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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안 Apr 27. 2024

요즘 웹3 마케팅, 요즘 마케팅 웹3

마케팅 측면

요즘 공부 겸 웹3를 조금 보고 있습니다. 처음 듣는 단어라 생소하실 텐데요, 코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국에서 코인 어쩌구 하면 안 좋은 이미지가 떠오르실 텐데요, 저는 그 안 좋은 이미지를 만든 사람들도 대략적인 본질은 알고 돈을 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웹3 마케팅에 대한 부분은 구분선 하단부터 읽어주시면 됩니다.


1. 일단 비트코인, 암호화폐, 가상화폐, 코인의 기본적인 구분은 하겠습니다. 비트코인은 암호화폐 중에서 대표적인 놈이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전체를 통칭하는 말이 아닙니다. 마치 상처용밴드는 모두 데일밴드 아니야? 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죠


1-1. 암호화폐는 어떤 알고리즘(퀘스트)을 풀어내는 대가로 얻는 보상을 의미합니다. 자세한 건 기술적 내용이 많고 저도 잘 모르니 이 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1-2. 가상화폐는 그냥 가상화폐입니다. 굳이 따지면 저희 은행에 있는 것도 가상화폐고 메이플 머니도 가상화폐죠. 하지만 은행의 돈과 메이플 머니가 저희가 어떤 걸 해결한 대가로 얻는 건 아닙니다.


1-3. 코인은 그 암호화폐의 프로젝트를 수행한 대가로 많이 분배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가 지도를 만드는데 자신들이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는 것보다, 유저들이 알아서 돌아다니며 데이터를 모아주는 게 편하겠죠. 회사는 대신 $map 이런 화폐를 분배하구요. 나중에 이 지도 회사가 커서 상장할 때가 되면, 회사는 초기 비용을 덜었어서 좋겠고 초기에 참여한 소비자(투자자)들은 큰 수익을 얻겠죠. 이 수익은 퀘스트(지도 데이터)를 해결한 대가로 얻는 대가입니다.


2. 웹3의 중요한 키워드는 탈중앙화입니다. 웹1이 중장년 세대가 전화선 꼽아서 인터넷했던 시대면, 웹2는 big7, fang 이런 기업들이 득세한 시대죠. 그리고 그걸 다시 벗어나는 게 웹3입니다. 왜 굳이 웹2에서 벗어나려고 하냐면, 웹2의 불편함을 느낀 사람들이 있었기 떄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뭉친 게 꽤 힘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3. 아마존에서 관심물건을 체크해, 여고생에게 임신테스트기를 추천해줬던 건 유명한 일화죠. 우리보다, 우리 가족들보다도 플랫폼은 우리의 변화를 빨리 알아챕니다. 옷을 조금 봤다고 관심도 없는 브랜드들이 티스토리 좌우나 인스타그램을 넘기는 족족 뜨는 건 어떤가요. 저는 꽤 불편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건 근본 있는 아메카지 브랜드인데, 아메카지라는 것만 알고리즘이 연상하는지 거지 같은 근본 없는 브랜드들이 알고리즘을 장악하는 게 전 싫습니다. 제 관심과 에너지를 뺏기기 싫어요. 토스의 공동구매도 놀랍죠. 토스의 멋진 UIUX를 우리는 공짜로 사용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이 내세우는 많은 적합한 상품은 우리의 소비, 저축, 투자 데이터를 낱낱이 파악해 권하는 겁니다. 6,000원짜리 토마토를 사먹곤 했다면, 그들은 5,990원짜리 토마토 공동구매 딜을 상품으로 내세웁니다. 


4. 마케팅 업계에서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뭔가를 누리면서 지불하는 게 없다면, 당신이 곧 그 대가다. 맘카페는 아주 좋은 마케팅 수단입니다. 20대 남자인 저도 지인의 아이디를 빌려 열심히 마케팅을 했죠. 무료로 글 몇 개 쓰는 거 치고는 아주 반응이 좋았습니다. 여성시대 카페 운영자가 남자라거나, 맘카페 운영진들이 전문 카페 생성자라는 것도 이미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맘들은 지치고 외로운 마음을 맘카페를 통해 해소하지만, 관심과 소비는 은근히 한 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저도 가만히 있는 맘들을 건들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그들이 돈이 되는 걸.


