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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노마드 Aug 17. 2023

쿠바에서 경험한 특별했던!

딜럭스 스파


스파라면 사족을 못 쓰는 나와 남편이지만 지난 도미니카 공화국 여행 때는 해 보지 못했던 스파를 이번 여행에서는 드디어 경험하게 되었다.

그 이유를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이번 여행은 조금 더 사치스러운 여행이라는 점과 회사에서 우리가 원래 가려고 했던 당시의 금액과의 차액을 내줬다는 일종의 “횡재심리”가 곁들여져서 조금 무리를 했다고나 할까? ㅎ


아무튼 우리 둘 다 스파 하기를 결정하곤 스파를 방문해 가격을 쭉 봤더니 아무래도 최고급 호텔이라 그런지 가격이 몬트리올에 비해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우리 둘은 이번에는 기필코 카리브해에서 스파를 경험해 보자 결론 내려서, 나는 얼굴 마사지를 받는 경우 어깨와 등은 공짜, 거기다 스파 입장 또한 무료로 따라오는 패키지를 선택했고(가격은 캐나다 달러로

110 불 정도), 남편은 그냥 어깨와 등 마사지를 받으면 스파 입장은 공짜인 걸로 결정을 내렸다. 


그래서 일주일 여정 중 하루 날을 잡아 우리 둘은 스파로 향했는데, 시작도 하기 전에 벌써 기분이 둥둥 뜨는 것이 기대감이 정말 대단했지만 스파에 도착한 남편은 첨에 좀 많이 툴툴거렸다.  

그 이유는 이곳의 스파는 남과 여가 따로 하기로 되어 있어서(건식, 습식 사우나와 센세이셔널이라고 이름 붙여진 환상, 팬타스틱 한 샤워)였는데, 이게 오히려 내게는 좀 더 은밀하고, 개인적인 시간을 즐길 수 있었던 절호의 찬스였다는 거. 


스파라는 것은 그야말로 몸과 마음을 푹~ 쉬는 게 본래의 취지와 맞는 것이니 아무도 없는 곳이면 더욱 좋은 것이고(사실 나 말고 연세가 아주 많이 지긋하신 멋진 할머니 두 분만 계셨는데), 그러려면 아는 사람과 함께 보다는 홀로가 더 나을 것 같단 생각에서 하는 말이다.  

그래서 난 정말 혼자만의 시간을 흔쾌히 즐겼다고나 할까?


이건 대체적인 스파 과정 중 처음의 과정만 말하는 것인데, 그 과정을 좀 더 자세하게 언급하자면…  



우선 남과 여로 갈라진 탈의실 겸 스파장으로 들어가면 직원이 락커 열쇠를 건네주면서 옷을 갈아입으라고 한다.  

수영복으로(이게 우리나라와 많이 다른 점인데, 우리나라는 여자끼리나 남자끼리면 옷을 다 벗고 사우나를 즐기지만 내가 아는 한, 독일이나 일본의 일부 사우나, 혹은 스파 말고는 그런 곳은 없다는 것!) 갈아입고 나오면 직원이 먼저 조그맣게 마련된 족욕탕으로 데려가 따끈한 물을 받은 후 발을 담그게 한 다음 마사지를 해 주면서 피로를 풀어준다.  

여기에 좋은 향의 배쓰소금과 꽃을 띄워 분위기 또한 아주 그럴듯하게 만들어주고 말이다.


그렇게 발을 씻고 나면 이제는 스스로 결정해 건식이든, 습식이든 사우나를 들락거리고, 또 편하게 쉬도록 마련된 곳에서 음악을 들으며, 잡지를 뒤적여도 되고, 센세이셔널 샤워를 경험해 봐도 되는 것이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그 샤워가 뿜어주는 시원하면서도 부드러운 물살로 살짝 잠이 올 것 같은 감흥을 느꼈다는 거.  

그리고 쉬면서 잡지 하나를 읽게 되었는데, 거기에서 쿠바의 이모저모에 대해서 또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몬트리올에서 경험해 봤던 스파보다는 물론 크기 면에서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작았고, 특히 습식 사우나는 어두컴컴하다 못해 약간은 으스스한 분위기가 들 정도였지만 그래도 아담한 곳에서 홀로 스트레칭도 해 가면서 스파를 즐기는 그 맛 또한 대단했다는 거, 뭐 이런 정도의 이야기들을 들려드리고 싶다.  


