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을 위한 글은 쓰지 말 것

by 이경


*문예창작 석사과정과 글쓰기 워크숍을 멀리하라. 단기 워크숍은 가끔 효과적이지만, 글쓰기 수업에 너무 빠져들면 자신이 아니라 선생을 위한 글을 쓰기 시작한다. -수전 아이작스-



문예창작 석사과정을 밟는 사람들에게는 뭐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그들은 그 자체로 힘이 들 테니까. 전생에 얼마나 큰 죄를 지었길래 대학원생이 되었냐는 농담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가. 죄인들이여... 게다가 나는 석사는커녕 학사와도 거리가 먼 사람이기에 그들의 진로에 대해 뭐라고 말할 있는 처지는 아니겠다.


다만 직접 경험해 보지는 않았지만 '글쓰기 수업'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말할 수 있다. 간접적으로 너무나 많은 것들을 보고 들었으니까. 수전 아이작스의 말처럼, 단기 워크숍이나 정말 뛰어난 글쓰기 강사에게 글쓰기를 배우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글쓰기 선생과 수업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동참을 해보라고 말할 것이다.


글을 쓸 때 단 한 사람을 상정하여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는 첫 책을 쓸 때에는 한 작가님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생각으로 (실제 서간체의 소설이었다.) 작업했고, 두 번째 책은 아버지에게 말한다는 생각으로 글을 썼다. 이렇듯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는 것은 좋은 방법이지만, 그게 '글쓰기 선생'을 위한 글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사람들 각자 살아온 삶과 삶의 방식, 생각 등이 모두 다르듯이 글 또한 마찬가지로 '다른'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 당연할 텐데, 어째서인지 몇몇 글쓰기 선생들은 자기들 입맛에 맞는 글쓰기를 강요하여 수강생들에게 비슷한 결과물을 끄집어내려는 것 같다. 수전 아이작스가 말하는 문예창작 석사과정이나 글쓰기 수업의 문제점 역시, 글쓰기의 '획일화'에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글쓰기 선생들이 내어주는 숙제나 과제에 무조건적으로 순응하며 따르는 이들이, 자기 고민과 생각으로 가득해야 할 글쓰기를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많은 이들이 고액의 학원형 글쓰기 수업을 듣지만, 나는 그쪽 출신으로 기억에 남는 작가가 거의 없다. 그들은 운이 좋아 책을 내게 되더라도 보통은 단권 작가가 되어서는 출판 시장에서 사라지는 듯하다.


글쓰기 수업을 듣는 건 각자의 선택이다. 중요한 건 '자기 글'을 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고. 글쓰기 선생 눈치를 보며 글을 쓰게 될 바에는, 수전 아이작스의 말처럼 되도록 글쓰기 수업을 멀리 하는 것이 좋다. 자기 글이 아닌 글쓰기 선생을 위해 글을 쓰는 것은, 작가에게는 죄악이나 다름없다.


출처 - <그럼에도 작가로 살겠다면> 다른출판사 / 엮은이 존 위너커, 옮긴이 한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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