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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AX, 리더의 AI 리더십

by OOJOO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 기업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을 추진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 했다. 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모바일, IoT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이 기업 운영 전반에 스며들어 생산성 향상과 신사업 창출에 기여하기도 했지만, 비용과 시간은 투자했지만 성과는 미비한 경우도 태반이다. 이는 기술의 가능성을 확대 해석하거나 굳이 과도한 비용을 투자해 목표 관리를 못한 탓도 있고 기술에 함몰되어 정작 중요한 이 기술을 도구 삼아 변화관리를 소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흐름은 DT에서 AX(AI 트랜스포메이션)로 옮겨가고 있다. AX는 단순히 AI를 도입하는 것을 넘어 기업의 모든 가치 사슬에 AI를 통합해 근본적인 혁신을 추구하는 접근이다. 이는 업무 자동화나 챗봇 도입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R&D, 마케팅, 영업, 공급망, 고객 서비스 등 전 부문에 AI를 적용해 의사결정의 속도와 정확성을 높이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와 BCG는 2025~2026년을 기점으로 AX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할 것이라 전망한다. 즉, AX는 DT보다 더 많은 기업 내 업무 영역과 프로세스 전반에 영향을 주며 기존의 그 어떤 기술보다 더 파괴력이 크다. 그런만큼 DT보다 AX는 기업의 혁신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AX의 성패도 기존 DT처럼 기술 그 자체보다는 이를 도입해 도구로 삼아 실제 변화관리를 꾀하는 문화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그 과정에 있어 핵심은 AX 리더십이다. 과거 DT도 현장의 자발적 변화만으로는 한계가 있었고 최고경영진의 의지와 전략이 명확히 뒷받침되어야만 성과를 냈다. AI는 이보다 더 하다. 경영진이 AI를 단순한 지원 도구가 아니라 비즈니스 전략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직접 활용해야 한다. 이는 보고서에서 “AI를 써보라”고 지시하는 수준이 아니라 회의 준비, 시장 분석, 전략 기획, 인재 관리 등 리더 자신의 업무에 AI를 실제로 적용하고 그 효과를 체감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사실 이미 10대-30대는 AI를 능숙하게 사용하지만 40대 이상은 그에 비해 이해도나 활용도가 떨어진다. 이 갭을 극복하고 AI를 기업 전반에 활용해 사업 혁신과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으려면 리더들의 AI 이해와 활용에 대한 수준이 높아야 하고 그것이 리더의 AI 리터러시이다. 그리고 AI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AI 기반으로 조직 전체의 변화관리를 이끌어야 하고 그것이 AX 리더십이다.


실리콘밸리의 선도 기업들은 이미 이런 ‘AX 리더십’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는 매일 아침 AI로 생성된 요약 리포트로 하루 일정을 시작하며 이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린다고 공개한 바 있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는 주요 투자자 미팅과 제품 전략 회의에서 AI 시뮬레이션 결과를 활용해 빠른 결정을 내린다. 국내에서도 일부 대기업 총수가 AI 모델을 직접 다루며 프로젝트 방향을 조정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행동은 조직 전반에 강력한 신호를 보내며 구성원들의 AI 활용 문화를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된다.


AX 리더십은 단순한 기술 수용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첫째,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 AI가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재정의할지를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둘째, 문화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AI 적용 속도가 빨라진다. 셋째, 데이터와 윤리를 동시에 챙겨야 한다. 데이터 품질과 보안 그리고 AI 윤리 원칙을 확립하지 않으면 신뢰를 잃게 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리더가 직접 행동하며 모범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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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는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기업 체질을 바꾸는 전략적 변화다. AX 리더십이 뒷받침되지 않는 AX는 부서 단위의 실험에 머물다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경영진이 AI를 자신의 언어와 도구로 삼고 이를 기반으로 전사적 목표와 실행력을 결합한다면 AX는 기업의 새로운 성장 곡선을 그릴 수 있다. 지금은 기술보다 리더십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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