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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낳고보니 꿈이엄마 Jun 22. 2021

방법 9. 박자 맞춰 말하기

1장. 신생아부터 말문이 트일 때까지 말걸기

방법 9. 박자 맞춰 말하기


 오감 이용하기에 이은 다음 방법은 박자 맞춰 말하기이다. 앞 서 언급하였던 동요나 멜로디 넣어 말하기가 어느 정도 입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박자 맞춰 말하기가 추가되면 일상에서의 대화가 훨씬 리듬감 있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제일 효과가 좋은 방법 중에 하나였고 애들도 참 좋아한다.


 박자를 맞춰 말한다는 것은 내가 하는 행동이나 아이가 하는 행동과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이 서로 박자를 맞추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가 물을 마시고 있을 때, 그냥 아무 타이밍에나 '꿀꺽꿀꺽 물 마시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한 모금 두 모금 목에 물이 넘어갈 때마다 옆에서 그걸 보면서 삼키는 순간의 타이밍에 '꿀꺽꿀꺽'이라고 말하는 것이다(투명한 컵을 사용할 경우 아이의 목 넘김이 잘 보여서 적용이 훨씬 용이하다.). 얼굴을 씻어 주면서 '쓱싹쓱싹'이라는 의태어를 말할 때 좌우로 혹은 위아래로 얼굴을 씻기는 내 손의 움직임과 입에서 나오는 말이 서로 박자를 맞추도록 말을 하는 것이다. 수건으로 닦아줄 때도 '톡톡톡' 닦아주는 토닥거림과 의성어 '톡톡톡'이 서로 박자를 맞추게 한다. 이런 의성어, 의태어가 아니고 일반 동사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다. 문을 열거나 닫을 때도 아이나 나의 행동 그 순간에 맞춰서 '열었다!', 닫았다!'를 말한다. 아이가 직접 그 행동을 할 때도 아직 아이가 행동이 늦을 것이기 때문에 타이밍 맞추기가 어렵지 않고,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즉각 반응을 해주는 것이라, 몇 번 하다보면 까꿍 놀이처럼 재미가 있어서 내가 반응을 안하면 아이가 문을 닫거나 열고 나를 쳐다보게 된다. 아이가 재채기를 하는 순간(이 경우는 좀 늦을 수밖에 없겠지만)을 최대한 놓치지 않고 '에취, 재채기했네!'라고 반응한다.  마다가 사레가 들렸을 때도 '아이고 사레 들렸네~'라고 반응해줬더니 이제 그 말을 하면 10개월 둘째가 일부러 켁켁 거리기도 한다. 음식을 뱉었을 때도 '퉤! 하고 뱉었네?!'라고 바로 반응한다. 똑딱단추를 채우거나 손발톱을 깎아줄 때도 그 소리가 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똑딱! 단추 채운다', '딸깍! 손톱 깎자, 딸각! 발톱 깎자'라고 말한다.


 행동과 말의 타이밍을 맞춰서 말할 때 좀 더 과장을 하고 싶거나 극적인 효과로 아이를 웃게 해주고 싶거나 확실한 인지를 원할 때는 앞 전의 방법 중 촉각 자극이나 위치 변화(압각이므로 이것도 일종의 촉각 자극이라 볼 수 있다.)를 동반하면 좋다. 예를 들어 아이를 안고 있는 상태라면 문을 닫는 순간 말을 하면서 살짝 제자리 점프를 해준다. 그야말로 '아이고 문이 닫혀 버렸다!'라는 느낌이 느껴지도록 높은 점프보다도 점프 후 살짝 주저앉는 느낌이 훨씬 극적이다. 당연히 아이 머리나 신체 부분을 잘 안고 해야 하겠다.


 아이와의 일상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행위들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 몇 번 하다 보면 일정한 박자감이 생기게 된다. 아이도 그것을 인지하게 되는데, 하루하루 바쁜 일상 속에 반복되는 리듬만으로도 안정 애착형성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그때 그때의 환경 변화를 반영해 리듬을 바꿔보기도 하면 아이가 상황 변화를 알아채는 경우도 있어서 아이와의 교감에도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로 유용한 방법이다. 이런 추상적 부분이 아니더라도 예를 들면 '꿀꺽꿀꺽'이나 '퉤' 같은 경우, 실제로 아이가 무언가를 꿀꺽 삼켰으면 할 때, 혹은 무언가를 퉤 뱉어내었으면 할 때에, 아이가 박자감으로 인해 의성어가 의미하는 바를 더 빠르게 인지했을 것이므로 급한 경우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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