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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창영 Apr 06. 2021

인생리모델링3-달리기와 걷기

달리기와 걷기 1     


 30대 후반, 당시 독일 외무부 장관이었던 요쉬카 피셔의 ‘나는 달린다’라는 책을 읽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요쉬카 피셔는 후에 독일 총리까지 지냈다. 달리기하기 전 그의 몸무게는 130kg이 넘었다. 그는 달리기하기로 결심하고 독일 라인강변을 달렸다. 하루에 조금씩 달리는 거리를 늘려갔다. 꾸준히 달리기한 결과 그의 몸무게는 77kg까지 빠졌고, 마라톤 완주에 성공했다. 그 책을 읽으면서 나도 달리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책의 마지막 말은 “먼저 한 걸음을 내딛어라.”였다.

 당시 난 건강을 돌보지 않았기에 몸무게가 많이 늘어나 있었고, 체력도 좋지 않았다. 달리기하기로 결심하고 집 부근에 있는 초등학교로 갔다. 처음에는 한 바퀴도 제대로 돌지 못했다. 뛰다 걷다 하면서 10바퀴를 돌았다. 당시만 해도 나에게는 10바퀴 도는 것도 인내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그다음 날은 요쉬카 피셔가 했던 것처럼 달리는 거리를 조금 늘려 11바퀴를 뛰다 걷다 했다. 그리고 하루에 한 바퀴씩 늘려갔다. 그렇게 한 것이 1년 정도가 지나자 130바퀴까지 된 것으로 기억한다. 달리기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을 때, 현대중공업에서 주최한 산악마라톤 대회에 도전했다. 11.08km를 뛰는 것이었는데, 뛰다 걷기를 반복해, 한 시간 반 정도 시간이 걸려 완주했다. 그후 1년 동안 꾸준히 달렸고, 다시 산악마라톤 대회에 도전했을 때는 55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1시간 이내를 목표로 삼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시간만 나면 달리기를 했다. 달릴 때는 다른 것과는 비할 수 없을 정도로 힐링이 되었다. 경주 벚꽃 마라톤 대회, 동아마라톤대회 등 하프 마라톤 대회만 10회 이상 완주했다. 풀코스에는 도전한 적이 없었는데, 당시 울산에서 경주까지, 복산동 집에서 정자, 주전을 거쳐 돌아오는 코스 44kg을 뛰었기에 풀코스에 도전해도 완주하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과유불급이라고, 마라톤에 대한 지식도 없이 무리한 탓에 어느 순간부터 무릎에 통증이 시작되었고, 급기야 달리기를 중단했다. 세월이 흘러 50대 후반이 되었다. 달리기에 대한 향수는 항상 생각 밑바닥에 깔려있었고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하겠다는 나만의 다짐을 하곤 했다.     

 인생 리모델링의 일환으로 내 몸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달리기와 걷기가 그에 가장 합당한 운동이라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기에. 이제는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 쉬며 뛰며 힐링하는 차원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사한 곳이 국가 정원인 울산 십리대밭과 그리 멀지 않는 곳이다. 새벽에 일어나 어머니 집에 갔다가 바로 십리대밭을 간다. 그곳에서 달리다 걷다를 반복한다. 코스는 아치형 십리대밭교를 지나 은하수 다리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거리이다. 물론 뛰다 걷다하며 힐링하는 시간이다. 운동 강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꾸준히 하느냐가 관건이다.

힐링 달리기, 걷기를 하면서 건강해진 내 몸을 상상한다. 봄에는 리모델링된 내 몸에 멋진 옷을 선물해주리라.     

달리기와 걷기 2


 달리기, 걷기를 시작한 지 오늘로써 20일 째다. 난 예전부터 ‘운동은 기록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기록은 자신에게 큰 동기를 부여해준다. 비 오는 날과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걷는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는 중이다. 1만 보 넘은 날이 총 15일이며, 15일 중 1.4만 보 넘은 일이 8일이며, 3일은 2만 보를 넘겼다. 

 20일째 되는 오늘,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하루 2만 보를 넘기자는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2만 보를 걸으려면 3시간 정도는 투자를 해야 한다. 

 아직껏 살이 빠지거나 하는 큰 변화는 없다. 하지만 걷는 것이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그렇지만 허벅지에 힘이 생기는 것은 경험하고 있다. 아침에 강변을 걸을 때는 뛰다 걷다 한다. 보통 은하수 다리에서 돌아오는데, 은하수 다리를 지나 태화강 전망대 있는 곳까진 가능하면 뛴다. 그 다음에는 힐링 시간이다. 통상적으로 시 낭송 테이프를 듣거나 음악을 듣거나, 자기계발 유튜브를 듣는다.     

 이시형 박사는 걸을 때 긍정 호로몬인 세로토닌 분비가 많이 된다고 한다. 실제 걷다 보면 많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퐁퐁 솟아난다. 영감도 많이 떠오른다. 몸 건강도 챙기고 영감도 얻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요즈음은 담배 피울 때도 걷는다. 어차피 피우는 담배라면 500보 걸은 후에 담배 피우기를 실천하고 있다. 내가 상주하여 글을 쓰는 ‘이야기 끓이는 주전자 카페’ 앞에는 담배 피우는 장소가 있다. 그곳은 담배 피우기 안성맞춤인 곳이다. 내가 자주 걷는 코스로 한 바퀴 돌면 800보 정도가 나온다. 담배 피우고 싶을 때마다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와서 피운다. 몸에 해로운 담배도 활용하기에 따라 건강에 도움(? 어차피 피울 거면, 안 걷고 피우는 것보다는 걷고 난 뒤 피우는)이 될 수도 있다. 같은 환경이라면 설령 그것이 부정적인 상황이더라도 활용하기에 따라 긍정적인 것으로 바꿀 수도 있음을 느꼈다. 전화위복내지는 발상 전환의 힘이라고나 할까. 담배를 끊으려 시도를 해보지만 쉽지가 않다. 무언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것 같다. 어떤 강력한 동기가 있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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