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영어, 너는 누구니?

Source Language

by 영어 참견러

대학교 2학년 영어학 수업에서 영어 알파벳이 영국도 미국도 아닌, 현재 팔레스타인 지역에 살았던 고대 가나안의 북쪽 지역에서 문명을 이룬 페니키아 인이 사용한 글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들의 문자는 22개 자음만으로 되어있어 배우기 쉬웠고, 기원전 1400년에서 900년경까지 갤리선(galley 돛과 노가 있는 군용선)을 이용한 해양 무역을 통해 유럽과 북아프리카에도 전해지고 로마자가 만들어지는 원천이 되었다. 그리스인들이 페니키아 자음에 α(alpha), ε(epsilon), η(eta), ι(iota), ο(omicron) 5개의 모음을 추가하였고, 그들의 첫 번째 글자(Alpha)와 두 번째 글자(Beta)를 이어서 알파벳(Alphabets)이라는 그리스 문자가 만들어졌다. 그 후 로마 문자(Latin Alphabets 라틴문자)로 사용되어, 남유럽 서부와, 서, 중 유럽, 동유럽 일부, 아프리카, 남북 아메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전 세계에 걸쳐 사용되고 있으니, 놀라운 언어임에 틀림없다.

나를 더 놀라게 한 것은 페니키아 인들이 살았던 땅이, 성경에 나오는 대홍수 사건 이후 노아의 세 아들인 셈, 함, 야벳의 자손이 살았던 가나안 땅이라는 것이었다(창세기 9:18). 노아의 첫째 아들 셈의 자손인 아브라함이 기원전 약 2000년경 하나님의 부르심을 듣고 가족을 데리고 간 곳도, 기원전 약 1200년경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에서 약 430년 동안의 힘겨운 노역 생활을 마치고 인도된 땅도, 바로 그 가나안 땅이다. 존 앨지오(John Algeo)와 토만 파일즈(Thoman Pyles)의 <영어의 기원과 발달 제5판>에 의하면, 셈어족(Semitic, 노아 장남의 이름)과 함어족(Hamitic, 노아 차남의 이름)은 많은 음성적 및 형태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근거로 이 두 어족을 함, 셈어족이라 부르고, 오늘날 아프리카 아시아어(Afroasiatic)를 통해 서로 관련된 것으로 학자들이 보고 있다. 다만, 야벳 어족(Japhetic, 노아 삼남)이라는 이름은 오래전에 쓰이지 않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노아의 식구들이 사용한 글자가,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영어 알파벳의 원조이자, 인류의 조상 언어(source language)라는 말이다.

온 땅의 언어가 하나요 말이 하나였더라. (Now the whole world had one language and a common speech.)’ (창세기 Genesis 11: 1 )


언어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던 윌리엄 존스라는 영국인 대법관은 인도에서, 고대 언어인 산스크리트어(인도의 고대 언어)를 배우면서 그리스어나 라틴어 등의 단어 유사성을 찾았다. 콜카타의 아시아틱 학회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한 날인 1786년 2월 2일은, 언어 연구의 역사상 기념할 만한 날이다. 바로 이 세 가지 언어(산스크리트어, 그리스어, 라틴어)가 공통된 조상 언어에서 갈라져 나왔음을 공표한 날이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지역으로 흩어진 각 종족, 문화, 문명권이 같은 조상 언어를 소유하고 있다는 존스의 뛰어난 발견은 이후에 나온 모든 연구로 사실임이 뒷받침되었다. 19세기 비교 언어학자들의 연구로 이 언어를 인도 유럽어(Indo-European language family)로 명명하였는데, 바로 성경에 나오는 바벨탑의 사건이 사실이었음을 증명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 이름을 바벨이라 하니 이는 여호와께서 거기서 온 땅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셨음이니라.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셨더라.’ (창세기 11:9)

하지만, 조상 언어로 불리는 이 인도-유럽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지금도 언어는 계속 달라지고 있다. 바벨(babel)은 여러 가지 언어가 섞여서 서로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이동원 목사의 <창세기에서 배우는 창조적 인생 >에 의하면, '바벨은 본래 ‘하늘 문’이라는 뜻으로 ‘하늘에 들어가는 문’인데, 발음을 조금 달리하면 ‘혼잡, 혼란(confusion)’이라는 뜻이 된다. 똑같은 단어인데, 어디에 강세를 두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두 개의 뜻이 된다. 하나님이 바벨탑을 무너뜨린 후, 총 72개의 언어가 생겼다고 보고 있다. 그 이유로는 노아의 세 아들인 셈, 함, 야벳에게는 각각 26, 32, 14명의 자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 세계의 언어는 몇 개나 될까? 에스놀로그(Ethnologue)에 의하면 현재 알려진 언어의 수는 7139개다. 반면에, 세계은행의 발표에 의하면 현재까지 약 229개의 국가가 존재한다니, 세계 언어의 수가 나라 수에 비교해 거의 30배에 달하고 있다. 같은 성대와 발화의 구조를 가진 인간이 어떻게 해서 이토록 서로 다른 수많은 언어로 말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의 실마리가 조금은 풀린듯하다.


14년 전, 미국 NC(North Carolina) 주에 있는 샬롯이라는 도시에서 일 년 반 동안 거주한 경험이 있다. 그곳에서 인도인, 중국인, 일본인, 멕시코인들을 동네에서 만나 영어로 소통하면서 영어가 세계어임을 실감하였다. 그 후에 방문했던 캄보디아, 일본, 이탈리아, 그리고 프랑스 여행지에서는 영어만으로는 소통이 되지 않았다. 앞에서 말한 네 나라의 사람들은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영어로 소통해야만 했고, 영어를 공용어나, 외국어로 배운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캄보디아를 비롯한 4개국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언어만을 사용하려는 의지가 강해 보였고, 굳이 영어를 배우거나 사용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 듯 보였다. '영어가 다 통하지는 않는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세계사를 품은 영어 이야기>의 저자인 필립 구든(Philip Gooden)에 의하면, 만국 공통어를 바라는 마음은 인간의 본능이라고 한다. 아직 영어가 만국 공통어가 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언어이자 글로벌 언어(global language)라고 말한다. 1945년 국제연합(UN)이 설립된 이래로, 영어는 국제연합의 공식 언어들 가운데 하나이다. 현재 73개국이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고, 언어 사용국가 수를 기준으로 총 99-106개국의 가장 많은 나라에서 사용한다. 현재 인터넷 웹사이트의 70-80% 이상을 차지하는 인터넷 언어이자, 과학 언어요, 기술 언어요, 비즈니스 언어이다. 해외 여행지에서도 영어를 사용하면 대부분 통하기에 자유롭게 여행을 다닐 수 있다. 결론적으로, 글로벌한 시대에 영어가 '의사소통의 표준'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다간 역사의 시계를 되돌린 듯 영어가 만국 공통어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전에, 가상 속의 바벨 피시(Babel Fish 자동번역기)가 현실 세계에 등장하는 그날이 온다면, 아마 이런 뉴스를 듣게 될 것이다. '에스 놀 로그에 의하면 현재 알려진 언어의 수는 0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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