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여긴 현지라고!
현지인데, 현지인을 만날 수가 없다, 아니 만나기가 싫다. 작년부터 지금도 여전한- 인류가 처음 맞이한 코로나.
독일에선 심각한 날엔 하루 삼만 명의 감염자가 나왔고 천 명 되는 숫자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다행히 지금은 그때에 비해 아주 많이 줄었다)
지금처럼 독일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한국인들처럼 처절하게 마스크를 쓰는 건 또 아. 니. 다.
작년 봄, 여름에 비하며 눈치 보지 않고(?) 마스크를 쓸 수 있고 또 지나다 보면 철저하게 마스크 쓰기를 하는 독일인들도 있다. 하지만 마트를 나오면 대중교통에서 내리면 마스크 먼저 벗는 사람들이 여전히 더 많다. (마트와 대중교통은 마스크 착용 의무 구역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나는 외국인과 대화하는 게 무섭다. 코로나가 규칙적인 공부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면, 코로나가 현지에서 현지인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빼앗아 가 버렸다.
아침에 독일어 드라마를 켜 놓고 따라 한다. 요즘 한국에서 영어공부 방법으로 유행인 쉐도잉처럼. 하지만 난 대사를 전부 따라 외우는 것보단 조금 부담없이 억양과 발음, 말의 속도만 흉내 낸다(그러다 외워지긴 하지만) 너무 부자연스럽게 또박또박 알파벳이 드러나는 내 발음과 여전히 한국식 사고로 말하는 것을 고치기 위함이다.
영어 드라마처럼 자료가 많거나 도움이 되는 영상들이 많은 건 아니지만, 다행히 자막이 있는 영상도 있고(독일어 자막만 있다) 내가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드라마를 찾았다.
불규칙적으로 해왔는데 3월 한 달은 Saschs, Anna, Nic 그리고 Sam을 만나 두 시간씩 매일 수다를 떨어 볼 참이다. 1인 4역이라 좀 바쁘긴 하겠지만, 근사하게 목젖을 긁는 발음을 배워보리라.
3월의 다짐이자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