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선물 a Gift from Mom
Missing you...
엄마가 천국열차를 탄지 2개월 반 만에 꿈에 나타나서는 내게 선물을 주셨다. 내 딸의 목걸이를 만지고 있던 순간에 엄마가 활짝 웃으시면서 나타가 작은 보석함을 피아노 위에 올려놓았다. 엄마 뭐야? 다이아몬드야? 그러면서도 엄마는 내게 줄 것이 없을 텐데 라는 생각을 하며 열어보니, 반지 두서너 개가 들어있었다. 그중에 아주 오래되고 무겁지만 보석이 한 두 개 달려있는 반지 하나를 끼워 보았다. 그것을 낀 채로 난 잠에서 깨어났다. 한참을 따스해진 베갯 속에 목을 깊이 묻은 채 엄마생각을 했다. 내게 보석이라고는 아무것도 주지 못한 엄마의 마음인가? 아니면 내 마음일까? 그러면 다이아반지라도 하나 살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지금도 끼지 않는 반지가 5개나 있음이 떠올렸다.
검소한 엄마는 그다지 이쁜 반지나 팔찌 같은 것은 없었지만, 큰아들은 자신의 결혼식을 위해 아내 반지를 살 때 엄마에게 다이아몬드 반지를 사줬다. 올케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아 종종 말하곤 했다. 그 외 묵주 반지와 금반지와 시계 두개 정도 그리고 목걸이가 다였다. 아무튼 난 엄마의 집정리를 할 때 그 반지와 나머지 보석도 큰올케에게 가져다주었다. 올케는 자신의 딸에게 줄 다이아반지만 있으면 된다고 하면서 다른 나머지 엄마의 보석에 대해서는 허접한 것 밖에 없다는 투로 말을 했다. 엄마는 나에게 시계를 주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며느리에게 당당하게 요구하지는 않았다. 엄마는 자신의 제삿밥을 차려 줄 며느리의 눈치를 보았던 것이다. 마지막까지 제사에 대해 형제들이 다 모일 때 하라는 자신의 생각을 전한 것을 보면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난 바라지도 원하지도 않았기에 필요 없다고 말하곤 했다. 그런데 꿈 속에서의 내 마음은 그렇지 않은듯하다. 엄마의 유품으로 간직할 것이 없다는 사실에 갑자기 마음이 쓸쓸해지는 것인가? 뭔가 자식에게 남긴다는 것이 그리 중요하다거나 의미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거의 골동품에 가까운 물건이 되니까. 그리고 그것이 사랑을 의미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에겐 이미 엄마보다 많은 돈이 있었기에 아무런 바람도 없었다.
그런데, 엄마를 본 이 아침에 천만 원어치 정도의 다이아반지를 살까?라는 허무맹랑한 생각마저 든다. 엄마의 빈자리를 어떻게 반지 하나로 메꿀 수 있으리... 그럼에도 무언가 채워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딸은 할머니를 기념하여 은 목걸이와 반지를 샀고 그것을 내게 조용히 말했다. 할머니 장례가 끝나고 받은 할머니의 마지막 용돈으로 받은 100만 원을 그냥 저축하거나 쓸 수가 없었다고 말하기에 잘했다고 했다. 이쁘다고 말하면서... 그땐, 엄마 외에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았는데 이젠 뭐라도 사야 할까? 엄마가 사용한 작고 색이 누렇게 바랜 코치백을 까미 산책할 때 사용하는 똥가방으로 사용하고 있다. 엄마가 사용하던 가방 몇 개를 엄마의 친구가 되어주고 집안일을 도와주신 이모님에게 모두 드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남겨둔 가방이다. 그래서인지 강아지 산책마다 엄마가 생각나곤 한다. 물건에는 사용한 사람의 삶이 묻어있기에 그런 듯하다. 죽은 자의 유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지 않다는 말의 이유를 짐작하면서도 난 남겨두었다. 엄마를 기억하려고...
엄마가 너무 보고 싶다. 그래도 오늘은 꿈에서라도 웃는 모습을 보았으니 좋다. 그런데 눈물이 이리 쏟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 온 뒤에 신선한 바람이 창문 너머로 불어오고 아름답게 물드는 낙엽을 보면서 이리도 맛있는 라테를 마시고 있는 이 좋은 아침에 말이다. Good Morning, M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