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4가지를 한 번에 가르치라

Hole in one

by 영어 참견러

얼마 전, 골프를 배운 지 2개월 만에 홀인원을 하게 되었다. 홀인원(hole in one)이라는 것은 골프공을 한 번에 홀컵(hole cup)에 넣는 것을 말하는데, 스크린 골프를 치다가 일어난 일이다. 골프장 사장님께 자랑을 하였더니, 본인은 30년 동안 골프를 친 프로지만 한 번도 홀인원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하신다. 심지어 스크린에서도 말이다. 생각해보면 난 영어를 가르칠 때에도 홀인원을 즐겨했다. 홀인원이라는 것은 영어의 4가지 기둥이라 할 수 있는 듣고 읽기, 말하기와 쓰기를 한꺼번에 가르치는 방법이다.


이것은 어떤 이론으로 배운 것은 아니었고, 그저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요즘 나처럼 4가지를 한꺼번에 가르치고자 하는 교사가 가끔 보이기도 한다. 한 블로그에 소개한 방법은 이러하다. Let's go(교재명)를 가지고 수업을 하시는 분인데, 교재에 나오는 모든 문장을 암기하고 오게 한 후에 학교에 와서 발표하게 하고 받아쓰게 한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네 가지를 한꺼번에 가르치는 수업으로 소개하는 글이다. 내가 말하는 네 가지 영역을 한 번에 가르치라는 수업은 절대로 그런 식이 아니다.

영어의 학습 영역을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이렇게 대부분 4가지 영역으로 구분한다. 여기에 입력(input)의 영역을 듣기와 읽기로 그리고 출력(output)의 영역을 말하기와 쓰기로 나눈다. 언어를 배움에 있어서 입력이라는 것은 어떠한 단어나 문장의 표현을 듣거나 읽는 경험을 말한다. 그리고 출력이라는 것은 이렇게 입력된 내용을 말이나 글을 통해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문제는 영어를 가르칠 때 이것을 구분하여 지도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영어 교재도 이 4가지 영역을 구분하여 가르치도록 만들어져 있기에, 그렇게 지도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게 된 것이다. 영어 서점에 가서 보더라도, 파닉스, 단어, 문법, 독해, 듣기, 말하기, 쓰기, 등의 영역으로 구분되어 있는 수많은 책을 보게 된다.


하지만 난 이러한 교재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사용하더라도 가능한 짧은 시간 동안 필요한 부분만 사용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교재는 영어의 4가지 기능이 서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 언어의 기능을 피자 조각처럼 4조각 8조각으로 나누다 보면 전체적으로 연결이 되지 않고, 효과적으로 영어를 익히지 못하게 방해를 한다. 골프장에서 만난 프로(전문 코치)는 첫 수업부터 클럽을 꽉 잡고 다리나 허리를 움직이지 않은 채 손만 사용하도록 지도를 했다. 2개월간 그렇게 하다 보니, 몸의 자세도 이상해졌고, 손가락 마디도 변형이 오기 시작했다. 예전에 골프를 쳐 본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자세를 가르친다고 한 것이다. 너무 힘들었고 재미도 없었다. 더 이상 그렇게 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혼자 스크린 골프를 하다가 홀인원을 하게 된 것이다.


프로 자신은 그런 방식으로 연습을 해서 프로가 되었고 그렇게 가르쳐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프로가 되고 싶은 생각도 그럴 가능성도 없는데 자신의 방식을 고집한 것이다. 좀 더 쉽고 빠르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방법과 원리를 혼자 공부하면서 재미를 찾았다. 그것은 처음에 홀인원 하는 경험을 통해서다. 클럽 하나만 가지고 몇 개월 연습하는 것이 아니고, 한 번에 하나 씩 골고루 모든 클럽을 다 사용해서 빠른 시간에 효과적으로 배웠고 즐기게 되었다. 물론 프로다운 실력을 갖춘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그럴 목적이 아니었기에 이만하면 만족스럽다.


영어 교사들도 30년이 되어서도 홀인원을 경험하지 못한 채, 운이 따라 주지 않았다고 말해서는 안된다. 내가 만난 골프 프로처럼 어떤 영어 교사는 파닉스만 6개월 이상 가르치기도 한다. 영어로 말하거나 듣거나 하는 다른 경험도 제공하지 않은 채, 파닉스를 마스터하지 못해서 1년 이상 그것만 가르치는 교사도 있다. 내가 만난 5학년 도웅이도 그때까지 파닉스만을 배우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 글을 읽거나 다른 즐거운 경험도 하지 않은 채 말이다. 그러니 몸과 마음이 병들고 스트레스를 받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교사가 오히려 영어를 더 이상 배우지 못하고 포기하게 만드는 덫을 아이들의 발목에 놓는 격이 되는것이다.


