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기어코
약속이라도 늦었는지,
쏜살같은 속도로 달리는 어느 승용차의 작은 창문 틈에
부리나케 날아 들어가 기어코 가을을 차 안에 들이는,
바쁜 출근 걸음 재촉하는 어느 직장인들 속에서
폭신한 방석이 되어 기어코 가을을 밟게 하는,
애 보느라 계절 지나는 줄 모르는 어느 어린 부부에게
아이의 손을 빌려 기어코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그렇게 바쁜 일상 틈을 기어코 비집고 들어오는,
낙엽이 지는 어느 가을
낙엽이,
기어코 이긴 어느 가을
_어느 때보다 빨리 자취를 감춘 24년 가을을 기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