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인칭 시점 Oct 31. 2023

젊음은 평생의 염원이다

젊음에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파우스트가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영혼마저 내걸며 얻고자 할 정도였으니까요. 젊고 매력적인 얼굴로 변한 파우스트는 휘황찬란한 욕망에 휩싸입니다.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배신하며 뒤늦게 후회하길 반복하죠.


시간이 지나고 파우스트는 삶의 끝자락에 서서 쏜살같이 지나간 젊음을 이렇게 회고합니다.

    

생동하는 전율에서 행복을 찾으리라. 그렇게 부지런히 노력하며 자유와 생명을 쟁취하리라.

   

노력하는 한 인간은 방황한다던 신의 말을 이내 깨달은 것일까요. 끊임없이 방황할지언정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다는 희망이 주는 시간. 파우스트는 그 시간을 젊음이라 생각하며 위안을 얻고자 했을지도 모릅니다.

    

영화 <버드맨>의 주인공 리건도 젊은 나날의 끝자락을 놓지 못합니다. 가면을 쓰고 날개를 단 채 하늘 위를 찬란하게 유영했던 남자는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데도 말이죠. 그럼에도 그는 고요한 숨소리가 요동치는 연극 무대에서 과거의 가면을 벗은 채 새로운 도전에 나섭니다.


리건은 다시 우뚝 서고자 노력합니다. 40여 년 전 진심이 담긴 연기가 좋다는 말을 냅킨에 적어 자신에게 건네준 한 대문호의 응원을 이따금씩 곱씹으면서 말이죠. 어쩌면 이 한마디가 그에게 철지난 프랜차이즈 스타의 무모한 도전이라는 세간의 비아냥도 감내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내면의 목소리와 씨름하며 방황하는 황혼에게 방황마저 권리이자 희망이 되는 젊음은 다시 허락될 수 있을까요. 비록 시간은 오늘도 어김없이 그의 얼굴에 주름 한 줄을 더 새기겠지만 말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젊음의 본질은 혼돈이라는 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