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 년 만에, 마침내 받은 커피 쿠폰

엄마탄생(25)

by 청자몽

'올해는 응모한 것 중에 당첨된 게 하나도 없었어.'라고 풀 죽어 있었는데... 며칠 상간으로 커피 쿠폰을 선물 받았다. 열심히 하면, 그러면 진짜 되는 거다.

엄마탄생 스물다섯 번째 이야기 :



몇 가지 커피 쿠폰을 받았다.


2024년 한 해 동안 야심 차게 준비한 응모와 공모전을 모조리 다 떨어졌다. 아직 발표 나지 않은 2개의 공모전이 있지만, 하나는 떨어질게 분명하고 하나는.. 뭐라도 작은 거 하나라도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열심히 한다고 해도 안 되는 게 더 많은 게 사실이니까.


그런데, 이런 나에게도! 희망이 생겼다.

지난주부터 이러저러한 작은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커피 쿠폰 3개를 연달아 받았다. 먼저 받은 2개는 이번 주에 맛있게 마셨고, 오늘 받은 하나는 다음 주에 사용할 생각이다.




그중에
십여 년 만에, 마침내 받은 커피 쿠폰


받은 커피 쿠폰들 중에 하나는 십여 년 만에 받은 선물이다. 주중에 매일 저녁마다 듣는 라디오 방송에 종종 문자를 보냈다. 뭔가 바라고 보낸 적도 있고, 그냥 좋아서 보내기도 했다. 장장 10년 넘게.. 하지만 한 번도 사연이 읽히거나 뭔가에 당첨되지는 못했다.


매일 몇 명에게 커피를 준다고 사연 보내보세요.라는 말을 듣고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이게 마지막이다. 이번에도 못 받으면, 다시는 문자를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냥 생각나서 보냈어요.'가 아니라, 이게 정말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일주일 내내 열심히 보냈다.


하지만 역시나 당첨이 되지 않았다. '혹시'는 '역시'가 됐나 보다. 하고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어느 토요일 방송시간도 되기 훨씬 전에, 커피 쿠폰을 받았다. 저도 선물 좀 주세요. 하고 일주일간 조른 것 같아서 기쁘면서도 민망했다.


뭔가를 그냥 하지 말고, 진짜 열심히 하면 그러면 될 수도 있나 보다. 십여 년 만에 받은 금보다 귀한 커피 쿠폰은 많은 이야기를 머금게 했다. 그동안 그냥, 또는 막연히 했던 일들이 하나, 둘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저녁 먹을 때 아이에게 금만큼 귀한 커피쿠폰 이야기를 하면서 깨달은 사실을 얘기해 줬다.



"엄마가 그동안 하나 잘못 생각한 게 있어. 예전에는 좋은 대학을 나오지 못했다는 사실을 후회했거든.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 그게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사실. 그걸 후회했어야 하는 거야. 진짜 마음을 딱 먹고, 죽기 살기고 해 보는 노력이나 자세를 배우는 게 중요하더라고. 살아가면서 중요한 자세거든. 우리.. 우리 앞으로 열심히 잘 보자. 엄마가 우리 딸 계속 응원해 줄게. 이 이야기도 잊을만하면 한 번씩 해줄게. 힘내자!"



최선을 다해서 뭔가를 하면, 그렇지. 우리는 무언가를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거야. 아이야. 너도 그렇게 느지막하게 엄마한테 찾아온 거거든. 엄마가, 늘 반성하면서. 엄마도 열심히 자라 볼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닐지도 몰라


자세히 보면 아직 남아있는 나뭇잎이 있다. 가을의 끝이 생각보다 길다. 비록 패딩을 입은 지 며칠 됐지만... ⓒ청자몽

어제(이 글 쓸 당시, 2024년 11월 22일)가 '소설'이라고 했다.

눈이 올 수도 있을 만큼 추운 날. 하긴 패딩을 입기 시작한 지 며칠이 지났으니, 가을이라고 하기보다는 겨울에 더 가까운 때인지도 모른다. 꽤 늦도록 더워서 언제 추워지나 했는데, 시나브로 소설이 되어버린 것.


그래도 둘러보면 아직 나뭇가지에 말라붙은 채 달려 있는 나뭇잎도 꽤 된다. 늦도록 더워서 예년에 비하면 덜 이쁘게 물들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여름 끝만큼 가을도 끝이 길지도 모르겠다.


이제 겨울이야.

하고 단정 짓지 말고, 남은 나뭇잎들을 응원하며 겨울을 맞이해야겠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닐지도 모르니까. 오늘이 무얼 하든 제일 좋은 날이다. 지금이 바로 그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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