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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민 Jul 30. 2022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를 눈여겨보아야 하는 이유

#광화문 #교보문고

화요일 오후 5시 언저리의 광화문. 오랜만에 서점을 찾았다. 평일 한가운데 퇴근시간 전이면 그리 북적거리진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입구부터 사람이 많아 짐짓 놀랐다. 오늘 유난히 뜨거웠던 공기를 피해 다들 에어컨 빵빵한 서점으로 피서를 온 것일까.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이유라고만 치부해 버리기엔 꽤 많은 이들이 다양한 섹션을 기웃거리며 책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얼마 전 친구와 얘기하다 알게 된 사실 하나. 영상이 대세가 된 이 시대에 다시 텍스트가 주류가 되고 있다고. 사실 곰곰이 생각해보면 텍스트는 한 번도 죽었던 적 없다. 그저 형태를 바꾸고 그것을 담는 그릇이 달라졌을 뿐.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서점에 사람이 이 정도 있는 것이 놀랄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초장부터 서점에 대한 이야기를 왜 이리 구구절절 늘어놓는 것이냐고? 눈치 좀 빠른 이들이라면 금세 알아챘겠지만, 오늘의 인터뷰이가 추천한 장소가 바로 서점이다.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글 쓰는 것으로 밥 벌어먹고 있는 구수담이라고 합니다. 뉴스레터와 유튜브 ‘Fig.1’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Fig.1’이 무슨 뜻인가요?

논문을 보면 그림이나 도표를 참조할 때 ‘Fig’(Figure)라고 부르고, 보통 ‘Fig.숫자’의 형태로 써요. 그리고 첫 번째 자료를 표기할 때 ‘Fig.1’이라고 하는데, 여기에서 따온 것입니다.


-뉴스레터와 유튜브는 어떤 주제를 다루시나요?

우리 주변에 있는 사소한 물건들-전자 제품이나 기술들-의 역사에 대해 조사합니다.


-물건들의 역사를 수집하고 계시군요. 저는 사람들의 장소를 모으고 있는데요.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수담 씨가 주로 자주 가는 동네는 어디인가요.

지금 살고 있는 곳은 신수동이고, 여기 이사 오기 전에는 용산구 서부이촌동에 살았어요. 아직은 그 동네가 조금 더 익숙해서 주로 그곳을 다니긴 하는데, 옛날부터 자주 갔던 동네는 종로예요. 



-왜 종로를 자주 가셨는지.

어렸을 때 쌍문동 근처에 살았는데, 보통 친구들이랑 놀면 동네에서 놀다가 좀 많이 가면 혜화, 정말 특별한 날엔 종로까지 나갔거든요. 종로라는 공간 자체가 특별한 날 가는 공간처럼 각인이 되어서 지금도 그냥 종로 근처를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요. 실제로 조선시대 때 종로가 사대문 안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는 지역이었잖아요. 그래서 역사 유적지도 많고 생각보다 볼 게 많거든요.


-종로에서 특히 좋아하는 장소가 있다면요.

예전에 건축을 좋아하고 건물 외관을 보는 것에 관심이 많았을 때는 특이한 건물들을 보러 다니는 게 좋았어요. 종로에 회사가 많아서 특이하고 예쁜 건물들도 많거든요. 변함없이 좋아하는 장소라고 하면 교보문고요. 개인적으로 저는 도심지에 교보문고가 있으면 안정감을 느껴요. 시간을 때우기 좋은 곳이랄까. 내가 별 일이 없어도 교보문고가 있으면 일을 만들 수 있는 느낌이 들어요.


-일을 만든다는 게 책을 읽는 것 말고 또 다른?

그렇죠. 예를 들면 보통은 사람들 만나러 약속을 해야 밖에 나가는데 ‘교보문고에 책 보러 간다’가 되는 거예요. 딱히 약속이 없어도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리는 거죠. 


-종로와 교보문고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있나요.

어렸을 때 크리스마스에는 무조건 교보문고였어요. 연말 즈음되면 장식을 많이 해놓잖아요. 시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달까. 그런 것들이 좋아서 크리스마스엔 꼭 종로의 교보문고를 찾았죠.


-맨 처음 갔을 때 기억나세요?

솔직히 말하면 처음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처음처럼 기억나는 순간은 엄청 어렸을 때 아마 추석 연휴 때였나. 가족들이 다 모였다가 헤어지기 전에 교보문고에 갔어요. 그때 그곳에서 장난감을 사주셨는데 그게 교보문고에 대한 최초의 기억이에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누군가 교보문고에 간다면 무엇을 하길 추천하시나요.

어떤 책에 어떤 사람들이 모여있는지 보는 게 흥미로운 것 같아요. 그런 게 보이거든요. 에세이 앞에 있는, 베스트셀러 앞에 있는, 수험서 앞에 있는 사람들이 보이니까 그게 재미있더라고요. 저는 서점을 가는 이유가 단순히 책을 본다기보다 어떤 책들이 시장에 나와있나를 보러 가는 게 더 크다고 생각해요. 책 자체만 보러 가고 싶다면 서점이 아니라 도서관을 가도 되잖아요. 저는 베스트셀러를 좋아하지 않아도 베스트셀러 코너는 꼭 가는 편이에요. 어떤 책들이 잘 팔리는지를 보면 요즘 사람들이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보이니까 신기하더라고요. 요새는 사람들이 주식에 관련된 책을 진짜 많이 보거든요. 이런 적이 없었어요. 너무 신기해요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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