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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건 Aug 01. 2019

영어공부 최고의 비밀 - oo 암기

영어 컴플랙스 극복기

현재 터키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여성 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예정이었다. 그러나 아마 현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나 과학을 가르칠 것 같다. 


다음 주에 있을 여성인권에 대한 발표를 조별로 준비해야 했다. 그 과정 중 조장을 뽑아야 했다. 함께 활동하는 친구들이 필자를 조장으로 뽑았다. 원래 말도 많은 편이고 의견을 거리낌 없이 내는 편이라 항상 조장이 많이 되는 편이다. 감격스러웠던 것은 조장으로 추천받은 이유 중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해서”라는 이유가 있었던 점이다. 


평생 발목을 잡던 영어였다. 항상 영어만 나오면 자신감이 없어졌다. 그런데 영어를 잘해서 조장으로 추천을 받다니, 세상에. 가문의 영광이다. 


영어와 어떻게 지내왔는지 한번 살펴보자.


1. 중학교 시절까지 


남들 다니는 것처럼 적당히 영어학원을 다녔다. 신기하게도 공부를 좋아했던 필자도 영어만큼은 참 싫어했다. 다른 공부는 할수록 재미있고 실력이 느는 것이 느껴졌다. 놀랍게도 영어만큼은 항상 재미없고 따분했다. 학원 가서 언제 시간이 끝나나 하고 시계만 보고 있었던 적이 대부분이었다.


2. 고등학교 시절


영어와 본격적으로 멀어지기 시작했다. 과학고등학교를 다녔다. 학교 특성상 영어가 크게 강조되지 않았다. 영어를 못해도 다른 것을 잘하면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영어보다 좋아하는 물리와 화학 수학에 시간을 투자했다. 


매번 영어단어를 외워야 했는데, 그게 그렇게 싫었다. 얼마나 싫어서 단어를 안 외웠는지, 반복되는 재시험 속에 무려 “교사 지시 불이행”이라는 항목으로 벌점까지 받았다. 


영어 때문에 벌점까지 받은 것은 당시 학교에서 내가 유일했다. 이후에도 그런 학생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3. 대학 시절


운이 좋게 서울대학교에 들어왔다. 필자의 많은 친구들이 과학고 출신이었지만, 일반고 외고 출신도 많았다. 다들 영어를 못한다고 말했다. 그중에 토플 만점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영어를 할 기회가 있어도 주변에 영어를 잘하는 친구들이 워낙 많았기에 영어만 나오면 뒤로 물러서고 위축되었다. 더욱 영어와 멀어졌다. 


4. 군대


가장 먼저 교환학생을 가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평생의 숙제였던 영어를 그래도 꼭 극복하고 싶었다. 


가장 영어실력이 많이 늘었던 시기인 것 같다. 가장 도움이 많이 되었던 영어 공부법을 몇 가지 소개하려고 한다. 


1) 강연 암기


공부할 때 가장 많은 도움이 되었던 방법이다. 마음에 드는 강연을 정해서 통째로 외우는 것이다. 주로 ted강연을 많이 이용했다. 

https://www.ted.com/talks/matt_cutts_try_something_new_for_30_days

https://www.ted.com/talks/simon_sinek_how_great_leaders_inspire_action

이 두 개의 강연은 실제로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외웠다. 그 긴 강연문을 어떻게 외우냐라고 생각할 수 있다. 우선 첫 번째 강연은 3분에 불과하다. 


필자는 연극을 했었다. 연극을 할 때 생각해보면 수십 페이지의 대사를 모두 외운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아무런 내용 없는 것을 1시간 가까이 외우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연극에는 스토리가 있고, 다음 내용이 전의 대사와 연관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외우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연설문도 스토리가 있다. 그렇기에 반복해서 듣고 말하면 생각보다 금세 외워진다. 3~4일만 반복해서 듣고 나면 전체적인 내용은 금방 머리에 들어온다. 한글 자막을 놓고 시작해서 영어자막 , 영어자막을 없애고 보는 것으로 순서를 나아갔고 나중에는 연기를 한다는 생각으로 따라했다.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큰 장점이 있다. 


(1) 사고방식 중재


<스트레스의 힘 - 캘리 맥고니걸> 에도 나온 내용이다. 오랫동안 유의미하게 사고방식을 중재받으면 이후에 심지어 그 내용이 기억나지 않을 때조차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BGybHqCJokU&t=1436s

이 영상은 정말 100번도 넘게 보고 이 강연 역시 대부분 암기했다. 이제는 시간이 많이 지나 구체적인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중요한 내용은 사고방식에 남아 있다. 대표적으로 

힘든 일이 있어도 그 일에서 항상 어떤 점을 배울 것인지 찾아라.

이 내용은 도전을 할 때 항상 기준으로 잡고 있는 가치관이다. 


(2) 문장 암기


연설문의 장점 중 하나는 또한 통째로 문장을 외운다는 것이다. 통째로 암기되어 있는 문장들이 머릿속에 많이 준비되어 있으면 상황에 맞게 조금만 단어를 바꿔서 적절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당장에 스피킹이 필요한 분께 빠르게 도움이 될 것이다. 


2) 단어 암기 


단어 암기를 참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다. 단어 암기를 전혀 하지 않으면서 영어를 잘하게 되었다는 말은 믿지 않는다. 적어도 많은 사람에게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다. 


단어 암기는 항상 반복을 중점적으로 생각했다. 단어는 반복해서 익숙해지면 외우는 것이다. 그 전에는 쉽게 외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본인이 했던 방법은 다음과 같다. 

단어장을 만들고 매일매일 들어가면서 계속 보면서 반복했다. 


처음에 단어를 외울 때 억지로 외우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렇게 맥락과 반복 없이 암기한 내용은 금세 휘발되기 마련이다. 그 점을 인정하고 어차피 잊을 정보이니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았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예문을 찾았다. 


그러나 항상 꾸준하게 했다. 한번 이전에 접한 적이 있는 단어는 뜻이 기억이 나지 않더라도 심리적 저항감이 훨씬 적다. 그렇기에 외울 때 부담감이 줄어든다. 항상 꾸준하게 하기 위해서 최소한의 부담감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의 사진처럼 여러 번 외운 것일수록 진한 색으로 표시했다. 5번을 반복해서 외운 것을 최종적으로 외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5번을 반복하면 장기기억으로 넘어간다. 

5. 지금의 생활


외국에서 생활을 한지 7개월이 되어간다. 이제는 영어로 말하고 듣고, 발표를 하는데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경험 속 가장 큰 전환점을 소개하려고 한다. 


바로 영어로 생각을 하는 기점이다. 처음에 핀란드에 와서 가장 크게 힘들었던 것, 그리고 많은 친구들이 실수하는 것이 바로 생각을 자신의 모국어로 하는 것이다. 


생각을 모국어로 하면 자연스러운 영어가 나오기 힘들다. 특히나 한국처럼 문법 순서자체가 정반대인 경우에는 더욱 심하다. 그렇기에 영어를 잘 듣고 말하고 싶다면 의식적으로 영어로 생각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하고, 유난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영어로 생각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영어 단어를 머리속에 담고 있어도 듣기 어렵고 어색한 영어만 나온다. 



필자에게 큰 도움이 되었던 두가지 방법을 소개해 보았다. 사실 영어란 공부와는 조금 다른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학문이 아니라 언어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친구를 사귀거나 좋아하는 영화를 따라하거나 무엇이 되었든 꾸준하게 친숙해져야 한다. 이 글을 읽은 분들도 영어를 극복해서 해외의 정보를 받아들이거나 해외에서 일을하고 친구를 사귀는데 어려움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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