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건강한 신체, 건전한 정신 | 삼성맨의 자기계발법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 (Sound Body, Sound Mind)
인생은 만남과 헤어짐이다.
직장생활도 결국 사람들이 모여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이다 보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는 인생과 비슷한 과정의 반복이다. 처음 만나 명함을 건네며 서로 악수하고 이름을 기억하며 전화번호를 저장한다. 18년째 이런 생활을 하다보니 내 휴대폰에도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전화번호가 저장되어 있다. 한번 만나고서는 다시 만나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지속적인 교류를 갖는 사람도 있다. 물론 일을 하다보면 몇 년간 연락을 못하던 사람에게 갑작스럽게 전화를 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다 보면 가끔씩 안쓰러운 소식을 접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은 이직을 했거나 다른 분야의 일을 찾아서 연락이 안 되는 경우지만 가끔 건강 때문에 요양을 하고 계시거나 세상을 떠나신 분들도 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착잡하다.
40년쯤 살다 보니 아주 가끔씩 주변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가 세상을 떠난다. 매일 아침 출근해서 가장 먼저 부서함(부서의 경조사를 게시하는 곳)을 살펴보는 습관도 혹시 모를 동료들의 부고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경사는 놓치더라도 조사는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슬픔은 나누어 덜어주고 싶은 마음은 인지상정이다.
처음 내 주변에서 함께 생활하던 동료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것은 군생활 때였다. 내가 일등병일 때 병장이셨던 분인데 내게 군생활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셨던 멘토였다. 함께 체력단련장에서 운동하고 식사하며 많은 얘기를 나눴던 좋은 선임병이자 형이었다.
내 보직이 인사행정이었는데 근무와 외출 외박 그리고 휴가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이었다. 어느 날 그분이 나를 찾아와 몸이 안 좋아서 밤에 잠을 못자서 힘들다며 야간 근무를 한번 빼주면 좋겠다고 했다. 군대는 형평성이 중요해서 한 사람이 빠지면 티가 나기 때문에 안된다고 말했지만 너무 간곡하게 부탁해서 동기 중 한 명을 대신 근무할 수 있도록 조정하여 근무를 뺐다. 그리고 며칠 뒤, 다시 한번 똑같은 부탁을 하셔서 그때는 단호하게 안된다고 얘기했다. 다음날 새벽 그 병장님은 근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을 갔다. 부대가 발칵 뒤집혔고, 나는 그동안 있었던 일을 보고했다.
일주일이 지났을 때, 군의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는데 뇌종양 말기라고 했다. 깜짝 놀랐다. 불과 한 달 전에도 함께 운동하며 건강을 과시했던 분인데 뇌종양이라니. 들려온 소식은 급성으로 진행된 경우라 손을 써 볼 방법이 없다는 것과 한 달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는 것이었다. 그때 배려해주지 못했던 근무가 너무 마음에 걸렸다. 보름 정도 지났을까? 마지막으로 부대원들에게 인사하겠다며 찾아왔던 병장님은 몰라보게 수척해져 있었다.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힘겨워했다. 부대원들에게 인사하고 떠나면서 내 손을 잡고 고맙고 즐거웠다는 말을 하셨는데 눈물이 났다.
그리고 열흘 뒤, 새벽 상황실에서 근무 중에 병원으로부터 사망 소식을 통보받았다. 세상이 멈춘 것 같은 순간이었다. 부대에서는 급성으로 악화된 병이라는 점을 들어 군생활 내에서 생긴 질병으로 처리하자고 의견을 모았고 결국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그의 마지막 근무 서류를 잘 챙겨서 상부에 보내는 것뿐이었다.
부서 선배나 후배들도 가끔 질병으로 회사를 휴직하거나 퇴직한다. 마냥 건강할 줄만 알았는데, 갑작스레 병을 얻어 쉬게 되는 경우다. 그럴 때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라는 진리를 되뇌어보지만 항상 운동은 일(work)보다 후순위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것을 알지만, 우리는 그래도 아직은 젊다는 이유로 운동을 미루며 몸을 혹사한다. 인간의 몸은 분명 한계가 있기에 과하게 사용하면 어느 순간 삐걱이기 시작한다. 하인리히의 법칙처럼 사소한 통증이나 몸에 약간의 이상 징후가 느껴질 때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건강은 절대 누가 지켜주지 않는다. 오롯이 혼자 챙겨내야하는 혼자만의 노력이다. 제아무리 일 잘하고, 열정적이고, 인간관계가 좋고, 명석하고, 뛰어나더라도 건강하지 못하면 소용없다. 인생뿐만 아니라 회사도 결국 살아남는 자가 승자다.
