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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점을 찍다 = 점심(點心)

요리를 해 보아요(5)

by 청자몽 Mar 20. 2025

아이들이 보는(초등 고학년용?) 수학책에 '점심'에 관한 삽화가 있어 깜짝 놀랐다. '점심'이 진짜 마음에 점 하나를 찍는다는 뜻이었다니.. 점자가 진짜 [.]이었다고?




점심(點心)
: 일부러 찾아본 적 없는 단어


의외의 아름다움(?). 멀리서 보니 너무 예쁜 꽃밭이었다. 안개꽃인가? 싶어 자세히 들여다보니.. '개망초' 꽃밭이었다! 세상에! 이럴 수가 ⓒ청자몽의외의 아름다움(?). 멀리서 보니 너무 예쁜 꽃밭이었다. 안개꽃인가? 싶어 자세히 들여다보니.. '개망초' 꽃밭이었다! 세상에! 이럴 수가 ⓒ청자몽

참 의외였다.

뜬금없다고 해야 할까?


그러고 보니 좀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점심은 왜 점심이라고 할까? 아침은 아침에 먹는 밥이고, 저녁은 저녁에 먹는 밥인데.. 아침이나 저녁도 아니고 점심이라고? 12시에 먹으면 '정오'라고 해야 하는 거 아냐? 아니면 낮? 에이.. 낮을 먹는다고? 그건 더 이상하겠다. 그래서 점심이라고 하나?


하긴 어떤 때나 시기를 말하는 아침이나 저녁이 아침밥이나 저녁밥의 준말처럼 불리는 것도 이상했다. 그냥 이상하다 하고 갸웃거릴 정도였지, 그렇다고 일부러 찾아보지는 않았는데.. 며칠 전, 아이들 읽는 책에서 점심이라는 단어의 뜻을 알게 된 것.


책의 삽화는 저작권이 있어서 올리지 않고, 인터넷에서 검색한 내용으로 대신한다. 그나저나 왜 그동안 '점심'을 '점심'이라 하는지, 그리고 그게 무슨 뜻인지 찾아보지 않았을까? 뭘 이런 걸 뜬금없이 수학책 보다가 알게 되었을까? 진짜 뜬금없다.




점심은...


예전에 아침과 저녁 두 끼를 중요시하여 챙겨 먹고, 그 사이 중간에 마음에 점 하나 찍을 정도의 느낌으로 먹는 밥이 점심이었다는 말인 듯하다. 즉 점심은 든든히 챙겨 먹는 게 아니고, 점 하나 찍을 정도로 조금만 스쳐 지나가게 먹는다는 거다.


한때는 점심을 심각하게 많이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특히 회사 다닐 때, 출근하면서 오늘 점심으로 뭐 먹지? 누구랑 먹지? 편하게 먹고 싶은데, 오늘도 몰려가서 후딱 먹으려나? 먹기 싫은 메뉴 먹어야 하나? 등등을 고민했다. 그렇지. 아침부터..


싸주신 도시락 먹는 게 편했다는 생각도 했다.

(급식세대가 아니다.)(고3 때는 2개씩 들고 다녔다.) 점심 먹는 즐거움이 고단한 고민보다 클 때도 있었다. 밥이 특히나 점심이 매우 중요했다. 회식이 저녁 대신 점심으로 바뀌는 것도 좋다고 환호했다. 등등.. 참 점심 관련 사연이 한 트럭이다.


그러던 것이 언젠가부터 점심을 제시간에 먹기 힘들어졌다. 그냥 대충 적당히, 아무거나, 배고프니까 대충, 먹었다. 다른 일 하다가 시간이 없어서 늦게 먹기도 했다. 서서 대충 후딱 먹고 정리했다. 못 먹은 적도 종종 있다. 먹기 싫거나 의지가 없어서 거르기도 했다.


언젠가는 그리 중요하던 점심밥이었는데.

이게 뭐야. 점심 하나 제대로 먹지를 못하네. 비참하다.라는 생각을 종종 했다. 사실 그럴 필요가 없었던 거였다! 점 하나 슬쩍 찍는 느낌이면 충분하다고, 이미 어원에서 말하고 있지 않나?


뭘 중요하게 여기고, 뭘 덜 중요하게 생각하며 사는 것인지. 순간 참 부끄러웠다. 어쨌든 하루를 잘 살면 된다. 그렇지? 뭐가 됐든 말이다. '점심'이.. 그 마음에 콕 찍으면 된다는 점 하나가 사람을 반성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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