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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튼 Oct 23. 2021

순대국밥

10월의 어느 , 나는  떠날 동네에 생긴 순대국밥집을 찾았다. 힘든 소식이 여러 차례 겹치며 혼자 바깥에서 저녁 먹기를 해보며, 이틀째 나는 순대국밥을 먹게  것이다. 그렇게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로 혼자 저녁 먹기 이틀째, 나는 국물을 들이키다 처음 순대국밥을 먹었을 때가 떠올랐다. 때는 2016, 나는 노량진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을 때였는데 우연히 친해진 언니가 나에게 “아현아, 여기 가보자하며 24시간 순대국밥집에 데려가  것이다.


실제 밤을 새우고, 학원에 출근하기 전 들어갔었기 때문에 새벽 공기로 엄청나게 추웠기에 뜨끈한 국물이 먹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때 그 언니는 나에게, “아현아, 우선 국밥 안에 있는 순대를 덜어봐”라고 말하며, 뜨거운 순대를 국물 밖으로 꺼냈다.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장사하시는 개방적인 주인분 덕분에 순대는 한순간에 식어버렸고, 나와 언니는 우선 국물을 먹다 밥과 김치를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이후에 순대 한 점과 양파를 떠서, 입에 넣으니 정말 맛있었다. 당시 돼지국밥만 먹어봤던 부산 촌사람이었는데, 순대 국밥에 대한 편견과 호기심이 모조리 박살 나며 굉장히 만족스러운 한 끼를 먹게 되었다. 이후 나는 서울에 살면서, 여러 순대국밥을 많이 먹어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그때 노량진에서 그 언니와 함께 먹었던 공기와 그 바이브가 너무 생각이 난다.


당시, 언니는 한 살 늙은 게 뭐랍시고 노량진 곳곳의 맛집으로 나를 데려다주었는데. 그때 여러 가성비 끼니를 많이 먹어봤었다. 추워질 때마다, 옛사랑과 동시에 떠오르는 언니와 갔던 노량진 순대국밥집. 아직까지 영업하시는 것 같은데, 참으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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