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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낳고보니 꿈이엄마 Jul 03. 2021

방법 4. 과정을 나눠서 말하기

2장. 말문이 터지고 나서 언어 확장하기

방법 4. 과정을 나눠서 말하기


네 번째 방법은 신생아에서 말문이 터지기 전까지 적용하던 방법 중에 하나인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하기('문을 열자' 보다는 '문을 밀어서 열자'가 좋다고 이야기했었던)의 연장선으로 앞서 언급한 3. 세부 명칭으로 되묻기가 주로 명사에 관련된 것이었다면 이건 좀 더 동사나 형용사를 익히는 데에 유용한 방법이다.


밥을 먹는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식탁에 앉아서 밥 먹자'라는 의미를 전달하고자 한다.

'식탁으로 걸어간다 한 발짝 떼고 두 발짝 떼고 오른발 왼 발 걷자'

'의자를 가까이 당겨볼까요~ 끼익 의자가 ㅇㅇ에게 왔다.'

'의자에 올라가자 오른 무릎 왼 무릎 하나씩 올려 자리에 앉자'

'숟가락을 들고 밥을 퍼서 입으로 가져가자~ 입을 아~하고 크게 벌려서 꼭꼭 씹어보자. 윗니 아랫니 부딪히며 잘근잘근 씹어 꿀꺽 삼키자'

'다음은 반찬. 한 손에 포크를 들고 김치, 달걀, 멸치, 고기 어떤 것을 먹을까 고민하다 콕 찍어 입 안으로 쏘옥 들어간다 들어간다 멸치가 들어간다~'

'국도 한 모금 마셔볼까요? 건더기도 휘휘 저어 숟가락에 올려서 후루룩 쩝 입 속으로 쏘옥~ 국물도 숟가락으로 떠서 조심조심 가까이 입으로 가져간다~ 꿀꺽'


어떤 느낌이 드나요.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고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어린 아이들에겐 '앉아서 밥 먹자~', '입 아~하고 벌려보세요~', '꿀꺽 삼키고 다시 아~', '아 맛있다'와 같은 정도의 말보다는 훨씬 세세하게 설명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현재 하는 행동이나 아이가 하길 원하는 행동을 아이의 속도에 맞춰서 단계를 쪼개어서 설명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느린 것이 당연하다. 물론 짧게 말하는 어른들의 속내가 아이를 재촉하기 위함은 아니나 그렇게 말을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아이가 오히려 느린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의자에 앉아서 밥 먹자~'를 말했는데 아이는 의자에 와서 앉는 것부터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아이 입장에선 얼마나 급한 일인가~ 앉기도 전에 밥먹자를 먼저 이야기하는 게 된다.


이러한 속도 측면이 아니더라도 아이의 행동이 이뤄지는 타이밍에 맞춰 동사를 설명하다 보면, 한 가지 동작을 행하기 까지 사실 얼마나 많은 동작들이 함축되어 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걸어간다'는 두 발을 순서대로 한발 한발 천천히 떼며 앞으로 나아가는 거고 '먹는다'는 음식을 도구로 잡아서 입에 넣고 입을 움직여 잘게 씹어 삼킨다는 의미이다. 먹고 있는 아이를 보며 '입을 오물오물 움직이고 있네, 혓바닥을 슥슥 움직여서 맛도 보고 음식도 섞고 있네'라고 세부 동작을 쪼개어 설명하면, 당연히 훨씬 많은 동사들을 인지하게 된다. 더불어 아이가 자신의 동작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주고 맛과 같은 감각이나 순간의 행동을 더 집중, 음미할 수 있게 해 준다.


포인트는 무심코 하는 말에 함축된 많은 단계들을 쪼개어서 아이의 행동 타이밍에 맞춰 이야기하게 되면, 아이에게 재촉한다는 느낌을 주지 않을 수 있으며 아이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자신의 행동에 집중할 수도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어휘의 확장은 그야말로 덤으로 얻는 효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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