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ATTITUDE 100점 | 삼성맨의 자기계발법
앞의 글에서 회사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일은 과제이자 목표이고 일의 주체는 사람이다. 그래서 회사생활은 인간관계 속에서 이루어지고 우리들은 그 관계의 희로애락속에서 성장한다. 그렇다면 직장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를 슬기롭게 풀어나가는 방법은 무얼까? 단언컨대 “태도(ATTITUDE)”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태도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이나 상황에 직면했을 때 가지는 입장이나 자세, 그리고 드러나는 표정이나 몸짓이다.
태도는 말처럼 즉흥적으로나 글처럼 고민 끝에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인지하지 못하는, 오랜 기간 몸에 밴 습관처럼 시나브로 은은하게 드러난다. 태도는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 없으며 오랜 기간 자신의 삶 전반에 걸쳐 스스로 만들어가는 자신만의 성(Castle)이다. 그래서 타인에게 드러나는 나 자신의 태도는 결국 나 자신의 가장 본래의 모습이다.
짧은 기간의 만남으로는 상대의 태도를 곡해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처음 몇 번의 친절과 배려로 상대를 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기꾼들이 항상 새로운 사람에게 접근해 치고 빠지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을 보면 태도의 곡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회사생활은 장기전이다. 한 회사에서 적어도 수개월, 보통 3~5년, 나 같은 경우는 18년째 한 곳에서 일하고 있다. 오랜 기간 내 말과 행동이 남긴 자취 때문에 주위 사람들은 평소 내가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지(태도) 다 안다. 오랫동안 보고 겪어온 경험이 그들의 머릿속에 나라는 존재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기분이 태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
비단 회사생활뿐만 아니라 가정생활을 포함한 삶의 전반에 걸쳐 자신의 감정적 동요가 태도로 드러나는 것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 인간관계가 힘든 근본 원인이 바로 자신의 기분을 상대방에게 그대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분을 말과 행동에 반영한다. 특히 직급체계가 있는 직장에서는 이것을 권리처럼 누리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회사에서 이런 리더를 만나게 되면 아랫사람은 리더의 눈치를 보게 된다. 눈치를 본다는 것은 일 이외에 다른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다 보면 실제 일을 잘하는 사람보다 리더의 비위를 잘 맞추는 사람이 승승장구하는 현상이 생긴다. 그리고 이것은 꼬리를 물고 소위 ‘라인’이라고 하는 보이지 않는 자신들만의 관계를 형성한다. 이런 고리가 생겨나면 결국 회사는 일하는 사람보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게 되고 배는 점점 산으로 간다. 망하는 회사의 전형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이런 회사가 정말 많은것이 현실이다.
사실 리더의 태도에 따라 부서의 업무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자신의 기분을 너무 드러내는 리더도 만나봤고, 너무 숨기는 리더도 겪어봤다. 어느 경우라도 쉽지 않다. 생각해보면 상사는 마냥 어렵기만 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리더도 사람이다. 시간을 들여 라포(rapport, 관계/친분)를 형성하게 되면 어려움이 조금씩 누그러든다. 그렇게 점점 친숙해지면서 말하지 않아도 표정이나 분위기만으로도 상대가 요구하는 것을 알아챌 수 있는 사이가 되는 것 그것이 바로 회사에서의 인간관계다. 이런 관계를 만드는데 자신의 평소 태도가 큰 역할을 한다.
그럼 회사에서 어떤 태도를 가지는 것이 좋을까? (이건 오롯한 내 경험치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는 점을 미리 말해둔다.)
첫째, 적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 바로 이것이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내가 만나왔던 대부분의 리더들은 일부러 적을 만들고 공격하면서 자신을 돋보이게 만드는 타입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매섭게 상대를 쏘아붙이면서 자신의 입지를 다졌다. 자신의 앞에서 사다리에 오르는 사람을 끌어내려야 내 자리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타인의 실수를 조롱하거나 면박주면서 자신은 그런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내세우며 윗선에 어필했다. 이런 태도가 되풀이될 때마다 한두 명의 사람들이 그들에게 등을 돌렸다. 그러다 보니 결국 자신에게 등돌린 사람들이 뭉쳐서 자신을 공격하는 일이 일어났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거다. 사원이나 대리 때는 이런 방식으로 사람을 쳐내가며 사다리를 올라갈 수 있지만 과장급부터는 업무의 영역이 넓어지기 때문에 혼자 뽐내서 잘될수 있는 일은 드물다. 협업, 팀워크로 큰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지못하면 운신의 폭이 줄어든다. 그러다보니 큰 프로젝트에서 서서히 제외되고 조직 내부에서도 인물평이 나빠지면서 리더로서의 통솔력과 확장력이 떨어지게 된다. 승승장구할 줄 알았던 자신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을 깨닫게 될 때는 이미 늦어버린 경우가 많다. 그래서 결국 한직으로 물러나거나 퇴직하게 된다. 지금까지 내가 봐왔던 공격형 리더들 중 아직 회사에 남아있는 사람은 없다. 지금 리더들은 대부분 평이 좋고, 질책보다는 의견을 구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들이다.
