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이 있죠
겨우겨우 고비를 넘기고 고지가 눈 앞인데
숨돌릴 틈도 없이 답도 안 보이는 힘든 일이 또다시 눈 앞에 떨어지는 날
간발의 차이로 눈앞에서 지하철을 놓치고
택시마저 안잡혀 지각해서 우울한데
보고 싶지 않은 회사 동료를 유독 많이 마주치는 날
세상엔 예쁘고 잘 생기고 돈많고 잘난 사람 많고 많은데, 그 어느 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 보이는 날
어디서든 늘 당당하고 싶은데, 남의 눈치를 살피고
다른 누군가의 기분을 맞춰주는 자신이 싫은 날
벗어나고 싶고, 버리고 싶은 무언가가 있지만
스스로를 이기지 못한 나를 보고 실망한 날
그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히고
사랑할 누군가가 없다는 생각에 외롭고 건조한 날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은 나뿐임을 알면서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해서 속상한 날
비교가 자기 살을 깎아 먹는 일을 알면서도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를 하는 내 자신을 보게 되는 그런 날
내 편인줄 알았던 누군가에게 배신당하고
세상에는 진짜 내 편이 없다는 사실에
외롭고 서글퍼 지는 어떤 날
미련과 뒤돌아 보는 일은 바보같은 짓임을 알면서도, 과거에 묶인 것 같아서 답답한 날
현재가 나에게 주어진 유일한 자산임에도
시간을 무의미하게 흘려버리는 내가 너무 싫은 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는 한, 삶을 살아내야 하기에 희망 한줄기를 붙잡고 일어서야 하는 날
Part2.
그런 날이 있죠
당연히 늦을 것 같아 기대도 하지 않았던
지하철을 아슬아슬하게 올라타 지각하지 않은 날
생각지도 못했는데 평소 마음에 두고 있던 이성의
연락을 받고 마음이 콩닥콩닥한 어느 날
그동안 오해를 했던 누군가와의 관계가
예상치 못한 대목에서 확 풀리는 그런 날
계획하지도 않았는데 재미있는 일들이
마치 드라마같이 펼쳐지는 그런 날
우리의 인생은 '그런 날', '보통 날'들이 모여서
이뤄지는 긴 '날들'.
그냥 이뤄지는 것 같지만, '공짜'는 없고
당신이 '무언가'를 시도해서 이뤄진 것들이다.
그러니 좋은 날도, 안 좋은 날도 기분에 좌우되지 말고, 한발짝씩만 앞으로 나아가서 자신을 사랑하는 일을 하기.
부디 오늘은 그런 날이기를
삶이 너무 버겁고 내 자신이 초라해 보여도
내가 나를 응원하도 토닥이고 내 편이 되어주는 그런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