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테뉴가 오십의 우리에게 건네는 위로
오십이라는 나이의 고개를 넘는다는 것은, 마치 잘 읽어오던 책의 장(Chapter)이 예고 없이 바뀌는 것과 같습니다. 이제까지 우리는 타인이 써준 대본에 따라 성실하게 배역을 수행해 왔습니다. 부모님의 자녀로, 사랑하는 사람의 배우자로, 자식들의 부모로, 유능한 직장인으로, 그리고 사회라는 거대한 톱니바퀴의 일부로 말이죠. 하지만 어느 날 문득 거울 속의 낯선 얼굴과 마주할 때, 우리는 묻게 됩니다.
“과연 이 역할들을 다 걷어낸 ‘진짜 나’는 누구인가?”
저는 지난 2000 년부터 25 년이 넘는 시간동안 IT 기업에서 사업과 마케팅을 하며 치열하게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인생의 절반을 지나며 제가 깨달은 가장 소중한 진리는 복잡한 비즈니스 이론이나 성공의 법칙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16 세기의 철학자 미셸 드 몽테뉴가 자신의 탑 서재에서 평생을 바쳐 길러낸 ‘나를 발견하는 기술’이었습니다. 몽테뉴는 당대의 소란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오직 자신을 관찰하며 《수상록(Essais)》을 썼습니다. 그는 오십 대의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위업은 자기 자신으로 사는 법을 아는 것이다. 우리는 남을 위해 살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이제는 오직 나 자신을 위한 '뒷방'을 가꾸어야 할 때다.”
이 글은 바로 그 ‘영혼의 뒷방’을 가꾸고자 하는 오십 대를 위한 지도입니다. 우리가 인공지능이나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일상의 번거로운 과업들을 정교하게 관리하려는 근본적인 이유는, 기술의 노예가 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생존의 하중을 덜어내어, 거기서 확보된 귀한 여유를 ‘나만의 재미와 사유’로 채우기 위함입니다.
이 글에 담길 50 가지 주제는 당신이 비로소 당신 인생의 ‘서술자’가 되기 위한 연습들입니다. 몽테뉴가 그랬듯, 우리도 이제는 완벽한 정답을 찾으려 애쓰기보다 서툰 모습 그대로의 나를 긍정하며 나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야 합니다. 이 글의 연재가 마칠 때쯤이면 당신도 당신만이 열 수 있는 ‘영혼의 뒷방’ 열쇠를 온전히 쥐게 될 것입니다.
이제 큰 기업을 떠나 서초동의 작은 사무실 근처를 산책하며 고민하고 다듬은 이 생각의 파편들이, 인생 후반전의 첫 페이지를 넘기는 당신에게 든든한 지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자, 이제 타인의 박수가 아닌 내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당신만의 위대한 수상록을 시작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