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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네 Nov 04. 2024

중국 여행을 안 하고 싶게 된 이유

중국(3)



1. 중국앱을 이용해야 한다

중국은 현금이 필요 없다. 중국인 친구도 아마 최근 5년 간에는 현금을 뽑아서 쓴 적이 없다고 할 정도로 앱으로 모든 걸 한다. 결제를 위해 알리페이나 위챗을 이용해야 하는데 중국 정부가 개인 정보를 수집한다고 해서 찝찝해서 위챗을 지웠었다. 이번 여행을 위해 알리페이를 깔고,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도 된다고 해서 다운로드해 갔다. 어떤 쇼핑몰의 마트에서는 유니온페이만 되는데(알리페이/카카오페이 안됨) 실물카드는 또 사용 불가한 곳이어서 다행히 네이버페이는 결제가 되었다. 이렇게 혹시 모르니 여러 페이를 준비해 간 게 다행이었다.


디디추싱에서 하는 택시 앱을 받았는데 다 중국어로 되어있어서 원, 도저히 못쓰겠다(학교다닐 때 중국어가 제2외국어였는데도 어렵다). 알리페이에서 택시를 부를 수 있어서 혼자 공항 갈 때 한번 이용했는데 먹혔다. 다행이다. 알리페이는 그나마 영어로 가능하다. 알리바바는 플랫폼을 확장해 별의별 걸 다해서 조 단위 이상 수익을 내는데 중국 인구가 어마어마하고 공산당 정부도 엄청 키워주니 확장성이 엄청난 것 같다.


참고로 공산당이 인공지능 같은 기술, 거대기업을 키워주는 것은 경제가 계속 안정된 성장을 해야 체제 유지를 하기 때문이며 거대기업이 얻는 어마어마한 수익을 자기들이 재분배하는데 활용하기 위함이다. 정부가 사회적 책임을 강제하는데도 기업이 가만히 있을까 싶지만 어마어마한 시장과 소비자가 있으니 나름 서로 윈윈하는 관계인 것 같고, 중국에서 사업하려면 중국 정부(=공산당) 말 들어야지 뭐. 그것도 그렇고 사회 곳곳에 공산당원들이 뻗어있고 중국 국민은 공산당의 영도를 받아야 한다는게 헌법에도 나와있다고 한다(진핑 형님이 개정하심). 곧, 기업이든 개인이든 공산당원이 아니어도 공산당(=곧 정부)의 계획과 정책에 따라야 함을 의미한다. 아무리 봐도 시장경제 같은데 복지국가 자본주의랑 뭐가 다른거야? 싶었는데 공산당 계획, 통제형 시장 파이 키우기라는 점이 다른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2. 지도를 보며 자유로운 여행을 하기 불가능하다

연장선상에서 구글지도를 보며 여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미리 사간 Esim으로 구글 인스타 카톡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구글 지도가 위치를 아주 정확히 잡지도 않고 뭔가가 잘 안 되고 불편하다. 챗 지피티도 안된다. 한국어/영어만을 사용해 중국에서 구글지도를 쓰기란 무용지물처럼 느껴졌다. 베이징 상하이 같은 대도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방도시는 하여간 그랬다. 대신 어느 블로그를 보다가 애플 기본 지도앱이 영어로 검색되는데 그나마 구글지도보다 나아서 친구들이 없이 혼자 있을 때 써봤는데 그나마 괜찮다! 걸어서 다니는 간단한 거리 같은 경우에는 쓸만하다.


만일 중국인/중국어 없이 가게 된다면 갈만한 곳을 미리 사전 조사를 해서 애플 지도에 저장을 해놓고 택시나 걸어서 이동이 편리한 곳에 호텔을 예약할 것 같다. 중국은 자연환경이 멋진 곳이 많은데 그런 곳들은 주로 차로 다녀야 하고 접근성이 떨어져서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중국어를 못하는 사람들은 한국인들의 여행 정보가 많은 지역을 가는 게 안전하고 편리할 것 같다.



3. 공항에서도 영어가 안 통한다

중국어를 못하면 아무 소통이 안된다. 여행은 자고로 현지인과 소통하는 재미인데, 중국어를 못하면 너무 답답하다. 옷가게, 식당 등 뭐 내가 소비자 입장에서는 앱을 써가며 소통하지만(이것도 많이 답답하다) 시간에 쫓긴다거나 길을 잃거나 하는 등 급한 상황에서는 너무 불편하다. 공항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영어를 못한다는 것이 충격적이다.


