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bassador interview #4 ‘균형과 중용의 러너’ 한지웅
“2023년 82kg였는데 지금(2025년 7월) 68kg에요”
지난 7월 4일 서울 잠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한지웅 러너는 기자가 6월에 봤을 때보다도 여윈 모습이었다. 살이 많이 빠졌다고 말하자, 그는 갑자기 묻지도 않은 몸무게의 역사(?)를 읊기 시작했다.
2014까지 69~70kg, 2015-2016 78kg, 그러다 달리기로 살 빼서 70kg를 유지, 다시 이직하면서 79kg, 2020년 러닝으로 74kg, 2023년 다시 쪄서 82kg를 찍었다가 2025년 7월 현재 68kg라고 한다. 추이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롤러코스터가 따로 없겠다 싶었다.
한 러너의 몸무게 변화 그래프 두 축은 ‘일’과 ‘러닝’이다. 일이 많아 스트레스가 심했던 시기에는 몸무게가 급증했고, 러닝을 하며 심리적·육체적 안정을 찾은 때에는 몸무게가 줄었다. 이같은 ‘상관관계’가 생길 만큼 일과 러닝은 그에게 중요한 존재다.
한 러너의 몸무게 변화 그래프 두 축은 ‘일’과 ‘러닝’이다. 일이 많아 스트레스가 심했던 시기에는 몸무게가 급증했고, 러닝을 하며 심리적·육체적 안정을 찾은 때에는 몸무게가 줄었다. 이같은 ‘상관관계’가 생길 만큼 일과 러닝은 그에게 중요한 존재다.
그는 대학 신문방송학과 휴학을 하고 2015~2016년 영상제작 관련 창업에 뛰어들었다. MCN(다수의 크리에이터 or 채널의 연합체)이 등장하며 지금의 유튜브 인기가 시작될 무렵이었다. 하지만 번아웃을 경험하고 대학 졸업 후 2018년 언론사에 입사했고 2024년 12월 1인 제작사를 차려 자신의 사업을 하고 있다.
‘일’은 러닝을 가능케하고, ‘러닝’은 일을 버티게 하는 힘이다.
꿈, 현실이 되다
많은 러너들이 러닝을 시작한 계기로 ‘일’을 꼽는다. 일에 매몰되어 허덕이던, 소위 말해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러닝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한 러너도 그랬다.
“새벽 퇴근을 하면서 죽을 것 같을 때 달리기를 했어요. 지금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으려고 하다가 러닝을 만난 거죠. 저랑 콘텐츠 관련 꿈을 같이 꾸던 친구들은 대부분 업계를 떠났는데 저는 콘텐츠에 애정이 있다보니 아직까지도 업계에 남아있네요? 애정이 있는 걸 버리고 다른 일을 선택한다고 생각해보니 굳이 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한 러너는 2015년에 처음으로 달리기를 했다. 대학에 다니면서 창업 멤버로 초창기 스타트업에서 일하던 시기였는데 이때 살이 12kg가 쪘다. 살 빼는 덴 유산소가 좋다는 말을 듣고 매일 1~5km씩 뛰었다. 달리고 싶지 않아져서 5년을 쉬다가 2020년 다니던 직장에서 ‘새벽 퇴근’으로 술 마실 일이 늘면서 건강 문제를 맞닥뜨렸다.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고도 생각했다.
코로나19 시국 언택트 마라톤 대회를 통해 그는 다시 러닝의 세계로 돌아왔다. 손기정 마라톤에서 10km를 약 1시간10분에 달렸다. 2023년에는 하프 대회(배번표를 깜빡 잊고 안 갖고 와서 정식 기록이 안 남아 있다고)도 나갔다.
한 러너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묘비명에 새기고 싶어한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를 실천하고 싶어서 러닝을 열심히 했다고 회고했다. 그에게 ‘마라토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이 자리잡았다. 그리고 그 꿈은 2024년 대구마라톤에서 첫 풀코스 완주를 하며 이뤄졌다. 같은 해 춘천마라톤에선 3시59분으로 서브4의 벽을 뚫었고, 올해 동아마라톤에선 풀코스 3시간31분으로 PB를 달성했다. 마라토너가 된다는 건 그에게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었다.
