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숨의 문장

너라는 이름으로 써 내려가다

by 김하종

아침에는

햇살이 먼저 쓴 인사말,

나는 뒤늦게 펜만 든다.


바람이 창끝을 밀면

종이 위에 결이 생기고,

걸음이 행을 만든다.



억지로 지어낸 단어들은

기침처럼 튀어나가고,

네 생각이 떠오르면

공기가 문장으로 모인다.


잉크는 눈빛에서 채워지고,

나는 종이를 펼쳐 두기만 한다.



오늘도 시는 숨결로 먼저 와서

내 빈칸을 가만 채운다.

미처 쓰지 않았다.

들숨처럼 들어온

너라는 이름으로

천천히 써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