처음 신입사원으로 동료들과 함께 부서 배치를 받았을 때, 부서마다 업무와 조직문화가 달라서 동기들이었지만 퇴근시간이 달랐다. 내가 속한 부서는 그래도 일찍 퇴근하자는 분위기라서 저녁 7시 정도면 퇴근했는데, 옆 부서는 모두가 밤 11시을 넘겨 퇴근했다. 나는 퇴근 후 선배들과 운동하고 회식하며 술 취해 기숙사로 복귀했고, 룸메이트였던 동기 녀석은 자정 근처가 되어서야 야근을 끝내고 귀가했다. 녀석은 야근수당이 쌓여 돈 버는 맛이 느껴진다고 했다. 그렇게 몇 개월을 보낸 후 녀석은 동기들이 모인 회식자리에서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생활은 없고 온종일 회사에 묶여있다가 퇴근하면 쓰러져서 잠들고 주말에도 출근해야 한다며 월급은 늘었지만 약값이 더 많이 든다고 말했다. 물론 이런 상황을 꾸준히 버텨낸 녀석들도 있지만 많은 동기들이 이와 비슷한 말을 남기고 회사를 떠났다. 대부분 퇴직의 이유는 건강 문제와 삶의 밸러스가 무너졌다는 것이었다.
피터 드러커가 주장했던 시간관리 매트릭스를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1. 긴급하고 중요한 일
2.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
3.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
4. 긴급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일
여러분은 어떤 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피터 드러커의 주장에 따르면 보통 사람들은 1번과 3번에 집중한다고 한다. 그리고 2번은 항상 미뤄둔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4번을 하느라 2번을 미루기도 한다고 했다.
우리가 정말 집중해야 할 부분은 바로 2번이다.
2번에 포함되는 것 중 가장 중요한 활동이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내일로 미뤄도 당장은 문제가 없다. 하지만 미루고 미루다 건강을 잃게 되면 부귀영화조차 소용없다. 그래서 젊어서 건강 생각 안 하고 열심히 번 돈 늙어서 건강 때문에 병원에 다 갖다 준다는 말이 있는 것이다. 이런 명징한 진리를 알지만 그래도 우리는 건강을 무시한다. 우리의 삶은 2번 항목에 속하는 것들을 하나씩 축적해 갈 때 발전한다. 자신의 변화를 만들고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오래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중요한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하다.
추가로 피터 드러커의 통찰력을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건 1번에 관한 것이다. 대부분은 위 4가지 중 1번을 가장 우선적으로 처리할 것이다. 그런데 피터 드러커는 질문한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왜 급한 순간이 올 때까지 미뤄두었나?”
중요한 일은 급한일이 되기 전에 미리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위 4가지 중 가장 중요하게 챙겨야 할 것은 1번에 들어갈 항목을 없애는 활동이라고 했다. 2번을 통해 1번을 컨트롤해야 한다고 말했다. 3번 항목은 위임하여 해결하고 4번은 버리라고 말했다.
다시 한번 질문한다.
“지금 당신은 몇 번 항목에 집중하고 있는가?”
나 역시 40대 중반으로 접어든 지금 늘어나는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대에는 건강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고, 30대에는 가끔 이벤트로 운동을 했지만 꾸준하지 못했다. 하지만 40대가 된 지금 나의 하루 일과의 최우선 순위는 “운동”이다.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전에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수년간 건강검진에서 술을 줄이고 운동을 늘리라는 말을 들었지만 그냥 흘러 보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흘려보내지 않기로 했다.
매일 새벽 일어나서 출근 전까지 독서와 글을 쓰던 2시간을 쪼개어 잠을 30분 늘렸고 스트레칭과 명상을 채웠다. 40미터 높이의 건물을 하루 한 번은 계단으로 올라간다. 매일 1만보를 걷기 위해 노력하고 주말이면 10km를 달린다. 나이가 들어 신진대사가 떨어지기 때문에 예전보다 적게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먹는 양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 줄이려는 노력과 함께 더 많이 움직이려고 애쓴다. 결국 이런 활동이 내 몸과 정신에 더 이롭다는 것을 요즘 들어 절실히 느낀다. 덕분에 업무에 더욱 집중하여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일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고, 즐겁게 일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람도 중요하고, 능력도 열심히 쌓아야 한다. 하지만 그 밑바탕에 보증수표처럼 따라다니는 전제조건이 바로 “건강”이다. 당신이 건강할 때, 건강에 자신이 있을 때 눈빛이 살아나고, 말에 힘이 들어가며, 행동에도 에너지가 느껴진다.
건강은 어떤 것과도 견줄 수 없는 최우선의 조건임을 반드시 명심하길 바란다.
여러분이 건강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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