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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히읗 Feb 28. 2024

영화 '파묘'에 관한 글을 적기 전에 쓰는 잡설

문예창작과 꼭 가야겠니? <특별편>에 관하여

이야기를 다루는 학과(문예창작과, 극작과 등) 입시를 준비하다 보면 늘 만나게 되는 면접 단골 질문이 있다. 

 

'최근에 본 영화가 무엇인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무엇인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이 무엇인가?'


이 질문은 학생이 최근 트렌드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임과 동시에 대답에 따라 학생의 성향이나 안목을 파악할 수 있는 질문이기도 하다. 


극작과나 연출과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그렇다 쳐도, 문예창작과가 영화를 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입시나 면접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최근 흥행했던 영화에 관심을 갖는 것은 창작가에게 좋은 공부가 된다.


영화는 제일 처음 '글(시나리오)'로 만들어져 '영상'으로 만들어지는 작품이다.  

영화에는 '스토리'가 있고, '인물'이 있다. 그리고 '조명', '배경(미술적 장치)', '음향'과 같은 시청각 장치가 있다. 영화에서 나타나는 갖가지 시각적인 소재와 상징들은 보여주며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창작자의 의도를 전달해 준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창작자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영화에 관심을 가졌으면 해서 가장 최신 영화인 '파묘'에 관하여 이야기할까 한다.

(혹은 그저 영화 '파묘'를 재미있게 보았던 사람들이 흥미롭게 보길 바라며, 여러 목적을 가지고 애정을 담아 이 글을 적어본다.)


관객들에게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나는 '파묘'가 굉장히 좋은 영화라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좋은 영화에는 여러 조건이 따라붙는다.

재미있는 스토리와 연기력이 보장되는 배우진을 기본으로 가지고 있다는 전제하에, 아래의 조건을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좋은 영화이다.


1. 관객이 시계를 보지 않을 정도로 흡입력을 가지고 있는 영화

(감독이 관객의 호흡을 사로잡고 지루하지 않은 영화)


2. 보통 사람들부터 창작자, 비평가, 연구자들까지 흥미롭게 반응하는 영화

(관객수가 보장이 되고 흥행을 했으면서 비평이나 연구가 다채롭게 나오는 영화)


3. 영화의 주제가 확실하며 그 주제에 맞는 상징과 소재가 잘 구현이 된 영화

(감독뿐만 아니라 미술감독, 음악감독의 존재가 확실히 드러나는 영화)


4. 처음부터 끝까지 군더더기 없이 구성이 잘 되어있는 영화

(이야기가 산으로 가거나, 사족이 붙거나, 떡밥회수가 잘 안 되는 영화는 안된다)


5.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논란이 일어나는 영화

(관객들이 서로 영화의 의미에 관하여 의견싸움이 일어나는 영화)


내게 '파묘'는 이 조건을 모두 갖춘 영화였다.


'파묘'에 관한 내 분석은 '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긴 하지만,

내 브런치북의 주제에 맞게 '창작자가 생각해보았으면 하는 것들'을 유념하며 쓰였다.


이번에 쓴 글은 '파묘'에 나오는 상징과 장치에 관한 것이며, 인물과 주제를 포함하여 다루고 있다.


글은 아래와 같은 내용들로 이루어질 것이다. 


영화에 관심을 가졌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만한 이야기이지만 우선 <항일에 관한 주제>를 통하여 영화에서 등장하던 항일메시지가 어떻게 드러났는지 인물과 대사, 그들과 관련된 소재들을 통해 간단하게 다루고자 한다.


<파묘 속 빛과 그림자 -음과 양의 세계>를 통하여 색채적 상징이 어떤 식으로 구현되었는지 간략하게 이야기할 것이다.


<나무와 불 그리고 흙>을 통하여 음양오행과 자연에서 비롯된 상징과 의미를 다룰 것이다.


<한국 무속과 일본 설화>에 관해서도 적고 싶었지만 내가 아는 바가 많지 않아서 누군가가 연구해 주길 바란다. 감독에 대한 인터뷰나 다른 사람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어 영화를 보고 글을 쓰고 다른 글을 읽으면서 신나는 하루들을 보내고 있다.


영화에 대해 혼자 비평하고 연구하는 것도 좋지만, 역시 사람들과 같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 가장 즐겁기 때문이다. 

작품을 창작하거나 공부하는 것은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하는 것이 즐겁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아울러 이번 글을 이후로 <문예창작과 꼭 가야겠니?>는 수요일 연재에서 목요일 연재로 연재일을 변경하고자 합니다. 많은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파묘>에 관한 상징 분석 글은 내일인 2월 29일 목요일에 연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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