5. 아마존, 토스, 맘카페의 이야기가 불편하셨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구글의 모토가 'Don't be evil'이라는 걸 한 번쯤 돌이켜보면 좋겠습니다. 'Can't be evil' 우리가 시스템적으로 나쁜 일을 하지 못하게 하자. 이게 아닙니다. 우리가 힘도 돈도 알고리즘도 있지만 나쁜 일 하지 말려고 노력하자는 겁니다. 유튜브는 돈(조회수)만 된다면 청소년의 쇼츠 시청을 막지 않습니다. 투자와 인문학에 대해 검색했는데 중간에 거지 같은 '아이돌 팬티노출' 따위가 뜨는 것도, 20대 남자라면 클릭하지 않을 수 없는 제목이기에 은근슬쩍 끼워넣습니다. 여성분들이라면 화장법에 대해 검색했는데 중간에 '00부부 이혼' ''학폭 논란' 따위의 여성분들이 클릭할 만한 걸 집어넣을 수 있겠네요.


6. 소비뿐만 아니라 투자도 중앙집권적입니다. 3년전 무신사 (비상장)주식을 샀습니다. 2018~19년부터 무신사에서 옷을 자주 샀고, 늘어나는 카테고리 및 성장세로 봤을 때 가능성이 있어보였습니다. 당시 투자를 공부하면서 좋아하는 분야의 주식을 사라고 하기에 꽤 오랫동안 방법을 찾았죠. 그런데 2022년이 되어서야 한 플랫폼에서 조합이라는 형태로 방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미 그 떄 무신사 주식은 고평가 중에 고평가였습니다. 코로나로 오프라인이 침체되고 온라인이 늘면서 성장과 영업이익은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1년 후 다시 오프라인이 열렸습니다. 직구도 많이 늘었구요. 다른 플랫폼들도 커졌습니다. 이제 거래가 된다길래 봤는데 주가는 반토막이 됐었습니다. 무신사는 큰 투자로 영업이익이 8~90% 줄어든 상태였습니다. 저는 무신사가 주가를 원상복구할 만큼 빠른 성장이 2~3년 내에 가능할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 관심을 가졌을 2018년에는 투자하지 못했을까요.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20대 대학생이 비상장 주식 전, 조합 전에 투자하는 방법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겁니다.


7. 반면에 한 배우가 마켓컬리에 투자해서 엄청나게 큰 수익을 얻었다는 건 유명한 이야기죠. 그 기사를 자세히 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저 같은 방법은 아니었을 겁니다. 개미들이 십만원, 백만원 모아서 1억을 만들어 조합을 만드는 방법이 아니라, 시원하게 1억 5억 이렇게 개인으로 투자했을 겁니다. 그 배우가 이름도 있고 돈도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죠. 저에게는 죽었다 깨어나도 올 리가 없는 기회입니다.


8. 그래서 연예인 걱정이 늘 웃기다고 하는 겁니다. 그들도 저희와 같이 소주 먹고 팔 다리 달리고 똥을 싸지만 그들에게는 우리가 상상도 못할 기회와 상방이 뚫린 결과가 기다립니다. 제가 선크림을 덕지덕지 바르고 마트 매대를 깔기 위해 11시간을 밖에서 일할 떄, 그들은 피부관리를 열심히 받고 행사장에서 미소 살짝 지으면서 몇백만원을 받습니다. 제가 몇십, 몇백을 벌기 위해 몇 백시간을 투자할 때 그들은 그걸 대여섯시간으로 압축해 해냅니다. 이게 진짜 같은 삶인가요? 우리가 아프리카 사람들 불쌍하니까 음식 남기지 말자고 했던 것처럼, 그들도 마트에서 매대 깔지 않기 위해 열심히 피부관리하자. 이렇게 생각할 걸요.


9. 돈이라는 것도 중앙집권적입니다. 고대에는 물물교환, 중세에는 말도 안 되는 돌 같은 화폐, 이후에는 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대로 넘어오면서 우리는 금태환 제도에서 벗어나 신용제도로 넘어갔습니다. 원래는 돈을 가져오면 금으로 바꿔주면서 물물교환 겸 가치가 보장이 됐는데,. 이제는 진짜 종이쪼가리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 종이쪼가리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믿는 이유는 '미국이 망하지 않을 거니까' '한국이 망하지 않을 거니까' 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그리고 믿음은 이야기에서 나옵니다. 어쩌면 감정적인 부분도 존재하죠. 미국의 부채를 보고 누군가는 터지기 직전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언제나 그랬듯 안정적으로 넘어갈 거라고 합니다. 


