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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노마드 Oct 10. 2022

북미의 파리, 몬트리올 이야기

가을의 절정 'Val- David'


남편과 꽤 오래전부터 약속했다.

가을엔 주로 한국을 방문하다 보니 그 유명한 퀘벡 단풍을 구경 못 한지가 3년이 넘었다고, 그러니 올해는 단풍구경을 꼭 하자고 말이다.


해서 오늘 남편과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길을 나섰다.

오늘 방문한 'Val- David'란 곳은 몬트리올 북쪽에 위치한 로렌티드(Laurentide) 지역에 속해 있는 곳인데, 남편도 나도 생전 첨 가 본 곳이었다.


늘 단풍철만 되면 방문했던 몽-트랑블랑은 이제 좀 식상할 때도 되지 않았느냐면서 다른 장소를 물색해보라고 요구했더니 남편이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이곳을 발견했단다.

처음 가 본 곳인데, 아담한 동네도 맘에 들었고 분위기가 역시 예상대로였다. 내가 예상대로라고 말을 하는 건 퀘벡의 작은 마을을 방문했을 때마다 받았던 느낌, 즉 아기자기하면서도 향수를 자극하는 서정성을 말함이다.


코로나 시국 동안 우린 퀘벡의 주립공원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연회원권을 2년에 걸쳐 구입해 잘 사용했었는데, 올해는 구입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오늘은 1인당 9달러를 주고 하루 입장권을 끊을 수밖에 없었다.



숲에 발을 내딛는 순간 내 몸은 즉각 반응을 하게 되는데, 우선 예민한 내 코는 피톤치드 향을 맡으며 희열에 벌렁거리기 시작한다. 눈을 통해 내 머릿속은 찬란한 색감에 자극받아 엔도르핀을 생성하며 날 붕붕 뜨게 만든다. 또 내 귀는 어떤가? 숲의 적막함 속에서도 일렁이는 바람과 새소리에 명랑한 기분이 된다. 

한 마디로 말할 수 없는 만족감에 휩싸이게 된다.


이곳은 지금까지 봐왔던 주립공원과는 자못 달랐다. 입구에서부터 큰 바위들이 여럿 보였고, 암벽등반을 하는 사람들도 꽤 눈에 뜨였다.

아니나 다를까, 다녀와 검색해보니 이곳은 암벽등반의 성지였고, 그 밖에도 작가, 화가, 무용가 등 예술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예술 빌리지로도 유명한 곳이었다.


그곳을 등산하고, 경치를 감상하고 내려오면서 남편에게 말했다.

"거 봐! 우리가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한 보석이 이렇게나 가깝게 있었잖아!"

그건 일종의 무언의 압력이었다. 앞으로도 계속 이곳처럼 멋진 곳을 많이 찾아내라는. ㅎ


거대한 바위가 꽤 많이 보였다.
암벽등반하는 사람들도 많이 눈에 뜨였고.
불어 'Accueil'는 영어로는 'Welcome' 즉 환영한다는 뜻이다.
원래 색감이 훨씬 예뻤는데 왜 이렇게 보이는 걸까? 차 안에서 창문 닫은 채로 찍어서일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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