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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노마드 Aug 12. 2023

카리브해(海)만 바라보고 있어도 그냥 좋네!

바다'멍'의 묘미.

비가 왔다, 언제 그랬냐는 듯 싹 개였다, 또 그러다 거짓말같이 다시 비가 내리는, 종잡을 수 없는 날이 계속되니 남편과 난 호텔에만 쭉 박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원래 계획은 도착 다음 날 ‘사파리 투어’라 이름 붙여진 ‘푼타카나 관광’ 설명회를 들은 후 그것들 중 적어도 하나는 해 보려고 했었는데.ㅠ.ㅠ.


우리들이 묵는 호텔을 벗어나 이곳 현지인들의 삶과 교육을 엿볼 수 있고, 그들이 직접 만든다는 공예품도 구경하고 구입할 수도 있고, 코코넛 나무에서 직접 딴 코코넛도 맛볼 수 있고, 숲길을 트럭 타고 경험할 수 있는 관광이라고 했다.  

그게 맘에 들면 배 타고 어느 지역에 가서 스노클링을 하면서 열대어도 구경하고, 수영도 하고, 낭만적으로 보이는 바닷속에서 칵테일을 마시는 체험도 해 보려고 했었는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모두 물 건너가버렸다.



대신 우린 호텔에서 주로 먹고, 마시고, 책 읽고, 그냥 호텔 안 여기저기를 쏘다니는 것으로 시간을 때웠다.

그중에 바로 옆, 같은 계열의 호텔에 놀러 가기도 있었는데,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보다는 손님들이 조금 더 적은 듯, 하지만 더 최근에 지어서인지 시설은 아무래도 좀 더 나은 듯싶어 보였다.

알고 보니 이 호텔과 우리 호텔 손님들은 서로의 시설을 사용할 수도 있고, 또 식당도 공유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남편에게 이 호텔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 번 하면 어떻겠느냐고 했더니 자긴 이쪽은 좀 ‘젠 체’ 하는 느낌이 들어 별로란다.  

은근히 까칠한 남편의 성격을 아는지라 두 말 않고 그쯤에서 화제를 돌렸다.  

단 둘이서만 하는 이런 여행에서 서로 의견이 다르다고 꼬투리를 잡기 시작하면 여행 일정 내내 기분을 망쳐버리기 십상이니 그냥 덮고 없었던 일로 하기로 한 것.


이건 결혼식 전 총각(Bachelor )파티 한 장면!



그 호텔 구경을 마친 후에는 다시 우리가 묵는 호텔로 돌아와 이곳저곳을 또 구경했는데, 아이들 놀이터에서부터 어른들을 위한 각종 게임시설, 운동센터,  작은 선물 가게, 옷 가게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휴양지에 빠지지 않는 카지노, 나이트클럽까지 있어  춤추기 좋아하는 남편과 나는 한 번은 꼭 나이트에 가서 춤을 추자고 약속을 했었는데, 갈 때마다 아무도 없어 이상해 물어보니 보통 새벽 1시는 넘어야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고 했다.

오잉!~  어찌 그때까지 안 자고 기다릴 수 있을까나?? 하면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슬픈 소식을 전한다.



그날 밤에도 주말 밤의 쇼는 또 어김없이 진행되었는데, 이번에는 일명 ‘마이클 잭슨 쇼’였다.

역시 마이클 잭슨 분장을 한 출연자가 나와 아주 많이 그와 닮은 모습과 춤을 선보이는 쇼인데, 정말 언뜻 봐서는 진짜인지, 가짜인지 잘 알아볼 수가 없을 정도로 비슷해 신기했다.  

엄청나게 노력한 흔적이 많이 엿보였고, 가수뿐만 아니라 백댄서들까지 일체가 돼 감동을 선사했다.



밤과 낮에 계속되는 여러 다양한 행사로 즐거웠던 것도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가장 좋아했던 건 매일 아침마다 해변으로 나가 편안한 선베드에 드러누워 카리브 해안의 바다를 가만히 응시하는 거였다.  

그냥 가만히 바다만 바라보고 있어도 마음이 아주 편안해지면서 힐링을 만끽할 수 있었다.


주로는 햇볕을 피하기 위해 그늘 밑에 머물었었지만, 가끔 햇볕 작렬한 곳에서 몸을 따뜻하게 덮이면서 바다를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했던 걸로 기억된다.

일몰 또한 장관 그 자체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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