10. 가상화페, 암호화폐에 대한 시도는 몇십년 전부터 있었습니다. E-gold E-cash등 징역을 살아가면서까지 이 신뢰제도를 박살내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 실패했습니다. 이유는 많겠죠. 기술적 이유도 있겠고, 중앙집권적으로 하려는 것, 신원이 노출되어 있다는 것 등 다양하겠습니다. 반면 비트코인의 서사는 신비 그 자체입니다. 일본식 이름의 사토시 나카모토가 2000년대 후반에 비트코인 백서를 만들고, 몇몇 초기 너드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어느 순간 논의에 지쳐 사라져버렸습니다. 지금까지도 어떤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죠. 게다가 사토시란 이름은 포켓몬 주인공의 일본식 이름이라, 너드들의 감성을 자극하기도 좋았습니다. 마치 han-jiwoo, nam-doil 등의 이름을 외국인 개발자가 쓰는 느낌이죠. 일본어 한 번도 안 쓰는 일본 이름 한지우의 개발자가 만든 개인간 결제 시스템. 비트코인이 0원에서 1억이 될때까지 아무 미동도 안 하는 (일본오타쿠인 거 같은 서양) 천재 개발자. 너드와 공학자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혹시 죽은 거 아닐까? 최대 주주인 그가 없다면 이거 진짜 영속할 수 있는 시스템 아닐까? 


웹3 마케팅


웹3 마케팅의 핵심은 커뮤니티 그 자체입니다. 이를 몇 가지 단어로 보충하겠습니다.


1. 소셜파이. 위에서 우리는 회사들이 홍보 및 퀘스트를 해나가는 대가로 소비자들에게 무언가 제공해준다고 했죠. 요즘 회사들은 컨텐츠를 열심히 만들고, 트위터 닉네임을 자신의 회사로 바꾼 유저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줍니다. 더 많은 소셜활동이 돈이 되는 거죠. 이건 회사 입장에서도 좋습니다. 글 하나 올리는데 마케팅 대행사한테 문의해서, 인당 1만원을 쥐어주고 쓰게 하는 진정성 없는 글보다, 얼마인지 모를 보상을 위해서 열심히 하는 개인들 몇백명을 만들어두는 게 훨씬 낫습니다. 닉네임을 바꾸는 건, 예전에 피자인가 햄버거 브랜드의 문신을 새긴 사람들에게 평생 무료권을 증정했다는 이벤트가 떠오르네요.


2. 디스코드. 커뮤니티의 진수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운영까지 해보진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정말 재밌는 부분은 3가지인데요. 하나. 상호작용이 다양하다 둘. 게시판별로 다르게 역할을 부여해 소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다. 셋. 보이스 사용이 빈번하다.

(1) 정말 재밌는 기능이 많습니다. 어떤 특정한 기호를 눌러야지만 기능 전체가 활성화되는 경우도 있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암호화폐 지갑을 디스코드 내에서 연결을 통해 인증할 수도 있습니다. 유튜브 인증도 가능합니다. 


(2) 특정 이모지를 클릭하면 특정 게시판이 열립니다. 뭐 비트코인 게시판, 이더리움 게시판 등이 열리는 형태죠. 


(3) 디스코드가 원래는 게임할 때 보이스 쓰기 위해 만들어져서 그런지 꽤 많은 채널이 보이스를 이용합니다. 보이스는 보통은 프로젝트Q&A로 사용되나, 가끔은 그냥 음악 틀어두는 용도로 쓰기도 합니다. 작은 라디오, 방송국을 디스코드 내에 두는 거죠. 카카오톡, 슬랙, 노션을 이 정도로 자주 활성화시키게 이용할 수 있을까요? 구글 메타 출신 천재 개발자들과 투자와 프로젝트에 대해서 언제든 이야기할 수 있는 시대. 좀 신기합니다.


3. 소셜 검증. 

Zealy, Taskon, Galxe 등의 소셜파이를 검증해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이건 꽤 편리한 방식입니다. 우리는 음식점에 가서 채널 추가를 하고 서비스를 받지만 이내 채널을 차단해버립니다. 위 사이트들은 보상이 주어지기 전까지 사용자들을 감시하고 보증하는 역할을 합니다. 웹3계의 마케팅 대행사 같은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마케팅 대행사처럼 번거롭지는 않습니다. 그저 프로젝트를 등록하고 사이트가 알아서 검증해주는 방식이죠.  


예전에 의류 브랜드를 만든다면 다음과 같은 이벤트를 할 거라고 했습니다.


1. 리뷰 작성자 중 랜덤으로 추첨해 적립금or옷 무료 증정.

- 랜덤, 보상

2. 평점 낮은 리뷰 작성자 중 랜덤 추첨해 옷 증정or 인터뷰 진행 

- 진정성 어필, 랜덤, 보상

3. 구매 금액에 따른 혜택 부여 

- 롤 부여, 진정성, 충성 고객 확보

4. 제작일기 매일매일 쓰기

- 진정성, 과정 공유, 결과에 대한 애정 가지게 해주기 등


이 모든 게 웹3에서는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해외를 겨냥하는 스타트업 중에서는 디스코드 운영 경험이 있는 자를 찾기도 하는 걸 봤습니다. 


또 다른 마케팅 트렌드가 오고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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