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ster 폭풍우를 만날 날

콜롤라도에서 살아남기 - [155] May 24th 2023

by 설규을
A Storm Chasing

오늘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했다. 오늘은 달리기까지 했기 때문에 상당히 배가 고팠다. 그래서 아침을 양껏 먹었다. 그런 후에 날씨 브리핑을 듣고 얼마 안돼서 바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나는 배가 별로 안 고파서 skinny size인 가장 작은 사이즈를 시켰는데, 생각보다 너무 작아서 아쉬워하면서 먹었다. 나중에 나는 저녁에 배가 너무 고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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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아침 풍경과 내가 하는 비행기와 Lidar 디스크, 그리고 점심으로 먹은 지중해 샌드위치

오늘도 비행을 떠나는데,차를 운전하고 또 어딘가에서 대기한다. 이렇게 생긴 미국식 주유소에서 대기한다. 기름도 채우고 화장실도 가고 물도 사고 이렇게 대기하다가, 또 어딘가로 이동한다. 말 그대로 폭풍을 쫓는 과정이라서 대기하면서 대기를 측정하고, 측정된 대기를 분석해서 다음 장소를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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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낭만 주유소와 그 주위 풍경. 정말 아무것도 없다.

오늘은 그러다가 Muleshoe라는 곳에 다시 모였는데, 스톰체이싱 전체 팀이 한 곳에 주차를 했는데 장관이었다. 스톰체이싱은 크게 4가지 기관에서 협업한다. 위에 있는 Lidar 디스크를 달고 다니는 팀이 NOAA라고 미국의 기상청이다. 그리고 동그란 Radar KA1 Band를 달고 다니는 Texas Tech에서 온 팀이 하나 있다. 그리고 가장 큰 두 조직중 하나로 UNL에서 온 팀이 있다. 이 팀은 위에 두 팀이 측정한 구름 데이터, 대기 지도를 가지고 자신들이 또 측정한 데이터를 모델에 넣어서 스톰이 어디에 생길지 가장 정확하게 결정을 내린다. 그리고 남은 하나의 조직은 바로 내가 속한 CU Bouler팀인데, 우리는 UNL사람들이 결정을 내리면 그 곳으로 가서 직접 비행기를 날린다. 그리고 그렇게 비행기를 날리면서 탑재된 센서를 통해서 점점 더 모델을 정확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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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vehicles is there.

Muleshoe에서 다시 어느 큰 공원으로 갔다. 거기서 또 시간을 보냈다. 도마뱀을 닮은 어쩌구 Toad도 보고 선인장 꽃도 봤다. 그리고 여기서 이동하는 곳이 바로 우리의 발사 장소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땐 몰랐다. 우리가 무슨 일을 겪게 될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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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쁜 자연.

그렇게 출발했다. 처음에 폭풍은 그렇게 거대해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가 UNL 사람들 말을 듣고 비행을 하려고 하면, High precipitation으로 다시 취소돼고 다시 차를 돌려서 움직였다. 이걸 약 두시간동안 반복하면서 이동했다. 그러다가 폭풍이 점점 거세지고 우리는 생각보다 위험한 상황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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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까진 평범한 폭풍우인줄 알았다.

그러다가 폭풍우가 너무 거세지고 핸드폰에서는 무수한 더 심각한 알람이 울렸다. 그리고 시야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린 발사직전에 비행이 취소되고 숙소로 복귀가 결정됐다. 바람도 너무 거세고 비도 너무 내렸다. 모래폭풍과 무서운 비바람을 뚫고 겨우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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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멸망하는 것처럼 무서웠다. 어둡고 비바람에 보이는 것은 차량의 불빛밖에 없었다.

그리고 번개가 너무 무섭게 쳤다. 운전하면서 여기가 마치 지구가 아니라 목성의 대기에서 운전하는 것 같았다. 아래 세 사진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진인데, 사진을 찍는 것을 연타로 찍었는데, 밤인데도 불구하고 번개가 너무 강하게 치니까 순간적으로 낮처럼 환해진다. 그리고 번개가 가로로 확장되는 fork lightning도 처음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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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오른쪽 사진까지 약 2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이다. 즉, 번개가 강하게 쳐서 주위 풍경이 낮처럼 보이는 사진이다.

숙소로 가기 전에 맥도날드에 들렸는데 너무 배고파서 맥 너겟을 먹고 다시 숙소로 들어갔다. 들어가고 나니 약 자정쯤이었다.

대재앙과 같았던 순간들. 돌이켜보면 정말 위험했다.

미친 하루가 끝났다. 아마 내일은 off-day 처럼 정비하는 날이 될 것 같다. 진짜 재밌고,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동시에 두려움까지 느꼈다. 자연앞에 인간의 무력함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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