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건 Mar 11. 2023

오늘은 첫날이다.

This is day one(오늘은 첫날이다)

MIT에는 SOLE(Student Organizations Leadership & Engagement)이라는 기관이 있다. 리더십과 관련하여 사람들을 초청하고, 강연을 듣고 워크숍을 운영하는 기관이다. 얼마 전 MIT에는 TED강연에서 8백만 뷰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2년 전 가장 영감을 주는 강연 15개에 속한 Everydat leadership을 강연하였고, 베스트셀러작가이기도 한 드류 더들리가 강연을 왔다. 

아주 오래전부터 TED라는 플랫폼의 정신을 너무 좋아했고, 영어공부를 할 때 일부 TED강연을 통째로 외우기도 했던 나로서는 큰 기대를 안고 강연을 들으러 갔다. 


드류는 첫 질문을 다음과 같이 시작했다. 


Why do you matter?

한국말로 번역이 잘 안 되는 질문이다. 굳이 번역하자면 "당신은 왜 중요한 사람인가요?" 혹은 "세상에 당신은 왜 상관이 있나요?" 정도로 의역이 가능할 것이다. 이 질문을 하면 거의 대부분은 나는 "아직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답변한다고 한다. 심지어 내가 갔던 강연장에서조차 대부분 "나는 아직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중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라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어느샌가 우리는 "리더"라는 말에 큰 부담을 느끼게 되었다. 자신 스스로 리더라고 칭하는 것은 너무 오만하게 느껴지고, 마치 외부의 공신력 있는 기관이 내게 도장을 찍어주면 그때부터 리더라고 스스로를 칭할 수 있는 것만 같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박사학위나, 로스쿨, 자격증 등에 엄청난 에너지를 쏟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드류는 당신은 오늘부터 중요한 사람이, 세상에 상관이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리더십이란 외부에서 도장을 찍어주는 것이 절대 아니고, 오늘 하루하루 행동하는 사소한 친절, 내가 되고자 하는 사람과 지금 나의 갭을 줄이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그 발자국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드류가 강조하는 것이자 그의 책 제목이기도 한 "This is day one(오늘은 첫날이다)" 정신이다. 우리에게는 "처음"이 있다. 학교를 "처음" 가던 그날, 회사에 "처음" 취업을 하고 설레는 마음을 안고 출근하던 그날.  첫날에 우리는 항상 최선을 다하고, 새로움에 큰 기대를 안고 있다. 그러나 어느샌가 그런 처음을 잊고 우리는 권태로워지고, 그 일을 시작했던 초심을 잊곤 한다. 

 

그러나 언제나 우리는 하루를 살아간다. 물론 우리는 거대한 목표가 있을 것이고, 하루라는 시간 동안 내가 얼마나 변할 수 있을지 의문일 수도 있다. 

비범함이란 무수한 평범함이 쌓인 결과다 - 다산의 마지막 공부

히지만 오늘 하루하루 조금씩 조금씩 노력하는 그 결과, 주변 사람에게 베푸는 작은 친절이 결국 쌓이고 쌓여 나중에 비범함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비범함은 결국 리더십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친절의 꾸준함은 강력한 힘을 가진다. 드류 그 자신의 삶의 이야기로 사실 그 무엇보다 작은 친절의 위력을 볼 수 있다. 그는 Ted@toronoto에 초청이 되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강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의 강연은 그가 일하고 있는 기관의 리더십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좋은 강연 내용이었지만, 처음에 업로드되었을 때는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2년이 지나도 수천뷰정도에 그치고 있었다. 약 2년이 지난 시점 그는 TED에서 자신이 가진 리더십에 관한 내용을 강연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꼈고, 비영리기관으로서 세상에 영감을 주는 TED라는 기관에 큰 호감을 품고 있었다. 대학시절부터 꾸준하게 기부를 해오기도 했던 그는  그는 자신이 번 수입의 중 수백만 원 정도를 Ted@toronoto에 기부했다. 정말 순수한 마음의 감사함의 표시이자, 친절이었다. 아주 오랜 시간부터 해온 기부라는 작은 습관이었다. 


그러나 그런 사소한 친절은 큰 나비효과로 돌아왔다. 기대하지 않았던 기부를 받은 Ted@toronoto에서는 드류의 영상을 하루 메인에 올려주는 또 다른 호의를 베풀었다. 서로 아무것도 계약하지 않은 그저 친절의 주고받음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드류의 영상이 메인에 노출된 후 며칠 만에 50만 명이 넘는 사람이 그의 영상을 시청했고, 수년 이후 가장 영감을 주는 스피치 15에 선택되었다. 그렇게 현재 그의 영상은 약 800만 뷰를 기록하고 있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준비한 사람이 그 기회를 잡는 법이다. 그는 위와 같은 기회가 찾아오기 2년 전쯤 미리 책을 써 놓았다. 자신이 오랫동안 리더십 기관에서 일하면서 경험한 내용을 책으로 집필해 놓았다. 그러나 그 어떤 출판사에서도 그의 책 내용을 출간해 주겠다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그의 TED영상이 엄청나게 큰 관심을 받게 되는 해프닝이 생기면서 그는 책을 출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오래전 묵혀 놓았던 원고로 책을 쓰게 되었다. 그리고 그 책 역시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그의 인생을 바꿔 놓게 되었다. 


리더가 되는 방법은 사실은 간단하다.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사는 것이다. 오늘이 첫날이라는 설렘을 가지고 말이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주변에 작은 친절을 베푸는 것이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쌓이게 되면, 당신은 이미 리더로서 잘 살고 있는 것이다.


나 역시 오늘, 내가 정한 글쓰기를 마무리하고, 약속한 공부 시간을 지키고, 운동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며 첫날을 지낼 것이다. 그리고 내일도, 모레도 반복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MIT에서 배우는 칭찬의 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