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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루나무 Oct 17. 2020

희한한 꿈을 꾸었다

겨우겨우 버틴 하루였다. 아침에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11시 넘어서 일어났다. 일어날 때 머리가 깨질 것 같고 열이 나는 듯했다. 잠에 취한 듯 자꾸 눈이 감기고 어지러워 제대로 눈을 뜨기가 어려웠다. 일어나야지 싶어 일단 몸을 일으켰는데 앉아서도 머리가 무겁고 온몸이 축 늘어졌다. 1분 정도 앉아 있다가 일어섰는데 돌덩이가 머리 위에 얹혀져 있는 것 같아 벽에 머리를 기대야 할 정도였다.

    

기댔다 떼기를 반복하다 거실로 나갔다. 거기서도 누워 있다가 점심을 챙겨먹으니 그나마 나은 것 같았다. 누워서 드라마 마지막회까지 보고 잠이 와서 방에 들어와 낮잠을 잤다.

  

그런데 채널을 잠깐 돌렸을 때 본 드라마에서 남자주인공이 정신을 차리고 나니 사람을 죽인 장면을 보고 난 뒤여서 그랬을까, 아니면 게임을 열심히 해서였을까. 꿈을 꾸었는데 희한했다. 어떤 마을이 나오는데 그곳에 정체 불명의 침입자가 나와 거대한 기계로 마을을 부수는 것이다. 동물들은 살아 움직였고 나는 한 옥상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다 그것을 무찌를 만한 로봇에 올라탔다. 그러다 갑자기 등장한 토끼가 엉덩이로 나를 마구 눌렀다. 아주 새하얗고 토실토실한 솜사탕 같은 녀석이었는데 귀엽게 생겼지만 성격은 아주 괴팍했다. 그러다 엄마가 저녁 먹으라며 잠을 깨우는 바람에 겨우 눈을 떴다.   

  

오후 3시가 넘어 잠을 청하다 일어나니 7시에 가까워졌다.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막 일어나 머리가 무겁다 못해 어지럽고 꽉 막힌 듯한 느낌이 들었다.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이거 잡으려다 저거 잡고, 자기 멋대로 움직였다. 비몽사몽 정신이 없는 탓에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결국 과일에 요거트가 뿌려져 있는 샐러드만 먹다가 옥수수를 먹었다. 시간이 지나자 조금 나아지는 듯하더니 지금은 머리가 아주 맑다.   

   

비가 개고 나서인지 더위가 가셨는데도 몸에 열이 올라와 덥게 느껴졌다. 조금 전까지 책을 조금 보다가 글을 쓰는데 오늘은 거의 자느라 시간을 다 보냈다. 가끔 이럴 때가 있긴 한데 오늘은 많이 힘들었다. 먹는 약 중에 졸린 게 있는데 컨디션이 안 좋으면 더 졸리다. 게다가 우울증 걸리고 나서는 안 좋은 장면을 보면 꿈도 오래 꾸고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 보지 않으려 해도 채널을 돌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쪽으로 눈이 가게 마련이고, 어쩌다 보게 되더라도 영향을 받기에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이따가 잘 때는 아까보다 나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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