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조직문화
OKR이든 KPI든 KFC든
애자일이든 워터폴이든 워터밤이든 중요한 건 조직문화입니다.
최근 모임과 강의에서 팀 운영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유니콘 스타트업에 다니는 분들은 업적을 자랑하시곤 하는데,
저는 늘 이렇게 묻습니다.
“그거 어떻게 설득하셨어요?”
“그거 선례가 없지 않나요?”
그러면 그분들은 이렇게 답하십니다.
“숫자가 중요하지 않았어요.”
“사전 합의에서 0%밖에 달성 못했는데, 그래도 최우수였어요.”
이런 답을 들을 때마다 느낍니다. 문화 자체가 다르구나.
같은 ‘회사’라고 불려도, 마치 포유류와 파충류처럼
전혀 다른 생명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곳에서는 조직의 비전을 위해 한 번 시도해본 것,
비록 실패했더라도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평범한 조직에서는 쉽게 용납되지 않는 일이지요.
(물론 성과 역시 중요하게 여기겠지만요.)
콘텐츠도 여러 번 시도해봐야 무엇이 터지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회사에 맞는 방식이 무엇인지는 해보기 전에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미 세상에 전략은 차고 넘칩니다. 중요한 것은 용어가 아니라,
그 전략을 실제로 작동하게 만드는 문화와 제도일 것입니다.
물론 잘 나가는 회사들의 ‘시도’와 ‘실패’ 뒤에는
더 엄격한 성과 평가와, 든든한 자본이 뒷받침되어 있다는 사실도 압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그런 회사에 다니는 분을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성과는 어느 한 개인이 이뤄낸 것이 아니라,
결정권자들이 고안하고 수없이 부딪혀 다듬어낸
보상 체계, 조직 구성 방식, 성과 평가 구조, 그리고 문화 덕분도 크니까요.
회사의 문화와 성과 평가 구조가 이상하다고 말하곤 하죠.
하지만 그것을 개인이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만약 문화와 구조에 불만이 크다면, 차라리 나에게 맞는
문화를 가진 회사로 가는 것이 더 빠른 길일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직접 회사를 만들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야겠지요.
빌게이츠가 한국에서도 빌게이츠였을까?
워렌 버핏이 한국에서도 워렌 버핏이었을까?
이런 우스갯소리처럼, 잘나가는 분들도 작은 기업에서는 작은 성과를 내고,
저도 유니콘 스타트업에서는 유니콘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았을까요?
스스로를 위로하는 소리로 글을 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