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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민 Jul 23. 2022

광교러 추천, 나만 알고 싶은 로컬 공원

#광교 #혜령공원

나를 꾸미는 말은 무엇일까. 살다 보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 이름 앞의 수식어가 바뀌는 순간이 여러 번 찾아온다. 유치원생에서 학생으로, 학생에서 직장인으로-이 경우엔 종종 특정 직종이나 직함으로 불려지기도 한다-, 또는 학업이나 업무에서 내가 성취한 모종의 성과가 나를 수식해주기도 한다. 어떤 수식어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기능하지 못하지만, 어떤 것은 한 번 붙는 순간 평생 뗄 수 없는 것이 되기도 한다. 오늘의 인터뷰 주인공 이름 앞에도 얼마 전 새로운 수식어가 붙여졌다. 평생을 부르는 것으로만 작용하던 ‘엄마’라는 이름은 깜짝 선물처럼 찾아와 마침내 그녀 앞에 당도했다. 이제 막 엄마가 된 그녀가 좋아하는 장소는 어디일까.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현재 초보맘 김은정입니다. 현재 출산한 지 2개월이 조금 넘어, 육아를 공부하며 육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첫 아이를 낳으신 거죠? 엄마가 된 기분이 어떠신가요?

첫 아이예요. 엄마가 된 기분은 아직 얼떨떨합니다. 처음엔 갑자기 아기가 집에 뚝 떨어진 기분이었어요. 그만큼 내 배에서 나왔단 생각이 안 들었죠. 사실 아기가 신생아 때 정말 많이 힘들고 산후우울증 비슷하게 와서 나는 모성애도 없는 망나니다 싶었는데 그 힘든 시기도 지나고 나니 지금은 아기가 너무 이뻐요. 진짜 점점 내 새끼구나 싶어요. (웃음) 제가 힘들었을 때 주위에서 다들 ‘그 시기는 시간이 약이다’라고 했었어요. 그땐 그 말도 귀에 안 들어왔었는데 (웃음) 역시 ‘시간이 약이다’는 띵언입니다. 아무튼 기분은 얼떨떨하지만, 그래도 현재에 익숙해지며 아기를 잘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초보 엄마의 사명감과 아이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답변이네요 (웃음) 엄마가 되시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커머스 회사에서 웹디자인을 했었어요. 상품 상세 페이지를 만드는 일을 했었죠. 출산휴가 3개월에 육아휴직 1년을 냈는데, 현재는 육아 휴직에 진입 중입니다.


-출산 휴가에 육아 휴직까지 다 챙기는 회사가 흔하지 않던데, 좋은 회사 다니고 계시네요! 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은정 씨의 주 활동 지역은 어디신가요?

주로 송파동에 있었어요. 회사가 그 동네에 있었거든요. 지금은 하남으로 이사 갔지만. 당시 임신했을 때라 회사와 집만 왔다 갔다 해서 주로 송파동에 머물렀네요.


광교 혜령 공원에 핀 벚꽃


-그럼 은정 씨가 좋아하시는 장소도 송파동에 있나요?

아뇨. 저는 지금 수원 광교에 살고 있는데요. 집 앞에 있는 혜령 공원을 좋아해요. 일단 집이랑 가까워서 좋아요. 그리고 사람이 많지 않아 한적해서 좋구요. 개인적으로 사람 많고 시끄러운 곳을 싫어해서요.


-코로나 때문에 사람이 많지 않은 건가요? 아니면 원래 여유가 있는 곳인가요?

원래 조금 여유가 있는 곳 같아요. 사실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 여기로 이사를 와서 이전의 상황은 잘 몰라요. (웃음) 그런데 분위기상 그냥 여유 있는 곳인 것 같아요.


-그 공원에 어떤 특별한 기억이 있으신가요?

혜령 공원의 매력을 다시 알게 된 건 올해 봄이었어요. 이 동네에 벌써 2년째 살고 있는데, 거기 벚꽃이 그렇게 예쁘게 핀 건 올해 처음 본 것 같아요. 당시 임신 막달이라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서 벚꽃구경을 갈 생각조차 못 했었는데, 집 가까운 곳에서 벚꽃을 원 없이 봐서 행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매력을 다시 알게 되었다는 부분이 참 좋네요. 익숙한 곳에서 뜻밖의 보물을 발견한 듯한 그때의 기분이 고스란히 전해지기도 하고요. 이후에 또 가본 적 있으세요?

최근에는 못 가봤네요. 지금 육아에 시달리는 중이고, 또 아직 산후조리 기간이라 밖을 못 나가고 있거든요. 곧 아기 백일인데, 백일이 지나면 아이랑 산책을 가려고 생각 중이에요.


-앞에서 아이 백일이 지나면 함께 산책을 가려고 생각 중이라고 하셨는데, 아이와 함께 가기에도 좋은 공원인가요?

아이와 함께 가기 좋아요. 그렇게 크진 않지만 여유 있고 한적해서요. 공원엔 평소 아이들이 많지는 않은 것 같은데 가끔 산책 나온 아기와 엄마들을 볼 수 있었어요.


-엄마의 행복한 기억이 있는 장소를 아이와 함께 방문한다는 게 참 뜻깊을 것 같아요. 그럼 은정 씨는 이다음에 아이와 함께 혜령 공원에서 산책을 하실 테고, 혹시 누군가 혜령 공원에 간다면 무엇을 하길 추천하시겠어요?

봄쯤에 공원에 큰 카페가 하나 생겼어요. 그 카페에서 딸기 라떼를 마시면서 벚꽃 보는 게 참 예뻤는데… (아련) 혹시 그곳에 가시게 되면, 카페에서 음료 하나 마시면서 여름날의 푸름을 감상해보는 것 어떨까요. (웃음)


지난 5월 엄마가 된 은정 씨는 출산 후 봄의 절반과 여름의 절반을 아이에게 양보하고 말았지만, 어느 때보다 쨍하고 화창하던 4월의 봄날만은, 그날의 벚꽃만은 오롯이 즐겼다. 앞으로 그녀 앞에 어떤 날이 펼쳐질 것이라고 감히 예측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건 내년 4월에도 혜령 공원의 벚꽃은 흐드러지게 필 것이라는 것 아닐까. 그때 그곳에서 딸기 라떼를 마시며 벚꽃을 구경하는 은정 씨를 볼 수 있길 바란다. 그 쯤이면 그녀 옆엔 만 한 살이 다 되어가는 그녀의 2세가 함께 있을 지도. 아이의 수식어는 ‘은정 씨의 로또’가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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