할 수 있는 걸 생각하라
체력을 먼저 길러라
회복이 더딘 이유
실수한 후 복구가 더딘 이유
다 체력의 한계 때문이다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암함을 찿게되고
그러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리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면
승부 따위는
상관없는 경지에 이르지
네 고민을 충분히 견뎌줄
몸을 먼저 만들어
한 러너는 tvN 드라마 <미생> 속 명대사를 가슴에 새기며 러닝을 시작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 모르는 불안한 시기, 하던 일에 대해 만족감이 적던 시기, 이별로 마음도 허전한 ‘인생의 슬럼프’였다. 체력은 바닥에 떨어졌고 이전과 달라진 내 몸매에 자존감도 바닥에 곤두박질쳤다. 이때 한 러너는 좌절하고 숨기보다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를 고민했다. 그 결과 체력과 정신력을 키워야겠다는 결론이 나왔고 실행으로 옮겼다.
“원래 예민하고 감정적으로 기복이 있었는데 러닝을 하고 나서 많이 차분해졌어요. 멘탈관리에 너무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러닝을 하는 거기도 해요.”
“러닝 자체, 성장하는 것도 즐겁지만 스마트 워치에 뜨는 기록을 분석하면서 기록을 줄이는 과정도 재밌다고 생각해요. 러닝이 인기 있어진 큰 이유가 인스타그램에 인증하며 의미를 찾는 흐름 때문도 있다고 보거든요. 또 ‘오늘 하루도 운동을 하는 내 모습 제법 멋져’ 하면서 자신감을 얻는 것도 커요.”
제작사를 차리게 된 것, 풀마라톤 완주 모두 한 러너에게는 예기치 않은 변수였다. 안정감 있는 삶을 추구하면서도 왜 이런 변수들을 만들었는지, 어떻게 극복해나가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저는 저질러놓고 수습하는 스타일이에요. 한마디로 대책이 없죠. 전 이게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든 수습은 하거든요. 그리고 변수를 피하려고 해봤자 피할수 없잖아요. 아무리 멋진 미래 계획을 세워봤자 미국 트럼프의 한마디면 모든 게 날아갈 수 있는 세상이고요.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스타일인데, 이게 역설적으로 안정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균형잡는 러너
요즘 한 러너의 고민은 ‘균형 잡기’다. 삶과 러닝의 균형을 맞추는 ‘중용’을 추구하고 이것이 자신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들어준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몸 상태의 리듬을 잘 알고 그에 집중한다. 러닝을 할 때 웜업 러닝과 쿨다운 러닝, 리커버리도 잘 챙기고 헬스장도 종종 찾아 근력운동을 병행한다. 그가 지난 1년간 꾸준히 월 100km 이상 뛸 수 있었던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 전날에도 늦게까지 일을 했지만 다른 날 휴식할 예정이라 괜찮다고 하는 한 러너에게서 균형잡힌 프로 러너의 아우라가 풍겨나왔다.
“저는 삶을 더 윤택하게 하려고 러닝을 해요. 체력을 키우자!라는 목적의 수단으로 러닝을 했다가 이제는 그 자체로도 즐거운 일이 돼버렸네요.”
부상이 없진 않았다. 지난해 4월, 첫 풀코스(대구마라톤)를 준비할 때는 장경인대 통증이 많이 심했다. 대구마라톤 이후로 5~8월까지 혼자서 하체 보강운동을 꾸준히 했다. 그 이후로 대회 준비할 때는 장경인대 통증으로 고생을 거의 안 했다고 한 러너는 설명했다.
“지난 겨울 신스프린트가 찾아왔죠. 가끔 발바닥이 안 좋거나 그럴 때 있어요. 지압이나 스트레칭으로 풀어줘요. 일할 때에도 마사지볼을 맨날 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자칭 ‘노잼 한지웅’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런지, 불가리안 스플릿 스쿼트(불스스)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