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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달별꽃 Dec 09. 2022

내 안의 어린아이를 다독여라

자존감, 끌.어.올.려! <1>



슈테파니 슈탈이 지은 ‘나만 모른다 내가 잘하고 있다는 걸’을 만난 건 행운이다. 자존감에 관한 심리학 서적. 읽다가 유레카! 싶은 순간들을 여러 번 겪었다. 종교처럼 의지하는 삶의 지침서가 될 것 같다. 왜 이 책을 이제야 알게 됐을까.     


올해를 되짚어보면 이룬 것이 정말 많다.


3년 전 처음 시작한 독서모임 파트너를 아직까지도 하고 있고 몇몇 멤버와는 함께 명상프로그램에 참여할 정도로 돈독한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오랜만에 수영을 배우면서 행복감을 느꼈다. 베이킹, 배드민턴, 영남알프스 등산, 풋살 같은 도전도 했다. 러닝크루에 들어가 운동 친구를 만들고 새벽 해질녁 밤 가리지 않고 함께 달렸으며 달리기 대회에도 두 번이나 출전했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침대에 눕기에 바빴던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사치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챙겼다.


무료 상담을 받으면서 나에 대해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고, 영덕 게스트하우스에서 일주일 살기를 하면서 오롯이 현재에 집중했다. 나를 힘들게 하는 것에서 벗어나 인생 처음으로 휴식다운 휴식을 취했다. 유일한 아쉬움은 수입이 없다는 것이었는데 최근에는 그마저도 해결이 됐다. 새로운 회사에 최종 합격해 며칠 후면 달콤한 4개월의 휴식이 끝난다.      


누군가는 그토록 꿈꾸는 목표들을 이루고서도 나는 자꾸만 내가 못미덥다.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고, 그렇지 못한 나를 질책한다. 다른 사람에게 내가 어떻게 보일지 관심을 쏟고, 내 여러 모습 중에서도 예쁘고 열정있는 부분만 떼어 쇼룸에 전시하려고 애를 쓴다.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나를 힘들게 하는 상황에 나를 보낸다. 굳이 쓰지 않아도 될 비용을 쓰고,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   

    

‘나만 모른다 내가 잘하고 있다는 걸’은 이 모든 게 자기불안 때문이라고 말한다. 자존감이 낮다는 의미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실수하지 않으려 애쓰고 갈등을 회피한다. 거부당할까봐 두려운 마음에 하기 싫은 일도 억지로 한다.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오해를 불러일으켜놓고는 도리어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상대방에게 역정을 낸다. 약점을 숨기기에 급급해 강점을 발전시키지 못한다.     


나의 경우, 러닝 크루에서 알게 된 A를 통해 내가 자존감이 낮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A는 매일 일정 시간에 모임을 만들어 멤버들을 참여시켰는데, 그 덕에 달리기 실력이 수직상승했다. 그의 성실함과 꾸준함은 충분히 박수쳐줄만한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A처럼 강철 체력의 소유자가 아니라는 핑계를 대고, 나의 성장속도가 더디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면서 A가 단톡방에서 모임을 제안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았다.


오랜시간 반복되면서 습관으로 굳어진 생각회로를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저자는 ‘내면아이’와 손을 잡으라고 말한다. 내면아이는 여러 상황에서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행동 방식이다. 우리의 인격체 중에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잘 아는 내면어른도 있다. 쉽게 말해 불안하고 두려운 상태가 찾아오면 나의 전체가 아니라 내 안의 일부가 그렇게 느끼는 것이라는 사실을 지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저자는 이렇게 조언한다.

 

버림받고 못난이라고 느끼며 불안에 떠는 내면아이를 다독여야 한다. 불안이 지나친 것이고, 나에게는 행동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계속해서 소리쳐야 한다.   

  

“지금 너의 믿음은 틀렸을 뿐 아니라, 너는 지금 내면아이에게 지나치게 휘둘리고 있어”     


“너의 불안은 허황된 거야. 근거도 없고 과장됐어!”     


칭찬에 풀어지는 아이를 대하듯 지금의 모습을 그대로 수용하고 인정해줘야 한다.      


“니가 지금 이런 감정을 느끼는 구나. 얼마나 힘들었니”      
“걱정할 필요 없어. 안심해”     


앞으로는 나를 '토닥토닥' 해주는 연습을 해봐야겠다. 이것만으로도 두려움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특정 상황에 이전과 다른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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