은퇴 전 변호사였다는 이스라엘 아줌마와 국내선 환승을 하는데(갈 때 고생했어서 명백한 외국인처럼 생겼길래 내가 말을 먼저 걸었다) 길이 복잡한데 영어가 안 통해서  “공항 직원은 영어를 할 줄 알았는데 너무 놀라워요. 동남아 사람들은 영어를 잘하는 거였네요,“ 하고 말하면서도 둘 다 여행을 끝내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라 뭐 중국이 그러면 그렇지, 하는 마음으로 바뀌어서 그러려니~ 우리가 적응해야지~ 하게 되었다.


얼굴만 갖다대면 내 비행기 정보가 뜬다..


3. 중국 국내선은 연착이 잘된다

이 국내선 탑승 고객의 전 비행기가 연착되면 연쇄적으로 다 연착을 시키는 것 같다. 다른 나라 항공사는 내가 탑승에 실패해도 안 기다려주고 잘만 떠나더만 왜 내가 여기서 탈 때는 온갖 사람들을 다 기다려줘야 하는가, 하고 짜증이 났다. 톈진으로 가는 중국인 언니도 연착이 되었다고 했다.


트립닷컴으로 예매를 했는데(알고 보니 트립닷컴도 중국앱 ㄷㄷ) 알림을 켜놨더니 실시간으로 게이트 변경, 연착 정보를 알려줬다. 일단 출발 전부터 두 시간 연착이 되었고, 게이트 앞에 가서 앉아있는데 4시간인가 연착 알림 와서 짜증 확 올라가더니(다음날 새벽 애매한 시간에 도착하게 생김…) 또 3시간, 2시간으로 줄어들었다. 처음에 네 시간 연착 알림이 왔을 땐 밤 도착이라 신청해 놓은 공항 픽업도 취소하고, 다음 날이 넘어가면 esim도 끝나면 인터넷을 못쓰니 또 급하게 하루치 이심을 샀다. 그래놓고 보니 갑자기 또 비행기가 30분 뒤 탑승가능으로 뜨는 게 아닌가.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너무 지쳤다. 그래도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아줌마가 물과 도시락을 나눠주었다.



4. 호텔 외에는 쭈그려 앉는 변기다

중국에서 제일 힘들었던 게 화장실 문제다. 공항, 호텔 외에는 모두 쭈그려 앉는 변기였다. 친구집도, 친구 엄마 집도 시내 한가운데 아파트인데 쭈그리는 변기여서 너무 괴로웠다. 식당도, 휴게소도 모두 그래서 여행 중에 웬만하면 참았다가 호텔에 가서 볼일을 봤고, 웬만하면 아침에 큰 볼일을 보고 시작해야지, 했는데 오히려 압박감에 화장실을 못 가곤 했다. 친구에게 물어보니 중국인들은 쭈그려 앉는 게 위생적이라 생각해서 선호한다고 했다. 난 쭈그리는 게 너무 힘들고 다리도 후덜거려서 오래 못 앉겠다. TMI이겠지만 힘 빠지면 뒤로 넘어갈 것 같아서 빠지면 어떡하지, 란 생각에 늘 긴장되었고 친구 엄마 집에선 앞에 파이프 같은 관을 붙잡고? 볼일을 봤다. 으아, 너무 힘들어!



5.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대한 우려

중국 반간첩법도 강화되었다고 하고 억류된 사례도 있고 하니 중국 공안도 무섭고 갑자기 나를 어떻게 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늘 있다. 뭐 갑자기 외국인 폰을 뒤져서 체제위협이 되는 사진이나 그런게 있는지 카카오톡 페이스북 깔렸는지 본다고 하니 왠지 모르게 긴장이 된다. 다른 나라에서는 굳이 안해도 되는 걱정과 불안이 따라온다.


중국 '사이버 애국주의'의 위험성(BBC코리아)

https://www.bbc.com/korean/articles/ckg05v63wv7o.amp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가게 된다면 그 이유는

1. 해외 가는 비행기 값이 압도적으로 싼 점(십만 원-20만 원 초면 충분하다)

2. 이젠 비자가 필요 없어진 점

3. 음식값(과일도 동남아보다도 싸고 맛있다), 호텔비 등 물가가 매우 매우 싼 점

4. 중국산 건강한 식료품(엄마 심부름으로 질 좋은 깨, 콩 등을 사 왔는데 대량이 아니라면 반입이 괜찮다 ), 질 좋은 차 등 쇼핑하러 가기 좋다는 점,

5. 스위스 풍경, 캐년, 힐링되는 시골 풍경 등 자연이 어마어마하게 아름다운 곳이 많다는 점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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