영어를 처음 배우거나 가르친다고 한다면 우선 알파벳과 파닉스가 떠오를 것이다. 나 또한 알파벳과 파닉스를 가르치지만, 그 기간은 매우 짧아야 한다. 알파벳과 음가(phoneme)를 가르치는데 일주일 정도 걸린다면, 파닉스는 기본 단모음과 자음을 가르치는데 길어야 3개월 정도 사용한다. 이러한 기간에도 쉬운 스토리나 리딩 교재를 이용하여 함께 가르친다. 이 말은 파닉스라는 영어 음소의 규칙만을 가르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파닉스를 마스터해야지 마치 영어를 읽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장기간에 걸쳐 이 과정을 시키거나 파닉스가 완성되지 않으면 더 이상 진도를 나가지 않는 학원과 교사가 많이 있다. 난 이러한 지도 방식에 반기를 들곤 했다.

파닉스(phonics) 수업은 단순히 알파벳 글자와 소리의 관계를 이해하고 간단한 단어를 쓸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다. 왜냐하면 모든 글자가 소리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어 단어의 22% 정도는 왜 그렇게 철자가 쓰이게 되었는지 알 수 없는 경우이다. 영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라틴어의 영향을 받은 중세 프랑스어가 영어에 혼합되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한편으로는 18세기, 영문학 거장인 사무엘 존슨(samuel johnson)이 1755년에 영어 사전인 <dictionary>을 완성하면서 소리가 나지 않는 자음이 들어간 단어를 그대로 철자로 넣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난 파닉스를 배운 적이 없다. 기본적인 알파벳의 기본 음가의 소리만 알고도 영어를 읽을 수 있었다. 철자와 소리가 연결되지 않은 단어가 있을 때에는 국제 음성 기호(IPA, International Phonetic Alphabet)만 보고도 읽을 수 있었던 것이다. 요즘에는 단어와 문장의 음성뿐만 아니라 원어민이 발음하는 입 모양과 혀의 위치 등을 직접 보면서 배울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니 교사나 학생이나 파닉스의 덫에서 나와 영어의 4가지 또는 5, 6가지 다양한 클럽을 사용하여 하루 빨리 홀인원을 하길 바라본다.


4가지를 한 번에 가르치고 배우는 방법은 읽기-듣기-말하기-쓰기-읽기-듣기-말하기-쓰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무슨 말이냐면, 우선 수준에 맞는 읽기 자료를 음성을 들으며 따라 읽기를 한다. 내용을 이해하였다면 교사나 부모 혹은 친구의 질문을 통해 말하기를 한다. 그리고 읽거나 말한 내용과 연관된 일을 글로 써본다. 글을 쓴 후에는 교정을 하는 과정에서 문법도 배우게 되고, 읽기를 동시에 하게 되는 것이다. 발표나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도 말하기를 다시 연습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만약 질문과 대답을 한다면 더욱 홀인원 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이런 식으로 어떤 수준이나 나이던 상관없이 4가지를 한 번에 배우거나 가르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각 과정에서 교사의 다양하고 능숙한 지도 기술(teaching skills)이 필요하다. 영어 연애 십계명에서, 첫 번째 계명인 읽기를 하는 과정, 즉 음성을 들으면서 따라 읽기(reading shadowing)를 하는 과정에서는 손가락 음독 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것은 유대인의 독해력 향상 공부법으로 손가락으로 짚으며 소리 내어 읽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기초과정에 있는 어린 학생들에게 사용하면 집중력도 높아지고, 파닉스의 글자와 소리의 관계도 쉽게 이해하게 된다. 이 과정을 할 때 주의할 것은 반드시 교사가 정확한 발음과 억양에 따라 읽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혹시 어렵거나 자신이 없다면, 원어민의 음성이 녹음된 파일을 들려주면서 함께 따라 읽으며 육성을 들려주어야 한다. 이러한 읽고 따라 읽는 과정을 삼세 번 연습하는 과정(영어 연애 세 번째, 삼세번 연습하라)에서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지(영어 연애 두 번째, 이해하라)를 질문을 통해 확인해야한다. 만약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간단하고 명료하게 설명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말하자면, 이 과정에서 반드시 영어 연애 십계명을 기억하고 지도해야 한다. 왜냐하면 배우는 방법과 가르치는 방법은 서로 하나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어와의 중매 레시피 세 번째 비법: 영어 연애 십계명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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