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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연 Jan 31. 2019

걱정만 하다보니 나이만 먹어 버렸어.

나 곧 죽어, KBS 드라마 스페셜 2014


나는 술이 적당히 들어가면 “내일 죽어버려도 여한이 없어!”라고 버릇처럼 말한다. “그놈의 죽는다는 소리, 그만 좀 하면 안 되냐.” 측근들은 질색한다. 빨리 죽어버리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는 말이다. 나는 매 순간 후회 없이 살고 싶다.














언젠가 재무 설계사에게 나의 재무상태에 대해서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새는 돈을 막아 멋진 노후를 만들어 준다는 인생 설계였다. “월급이 얼마인가요? 매일 쓰는 돈은 얼마죠?” 설계사는 이런 유형의 질문을 했고, 나는 내 처지를 성실히 브리핑했다. “도연 씨, 이대로라면 노후가 힘들지도 몰라요. 지금부터 라도 소비를 줄이세요. 하고 싶은 걸 조금씩만 참고, 노후를 준비하세요.”

나는 상담을 받고서도 열렬히 버는 족족 돈을 써댔다. 그동안 친구들은 수천만 원을 모아 시집을 갔고 차를 샀다. 온갖 경험에 돈과 마음을 쓰던 나는, 삼십 대 중반이 되었지만 차도 없고, 집도 없다. 시집갈 돈도 없고 남자도 없고. 


나는 말한다. 나는 경험 부자라고.









평생 걱정만 하는 지구인이 될 바에야, 차라리 현재를 즐기는 외계인이 되겠어요.



우린 왜 평생, 미래를 향한 걱정 속에서 살아야 할까. 미래를 걱정하며 오늘을 전전긍긍 살 것인지, 오늘의 행복을 느끼며 순간을 사랑하는 사람이 될 건지는 본인의 선택이다. 자신을 믿고, 하고 싶은 것들 하면서 행복하게 살자. 걱정하다가 나이만 먹기 전에. 죽기 전에 후회하지 말고. 자, 이제 당신은 지구인과 외계인, 어느 쪽을 선택할 건가?





대사 발췌 : 나 곧 죽어, KBS 드라마 스페셜 2014  /  극본 유수훈




드라마 명대사를 인용하여, 작가 개인의 삶을 이야기 한 에세이 "엄마, 왜 드라마 보면서 울어?" 의 브런치 연재 글을 모아, 브런치 북으로 재 발간합니다. 출간 후, 작가가 직접 일부 수정하였으므로 책과 다를 수 있습니다. '엄왜울'의 종이 책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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