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님스페셜론

대짜를 더 팔기 위한 전략이다

by 타짜의 클리닉

소중대를 파는 식당에서 대짜를 많이 팔려면 어떡해야 할까?


이 질문에 컨설턴트로서 고민이 많았다. 그리고 어느 날 우연히 그게 필요했던 식당을 만남으로써 해결하고 말았다. 메뉴판에 간간이 보이는 스페셜 메뉴였다. 혹은, 특대라고도 이미 식당에서들 사용중인 그거였다. 그걸 나는 부장님을 붙여 부장님스페셜로 도드라지게 만들었다.


소중대는 정량적으로 가격이 비례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소 3만원, 중 4만원, 대 5만원의 식이다. 문제는 이렇게 정량화로 가격을 매기면 손님은 지루하다. 인원수대로 먹으라는 걸 눈치채고, 그걸 벗어나고 싶어한다.


3명이니 소가 맞고, 4명이니 중으로 시키겠다고 덤빈다. 대는 5명일 때 시키는 메뉴라고 손님은 생각한다. 주인 입장에서야 짜증이지만, 나는 손님의 생각이 맞다는 쪽이다. 원래 소는 2~3명이고, 중은 3~4명이다. 물론 대도 역시나 4~5명이기에 주인은 대짜를 앞에 4를 생각하고, 손님은 중짜에서 가이드를 줬던 뒤에 4를 선택할 뿐이다.


그 차이로 마음이 상한다. 시키는 손님도 불편하고, 파는 주인도 섭섭하다. 그래서 손님이 많은 식당은 소중대 옆에 2명, 3명, 4명이라고 콕 못을 박지만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식당은 겹친 인원수로 마음앓이를 해야 한다.


파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의 셈법이 맞다. 소는 3명도 먹는 거다. 4명에게는 중을 권함이 맞다. 그렇게 맘을 고쳐먹으면 별 일 아니다. 4명이 오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왜 4명이 중을 시키면 레이저 눈빛으로 쏘아볼 일이냐,는 게 내 지론이다.


도저히 4명이 중을 먹는 게 용납되지 않는다면 부장님스페셜을 만들어라. 그러면 4인은 저절로 대짜를 시키게 될 것이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사람들은 대체로 중요한 선택을 할 때 홀수의 정보를 모은다. 그래서 그 중간치를 선택한다. 제일 싼 가격은 불안하고, 제일 비싼 가격은 눈탱이를 맞는 듯하다. 그래서 가운데 가격을 제시한 용역이나 제품을 선택하는데 익숙하다.


그렇기에 사실 소중대에서 가장 많이 팔려야 하는 것이 중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식당은 소가 더 많다. 4명인 손님이 적은 탓도 있지만, 정량법으로 구분한 소중대 가격의 편차 탓이다.


소중대는 3,4,5로 적지 말아야 한다. 3,4, 6으로 하나 띄워야 한다. 그래야 중을 더 많이 시키게 된다. 3을 먹자니 4가 거슬리고, 6을 먹자니 4가 안심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원래의 경험에서도 중간치를 생각했는데 가격의 간극을 보니 당연히 중간의 선택이 최적이라고 유도하는 가격을 매겨야 한다는 뜻이다.


그럼 이제 소중대를 3,4, 6으로 이미 쓰고 있는 식당도 6이 팔리게 부장님스페셜을 배치하자. “좋은 일이 생겨 한 턱 쏘고 싶은 날 시키는”이라고 사족을 매달면 된다. 그리고 가격은 10만원이다. 인원수로가 아니라 특별히 좋은 날에만 시키는 4~5인분으로 규정하면 된다. 그럼 6이라는 숫자는 10에 비해 싸진다.


“담에 내가 승진하면 부장님으로 쏘고, 오늘은 대짜로 먹자고 ~~”가 자연스러워 진다. 실제 적용했던 해물탕집에서도 내 예언은 적중했다고 신기해했다. 특대와 스페셜보다 부장님스페셜이라는 표현 하나의 바꿈과 인원수가 아닌 특별히 기쁜 날 먹는 메뉴로 포지션을 만든 탓이다. 단순히 제일 비싼 메뉴가 아니라, 이 집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메뉴로 바꾼다는 건 이렇게 사실 별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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