참, 그중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내가 건식 사우나 실에 앉아 있는데 직원이 와서는 차가운 물이나 뭐 마실 게 필요하냐고 물어왔고, 내가 찬 물 한 잔이면 되겠다고 했더니 직접 사우나 실로 물 한 잔을 가져다주었다는 것도 포함되겠고.



그렇게 혼자만의 스파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남편은 반갑게 날 맞아주었는데, 그가 있었던 곳은 다름 아닌 바닷물을 끌어다 만들어 놓은 스파 전용 수영장.  

그곳에서 잠깐 시간을 보내다 우리는 약속된 마사지를 받기 위해 마사지 헛(Hut)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남녀직원 두 명이 있었고, 마사지 침대도 두 개가 있었는데 원래는 한 명이 받도록 되어있는 곳을 우리 둘이 함께 커플로 마사지받게 하기 위해 두 개의 침대로 마련한 듯 보였다. 

그래서 우리 둘은 상의를 다 벗고 침대로 들어가 편하게 누워 자리를 잡은 다음 그들을 불렀다.  자그마한 종으로…

 

그러면 이젠 정말 너무도 오랜만에 받아본 마사지에 대한 소감을 피력할 차례인데, 

그 환상적이었던 경험을 제대로 표현해 낼 수 있을는지 그게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으음… 



일단 힘과 부드러움을 강약 조절 하면서 나의 목덜미에서부터 나의 어깨, 등, 허리까지를 마사지해 주었던 그녀의 손은 그야말로 '신이 내려준 손'이라고 해야 하려나?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을 일시에 다 내려놓고 그저 나의 몸만 존재하는 느낌이었다.  오로지 느껴지는 건 그녀의 손길로 긴장을 풀고 달램을 받고 있는 내 몸, 그중에서도 특히 그녀의 마법적인 손길이 왕래하는 상체 바로 그것뿐이었다. 


그 와중에 나는 그냥 사르르 나도 모르게 꿈과 생시를 오가곤 했는데, 옆에 있는 남편 또한 그저 한껏 만족함으로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몽롱한 오수를 즐겼다고 했다.  

그렇게 아주 나른하고 꿈같았던 시간도 어느덧 흘러 마침내 정해진 마사지 마칠 시간이 다가왔고, 남편과 나는 아주 많이 아쉬워하면서, 그들에게 듬뿍 팁을 건네주고 나서 방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아까 하다 만 걸(?) 다시 시작했는데, 그건 소금물로 채워진 수영장에서 오롯이 둘만 수영을 하고, 조금 깊은 곳에서는 남편의 등을 타고 노는 것 바로 그것이었다.  

그리고 우리 둘은 따뜻한 물로 채워져 있는 자쿠지로 가서 또 오롯이 둘만의 시간을 가졌다.  

그 모든 걸 다 하면서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버린 걸 깨닫고 약간의 배고픔을 느끼고 있던 중 직원 한 명이 오더니 우리들에게 뭐 먹을 것을 가져다주길 원하느냐고 묻는 게 아닌가?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샌드위치와 차를 주문했고, 그곳에서 그걸 먹으며 마치 이 세상이 아닌, 하늘나라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점심까지 먹었겠다 우리 둘은 또다시 사우나를 하기로 했고, 그러던 중 이전까지 한 번도 맛보지 못했던 차까지 마셨는데, 그건 '화이트 바닐라 000'라는 이름의 차였다.  

정확한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000이라고 명명했지만 맛을 묘사하자면 은은하고도 독특한 향을 내는 귀한 느낌의 차였고, 아주 스파와 딱!이라는 느낌을 주었던 차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렇게 너무도 편안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늦은 오후가 되었고, 우리는 가능하면 내일 다시 한번 더 오자! 의견을 맞추면서 그곳을 나왔다.  

사우나와 마사지로 한껏 긴장이 풀어진 몸과 마음의 상태로 숙소로 돌아와 그 몽롱함을 좀 더 유지하고자 잠깐 눈을 붙였던가?  

아무튼 그 좋은 기분을 놓치기는 싫어 뭔가 애썼던 기억은 있는데, 정확하게 기억이 나진 않는다.  

너무도 행복했던 내 생의 한 날로 그날이 확실했다는 것 외에는 말이다.  


스파의 다른 시설, 예를 들어 미용실, 매니큐어, 페니큐어실도 마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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