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여행

더 패키지 2017, JTBC

by 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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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배낭을 메고 하와이에 갔다. 혼자서 떠난 해외여행은 처음이었다. 편안한 호텔에서의 고급스러운 여행보다 고생스럽지만, 모든 걸 스스로 해결하는 저렴한 배낭여행을 선호한다. 하와이 호놀룰루 섬을 캠핑 일주 하기로 마음먹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같은 해 북유럽 3개국을 캠핑으로 일주했던 경험이 있어 혼자서도 충분할 거라 자신했다. 처음부터 하와이에 가려던 건 아니었는데, 어딘가로 떠나고 싶었고, 혼자 캠핑으로 여행하기에 적합한 나라를 찾다 대중교통이 잘 되어있는 하와이 호놀룰루 섬이 적격 판정을 받았다. 그렇게 일주일 전에 티켓팅을 하고, 비자를 발급받고, 캠핑 허가서까지 준비했다. 가족도, 친구들도 물었다.


그런데 왜 혼자 가려고 해?


회사에도 여름방학, 겨울방학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친구들과 함께 떠나려면 휴가를 맞춰야 하고, 그들의 꿀 같은 휴가 동안 기억에 남는 여행을 만들어야 하니까 친구들의 취향에 맞춰 여행을 결정해야 한다. 나는 시간이 많고, 당장 떠나고 싶고, 호텔이 싫고, 누군가의 비위를 맞추며 여행하고 싶지 않았다. 이번만큼은 혼자 떠나고 싶었다.


오래된 로망이었다.

대학생처럼 배낭을 메고 혼자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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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동안 행복했다고 해서, 앞으로 영원히 행복하리란 보장이 없고, 여행을 통해서 행복의 비밀 같은 걸 발견한 것도 아니었다. 나를 발견하는 것, 그래서 내가 원하는 것을 알아가는 것. 그래서 조금 더 행복에 다가갈 수 있는 희망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여행에서 무엇인가 발견하고자 할 때, 혹은 새로움을 찾고자 할 때 아무것도, 아무런 메시지 조차도 얻을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여행은 그렇다. 떠나봐야 아는 것. 일단 신발을 신고 현관문을 나서야 하는 것. 확신 없이 출발했다, 확신을 가지고 돌아오게 되는 것이 아닐까?





대사 발췌 : 더 패키지 2017, JTBC / 극본 천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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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명대사를 인용하여, 작가 개인의 삶을 이야기 한 에세이 "엄마, 왜 드라마 보면서 울어?" 의 브런치 연재 글을 모아, 브런치 북으로 재 발간합니다. 출간 후, 작가가 직접 일부 수정하였으므로 책과 다를 수 있습니다. '엄왜울'의 종이 책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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