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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식당

이틀을 쉬면 일주일이 화살이다

by 타짜의 클리닉

75일 문 여는 식당의 즐거움

지난 25년간 만든 식당이 300개쯤(클리닉은 200개)이다. 그중에서 지금도 관리?하는 식당이 50여개다. 8할쯤은 잘 되어 독립하셨고, 다들 지역에 명소로 활동?중이다. 300개 중에서 주 5일 식당은 열몇개다. 그만큼 어려운 결정이 주5일 장사다. 매출이 클수록 주 5일 결정은 어렵다. 하루에 5~600만원 매출이 4번 빠지면 2천만원쯤 손해 보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기분이 아니라 사실이기도 하다. 재료비와 인건비를 빼더라도 2천을 더 팔았다면 최소 700이상은 더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몇개의 식당은 월화를 쉬고 주 5일만 식당을 연다.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만족도는 한결같다.



주말에 손님이 많을수록 월화의 휴식은 달콤하다.

그래서 주말을 견디는 게 훨씬 수월하다. 당연히 손님들도 지친 얼굴의 주인을 보지 않으니 그들도 반갑다. 월화를 쉬면 많은 일을 볼 수가 있다. 미룬 일도 해결이 쉽고 가까운 여행도 2박3일로 다녀올 수 있다. 1박2일과 2박3일은 큰 차이다. 1박2일이 들어가면 신입생 해가 바뀌면 졸업생인 전문대라면 2박3일은 4년제 대학이다. 그만큼 휴식에서 하루 차이는 아주 크다. 나머지 5일을 손님들에게 시달리거나 부대낄 재충전에 큰 도움이 된다.



장사의 고수들은 일당을 채용함으로써

주 7일 장사를 강행하기도 한다. 규모가 클수록, 매출이 클수록 그런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그 근처가 아니다. 내가 만든 열몇개의 주5일 식당들의 평균 매출은 5~7천 선이다. 억대가 넘는 집도 있긴 하지만 평균 그쯤의 매출을 내는 식당들이 적극적이다. 식당을 하지 않는 내 입장에서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내심 짐작으로는 그 정도의 매출이면 부부연봉 최소 1.5억이다. 메뉴에 따라서 5천을 팔아도 그정도인 집이 있고, 7천은 되어야 그정도인 집도 있다.


대표메뉴가 있으면 식당은 평생직장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성실신고액수가 근거다.

음식업은 7.5억이다. 그 이상을 지나면 성신신고자가 된다. 그래서 이걸 넘어서지 않기 위해서 주2일을 쉬는 식당도 있었다. 세금?으로 내느니 내 건강을 위함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자영업자들의 고생은 직장인보다 강도가 세다. 직장인은 주어진 일을 해내면 되지만, 자영업자는 규모가 작아도 사장이다. 본인이 결정하고 판단할 것들이 매일 쏟아진다. 그것만으로도 고생의 크기는 다르다. 일주일에 하루 쉬고 8억을 파는 것보다 일주일에 2일을 쉬고 6~7억을 파는 게 그래서 그들에게는 나은 결정일 때가 있다.



손님의 입장에서도 월화를 쉬는 식당은 궁금하다.

도대체 주말에 얼마나 바빴길래 이틀을 쉬는가 싶다. 그런 궁금증은 때로는 매력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문 여는 날이 치열하지 않은 식당이라는 건, 음식을 재활용하거나 저단가 재료를 쓸 거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 의외의 인식의 장점도 덤이다.


이틀 쉬면 여행도 수월하다

5일을 일하고 이틀을 쉬는 것과

6일을 일하고 하루를 겨우 쉬는 건 근본적으로 아주 다른 이야기다. 그래서 되도록 이틀을 쉬는 것이 좋다. 식당장사란 1~2년이 목표가 아니라서다. 거기에 0 하나가 더 붙어야 한다. 그렇게 오래 할 직업이자 평생직장이다. 그러자면 쉼표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틀을 쉬기 위해서 5일을 일하는 것과 하루를 쉬기 위해서 6일을 일해야 한다는 건 정말 다른 날짜다. 구인에도 유리하고 어쩌고는 열외한다쳐도 그래도 돈을 버는 매출인 월 4천을 넘어서면 당장 5일 식당을 궁리해도 괜찮다. 하루씩 월 4번을 더 쉰다고 4천이 3천이 되지 않는다. 별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그 덕에 5천으로 올라서는 경우도 있다. 월화에 먹지 못한 손님들이 보복소비?로 덤비는 탓인 경우다.



물론 쉬면서 여행을 할 것도 아니고,

쉰다고 부부사이가 더 애틋 할 것도 없으니 우리는 그저 일하는 게 좋다면 할 수 없다. 그리고 식당에 나가야 더 신바람이 나고, 식당에서 일하는 게 본인은 건강을 지키는 거라면 주 7일 식당도 하길 바란다. 쉬는 것보다 일하는 게 만병통치약인 경우도 있다는 걸 부정하진 않는다. 그런 예는 사실 흔한 편이기도 하다. 그렇게 태어나진 몸이 그렇다고 부럽거나 하진 않지만 말이다. 나는 주에 2일 일하는 루틴을 10년 넘게 해왔고, 이제는 월에 2일 정도 일하는 형편?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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