회사는 일을 하는 곳이다. 부서마다 목표가 다르다보니 이해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회사는 부서간 이해충돌이 일어나도록 설계 해놓았고 견제와 균형을 통해 긴장하며 상호발전 하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타 부서를 공격하고 부서 내에서도 공격성이 높아 적이 점점 늘어나게 되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 이상의 적을 만드는 순간 와르르 무너지는 것이다. 제 아무리 일기당천이 뛰어난 장수도 수백 명이 덤벼들면 이길 수 없다.
둘째,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비판적 사고는 중요하다. 하지만 비판에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 상급자가 업무 지시를 하는 것은 하급자가 그 일을 실행하기를 원한다는 의미다. 리더가 지시했지만 내가 보기에 잘못된 판단이라는 생각이 들고 더 좋은 방안이 있다면 충분히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하지만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왜 내가 그 일을 해야 하는지”라는 생각으로 비판적이 되면 안된다. 일을 위한 일, 보고를 위한 보고는 지양해야 하지만 내 일이 아니라는 생각, 내게 맞지 않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태도의 문제가 된다. 그리고 이 태도는 점점 더 커다란 문제를 만든다.
사원때 “내가 XX대학 나왔는데 이런 허드렛일을 해야 하냐?”며 푸념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 함께 비슷한 일을 하는 입장에서 묵묵히 일을 하고 있는 내가 그냥 조직에 충성하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예스맨”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한번 이런 생각에 갇히면 점점더 일에 대해 부정적이 된다. 그래서 이런 생각은 항상 경계해야 한다.
또, 리더가 업무를 지시할 때 수십 가지 안 되는 이유를 나열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내가 해봐서 아는데 그건 안됩니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처음 리더는 그의 말을 경청한다. 그리고 그에게 대안을 요구한다. 하지만 그는 대안이 없다. 그냥 안된다는 것이 전부다. 이런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결국 몇 개월 버티지 못하고 업무에서 배제되었다. 리더는 목표를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안 되는 100가지 이유보다 될 수 있는 1가지 방법을 원한다.
회사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을 원한다. 일이 어렵다는 것은 다 안다. 어쩌면 그 일을 완수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도해보겠습니다”라며 첫 단추를 끼우는 사람과 “되지도 않는 일인데 시키니까 한다”라며 첫 단추를 끼우는 사람의 결과는 분명히 다르다. 아니 달라질 수밖에 없다.
셋째, 겸손해야 한다.
겸손은 미덕이다. 사원때 나를 가르쳐주신 부장님께서 "항상 겸손해야 한다."라고 입이 닳도록 말씀하셨다. 그분 말씀의 요지는 이랬다.
결국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직급이 높아지고 경쟁자들이 줄어든다. 그러다보면 오래 보아온 몇 명 중에 한 명의 리더를 선정하는 때가 오는데, 그때까지 남아있는 사람들의 업무 역량은 비슷비슷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경영진은 오랜 기간 지켜봐오면서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일하고 모나지 않고 인간관계가 좋아 부서의 대표성을 심어줄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리더의 첫 번째 조건이 “태도가 겸손한가?”라고 했다.
이제 내가 그 조언을 해주셨던 부장님의 직급이 되다 보니 그때 말씀이 참으로 명징한 진리라는 생각이 든다. 직급이 높아지면서 경영진의 회의에 참석할 기회가 생겼다. 경영진들의 업무력과 태도를 관찰해보면 사원들과는 격이 다른 태도로 서로를 배려하면서도 경쟁하며 발전적인 방향으로 과업을 제안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품격이 느껴진다고 할까? (물론 비난 게임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겸손이라는 단어에는 자신을 낮출 줄 아는 겸양과 긍정성을 포함한다. 다시 말해 앞서 내가 말했던 두 가지 항목을 포괄하고 있는 것이다. 즉, 회사생활을 통해 내 삶의 질을 올리고 조금 더 발전적인 인생을 꿈꾸고 있다면 평소 주위 사람들을 배려할 줄 아는 태도를 쌓아나가기 바란다. 겸손은 절대 하루아침에 탑재되는 기술이 아니다. 겸손은 인생 전반에 미치는 자신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그래서 겸손은 미덕(美德)이다.
회사생활은 인생처럼 마라톤이다.
단거리 경주가 아니기 때문에 바짝 피치를 높여 달려가 봐야 결국 시간에 수렴된다. 우리는 시간의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한순간 실수는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시간은 잘못된 의사결정도 우회도로를 만들 틈을 만들어어 내기때문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태도는 자신의 몫이다. 자신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일과 인간관계에 임하느냐에 따라 시간은 내 편이 될 수도 있고 내 적이 될 수도 있다.
인간은 절대 시간을 이길 수 없다. 여러분 모두가 시간의 동반자가 되길 바란다. 직장생활을 통해 자신의 품격을 잘 다듬어내기 바란다. 여러분들도 향기 나는 사람이 되어 주변 동료들에게 좋은 향기를 풍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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