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해 보아요(4)
(이 글을 쓰던 당시) 봄이라 한참 나물 이야기가 많다. 아는 나물은 별로 없지만, 봄 다 지나기 전에 한번 먹어보자. 싶어 살짝 고민을 하다가 쑥을 골랐다.
쑥국
'나도 봄나물' 도전! 에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건, 어느 분의 글에 쓰신 쑥국 덕분이다. 시금치 토장국 비슷하게 끓이다가 시금치 대신 쑥을 넣으면 되겠군. 하고 감을 잡았다. 풀밭에서 쑥을 캐올 정도의 눈썰미는 없어서, 그냥 온라인에서 쑥을 조금 주문했다. 우리집은 식구도 별로 없고 해서 그 편이 나았다.
그날 저녁 오므라이스를 먹고 싶다는 꼬마의 소원대로 오므라이스를 만들면서, 시금치 토장국 닮은 쑥국을 끓였다. 쑥국은 태어나서 처음 끓여본 것. 향이 참 좋았다. 씁쓰름하지만 맛있다며 잘 먹었다. 물론, 오므라이스를 더 잘 먹었다.
쑥전
쑥국 끓이고 남은 쑥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이것 역시 다른 분의 글에 용기를 얻어, 태어나서 처음 쑥전을 부쳤다. 부침가루를 최대한 줄이고 쑥을 많이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아서, 그냥 할 수 있는 대로 부쳤다. 이번에는 짜장밥이랑 쑥전이라는 애매한 조합이었지만, 아이가 잘 먹었다. 쓰다면서 간장 찍어서 잘게 잘라준 것 몇 점을 먹었지만, 그래도 먹었다.
쑥국과 쑥전 덕분에 쑥 150g을 야무지게 먹었다. 쑥 파는 때가 따로 있는지 더 이상 팔지 않는다. 제철 식자재인 모양이다. 사라지기 전에 용기 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잘 먹고, 사람이 된 느낌이다. 쑥을 넣어 끓인 국은 먹을 때 향이 좋고, 쑥전은 씹는 식감이 좋았다. 이런 맛이구나 감탄했다. 내년 봄에도 먹어야겠다.
육수 한 알, 편리한 한알 시리즈
위에 쑥국 끓이셨다는 글에 보면 '육수 퐁당'이라는 게 나와서 그게 뭘까? 궁금해하다가 검색해 봤다. 생긴 건 아이들 좋아하는 약국용 비타민처럼 생긴, 그야말로 한알만 넣고 끓이면 육수가 되는 신기한 것이었다. 여러 회사에서 다양한 맛의 제품이 나와 있었다. 한참 고민이 될 만큼 많았다. 고민하다가 사서 물에 넣고 끓여봤다! 그런데 정말 육수맛이 났다.
전에 친정어머니가 주신 마늘 한알이나 내가 보고 산 생강 한알과 같은 시리즈의 제품인가 보다. 육수 내는 팩도 편하고 좋았는데, 이건 더 좋다. 육수팩처럼 꺼내어 버리지 않아도 된다. 말 그대로 퐁당 한알 넣고 끓이면 된다. 다만 '그래도' 육수는 직접 우려야지. 하는 고집만 살짝 내려놓으면 나쁘지 않은 듯하다.
용기를 얻다
늘 이러저러한 이유로, 기분은 롤러코스터를 탄다. 좋았다가 훅 나빴다가를 반복한다. 그러는 중에도 종종 들어와 글을 보다가 생각거리를 얻어간다. 가끔 나도 뭔가 해보자라는 용기도 생긴다. 움직여야 뭔가 돼도 되지 않을까?
줄곧 비 올 거 같더니, 거짓말처럼 날이 갰다. 약간 서늘하기도 하다. 이러다가 주말에 29도, 30도까지 올라간다던데.. 종잡을 수 없는 날씨가 꼭 내 상태 같다. 중간이 없네.
다음에는 무슨 나물을 도전해 볼까?
훅 여름 되어버리기 전에 좋은 봄날을 기쁘게 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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