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가 필요해 2, tvN 2012
이별 후에 열매는 말할 수 없이 쓸쓸해졌다. 그녀를 애태우던 사랑이, 영원히 뜨거울 것 같던 사랑이, 이렇게 차갑게 식어버리다니. 겨우 이런 것이 사랑일까, 그녀가 믿고 소망하고 사랑하는 것들이 이렇게 연약하다니, 그녀는 걷잡을 수 없이 쓸쓸해졌다. 열매는 석현과 일곱 번째로 이별했다. 친구들은 축하한다며 인사를 주고받았다. 열매는 그런 말이 싫었다. 어떻게 이별을 웃으며 축하할 수 있는 건지, 언제부터 우리의 이별이 축하할 일이 되었는지 화가 났다. 이별, 좋아서 겪은게 아니었다. 이별이란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위로받아야 할 아픈 경험이다.
지난 연애에 대한 애도의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다. 지난 연애를 서서히 마음에서 지워내고, 미움은 버리자. 감사함과 추억을 남기는 시간을 갖자. 다음에 찾아올 나의 사랑을 위해서도 좋은 시간이 될 거로 생각했다. 하림은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힌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나는 동의할 수 없다. 외로움을 다른 사람으로 채우며 지난 사랑을 잊어내기도 했지만, 지나고 나니 남는 건 후회뿐이었다. 사랑이 새로운 사랑으로 잊히는 게 아니라, 아픔을 잠시 가리는 것뿐. 새로운 사랑이 걷히고 나면 아픔은 저 밑에 그대로 자리하고 있었다.
새로운 아픔까지 켜켜이 쌓여, 아픔의 무게가 더 불어난 채로.
대사 발췌 : 로맨스가 필요해2 tvN / 극본 정현정
드라마 명대사를 인용하여, 작가 개인의 삶을 이야기 한 에세이 "엄마, 왜 드라마 보면서 울어?" 의 브런치 연재 글을 모아, 브런치 북으로 재 발간합니다. 출간 후, 작가가 직접 일부 수정하였으므로 책과 다를 수 있습니다. '엄왜울'의 종이 책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