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면 뭔가 되는 줄 알았어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되었다

by 묘연한삶

사람은 나이를 먹으며 늘 어떤 집단에 소속된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 대학교.. 그리고 직장인. 물론 대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일을 하기도 하고, 더 나아가 대학원에 진학하기도 한다. 그런 다음, 보통은 구직 활동을 거쳐 평범하게 직장인이 되거나 전문직이나 창업을 목표로 달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평범한 수순을 거치는 일생의 과정 동안 그 어느 것으로도 정의될 수 없는 구간이 있기도 하다. 누구나 하는 것 같은 결혼, 출산을 거쳐 아이를 기르게 되는 기간. 엄마, 혹은 주부라고 지칭되긴 한다만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는 시간.


시간이 많은 것 같지만 많지 않은, 자유로울 것 같지만 자유로울 수 없는 무언의 그 틀을 나는 너무나도 견디기 힘들었다. 생산적이지 않은 일에 시간을 흘려버리는 듯한 느낌은 결국 그렇게 나오고 싶었던 일터로 나를 다시 내몰았다. 멈춘다는 것은 나에게 그런 의미였다. 남들의 삶이 문제가 아닌, 과거의 나와의 끊임없는 비교.


내가 버는 돈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사고, 일하는 시간만큼은 아이에게서 떨어져 독립적인 나로 살고 있는 것 같은 기쁨도 잠시. 어찌 됐든 내 아이를 누군가에게 맡긴다 약간의 죄책감, 매일 자의와 상관없이 육아에 복귀하기 위해 칼퇴근해야 하는 일상은 다시금 나를 힘들게 했다. 일상에 찾아온 파장은 찰나였다.


결국엔, 그것을 스스로 어떻게 받아들이냐의 문제다.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또다시 조금 더 욕심 내어 볼 것인가. 그렇게, 그저 그렇게 일상을 버티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 아닌, 더욱 제대로 일하고 싶어서 다시 여러 가지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나의 속도로 움직이기로 한 것이다.

(2022.09)




만약 아무리 기다려도 바라던 행복이나 의미가 오지 않는다면 그건 당신이 만들어낼 때가 됐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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