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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태 Feb 27. 2018

앞으로 가든만이 살아남는다

외면할수록 자본만 커질 뿐이다

단언하건대 앞으로는 나가서 창업을 해야 살아남는다. 먼 외곽 도로를 뜻하는 게 아니다. 동네라도 동네 안보다는 동네 바깥이어야 한다. 반드시 그래야만 살아남는다. 그것을 거부하면 앞에서 설명한 월세 노예살이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이미 곳곳에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예술가와 작은 상점들이 모여서 시선을 끄는 상권을 만드니까 손님들이 모이고, 손님이 많아져서 장사가 좀 된다 싶으니까 월세가 오르고, 그 월세는 감당키 어려울 정도로 올라 상권을 만들고 키운 주인공은 떠나고, 거기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대기업 매장만 입점되어 상권의 색깔이 없어졌다는 기사를 최근 들어 많이 보셨을 거다. 게다가 더 나아가 대기업도 입점키 어려운 높은 월세, 죽어버린 상권으로 대한민국 대표 상권에서 비어있는 가게가 점점 늘어난다는 기사도 목격했을 것이다. 

악순환의 끝은 반드시 이렇게 된다. 하나의 식당이 악순환을 반복하면 그 식당은 폐업의 종말을 맞이하게 되고, 상권 자체가 악순환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면 도시 전체가 슬럼화 되어 버린다.     

나가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도 많다.


첫째가 낮은 투자비용이다. 외곽에 있는 상가는 찾는 이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하겠다는 사람만 나타나도 건물주는 고맙다. 그래서 월세가 비쌀 리 없다. 100만 원이 안 되는 월세도 흔하고, 비싸다고 해야 2~300만 원을 상회할 뿐이다. 물론, 식당의 규모도 4~50평은 기본이다. 도심의 10평 300만 원과는 차원이 다르다.     


둘째 권리금이 없다. 비어 있는 상가라면 당연히 권리금이 없고, 누군가 장사를 했다고 해도 매물로 나올 정도라면 장사가 힘겨웠을 터. 당연히 권리금은 없거나 아주 낮다.      


셋째 경쟁자가 없다. 상가 자체가 적으니 경쟁자도 적다. 있다고 해도 중복된 메뉴로 골머리를 앓을 이유도 없고, 같은 고객을 가지고 싸울 필요도 없다. 저마다의 특기로 식당을 차리기 쉽다. 상권이 클수록 경쟁자는 더 많다는 그 기본적인 상식을 이해 못하는 사람들은, 적막한 외곽 상가에서 뭘 해서 먹고살아야 할지 막막할 뿐이니 경쟁자가 생기는데도 당연히 더디다.      


넷째 주차장이 든든하다. 필자도 언젠가부터 마트를 갈 때 차를 가져가는 일이 많아졌다. 멀지 않은 거리지만 봐 올 장을 생각하면 차량 이동이 편하다. 거기서 길들여진 탓일까? 걸어서 갈만한 식당보다는 10분이라도 차를 타고 가서 먹는 식당이 더 편하다. 걸어서 당도할 수 있는 거리의 식당은 다 섭렵했으니 차를 타고 10분, 20분 새로운 식당을 발굴하는 재미도 먹는 재미만큼 쏠쏠하다. 외곽 식당에서 반드시 갖추어 놓은 것이 바로 주차장이다. 주차장이 없는 외곽 식당은 지옥이지만, 주차장만 있다면 손님은 반드시 온다.     


다섯째 인정받기가 쉽다. 전투적으로 장사하지 않아도 손님에게 인정받기가 쉽다. 여행을 떠나면 사람들은 대게 여유로와진다. 여행객을 안내하는 가이드라는 직업은 매일매일이 행복한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라서 너무 좋다고 한 어느 가이드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쫓겨 먹는 식사가 아니라 시간의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찾는 외곽 식당은 손님도 전투적이지 않다. 긍정이 더 많고 좋은 기대감을 더 갖는다. 거기에 부합만 하면 된다. 경쟁자와 손님 뺏기 싸움도 아니니 내가 해야 할 일만 잘해도 평점 이상의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손님은 제 주머니를 쓰기 때문에 까칠하지만 나가서 먹는 식도락에서까지 매정하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좋은 나들이 손님을 받는 식당, 바로 여행 가이드와 다를 바 없다.     


물론, 단점도 있다. 장점만큼 무서운 단점도 있다. 그러나 그 단점은 이 책을 덮을 때쯤이면 별거 아닌 걸림돌로 이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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