 식판은 스스로 꺼내서 싱크대에 넣어놓기'를 유치원때부터 슬슬 연습을 했는데요, 유치원 다닐 때에는 잘 되는 날도 있고 아이가 좀 피곤하거나 하면 잘 되지 않는 날도 있었어요. 그런데 8살이 되니 물통 하나만 꺼내 놓으면 되어서 그런지 물통을 잘 꺼내어 싱크대에 넣어놓습니다. 이 부분은 식사를 할 때에도 연결을 해서 자신이 먹은 그릇과 수저를 싱크대볼에 넣어둘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엄마가 거둘 일은 칭찬뿐! 



4. 샤워 후 수건으로 몸 닦고 로션 발라주기


8살이 된 아이는 이제 혼자서도 샤워를 곧잘 해요. 혼자 하기까지 연습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안정적으로 잘 씻고 나온답니다. (하지만 혹시 미끄러질까 걱정되어 샤워 할 때에 화장실 문은 꼭 열어두고요, 화장실 근처에서 아이가 모두 마칠때까지 기다려요.) 


8살이 되니 이제 어린이 몸에서 조금씩 벗어나는거 같아요.. 그래서 쉽에 아이의 몸을 만지기가 어렵더라고요. 성별이 달라서 더욱 그렇기도 할까요?^^;; 


어쨌든 저는 아이가 나오면 스스로 몸을 닦게 하고 로션을 건네줍니다. 그러면 아이가 알아서 몸을 닦고 로션을 바르지요. 물론 등은 제가 좀 발라주기도 하는데요,. 이제는 등쪽도 혼자 발라보겠다고 하네요.. 이런 모습을 보면 너무 빨리 자라는 거 같아서 아쉽기도 하면서 얼른 크면 좋겠다는 상반된 마음이 듭니다.



5. 속옷 및 잠옷 꺼내주기


씻고 나오거나 옷을 갈아입을 때 아이가 입을 속옷과 잠옷을 준비해 두었는데요, 이제는 아이가 옷장에서 직접 속옷과 잠옷을 꺼내 입을 수 있게 합니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면 너무 추워한다면 샤워 전에 미리 옷을 꺼내 놓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부분들이 연습이 되고 습관이 되니 아이를 향한 쓸떼없는 잔소리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이렇게 두어달이 지났더니, 아이는 이제 더 이상 "엄마! 이거 해 줘! 저거 해 줘!" 라고 요청하는 횟수가 확연히 줄어들었어요.. 물론 위에 나열한 일들은 단번에 된 것이 아니고 아이 스스로 하기 위해 어린이집에 다닐때부터, 유치원을 다니면서 조금씩 연습했던 부분이에요. 가능하다면 어릴때부터 할 수 있는 부분은 스스로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아이가 성장할수록 <기본 생활 습관>의 중요하다고 느껴집니다. 결국 자기주도성의 첫 걸음은 기본 생활 습관인 것 같아요. 얼마전에 아이의 유치원에서 진행하는 부모교육 과정 수업을 두 달 들었었는데요, 배운 배용중에서 인상 깊었던 말을 공유해볼게요. 


"아이가 충분히 할 수 있음에도 귀찮다는 이유로,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아이를 무시하는 일이다."


육아는 하면 할수록 <시간>과 <기다림>에 대한 제 자신과의 싸움인것 같아요. 여전히 아이를 기다리다가 제 스스로의 한계에 부딪혀 화가 나는 일이 부지기수고요. 

그럼에도 '아이가 아니었다면, 내가 나 자신을 이렇게까지 알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마음 한켠에 있기도 해요. 한 마디로 아이가 밉기도 했다가 고맙기도 했다가 짬뽕같은 마음이지요..ㅎㅎ


어쨌든 우리 엄마들의 임무는요, 아이가 스스로 우뚝 설 수 있게 잘 돕는 일이지요? 그래서 아이를 잘 키우려고, 마음 수련을 하려고 책도 읽었다가 동네 엄마들도 만났다가 글도 썼다가 하는게 아닐까 싶어요. 


육아 동지님들, 함께 힘내봅시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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