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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민 Sep 14. 2022

서울 근교의 숨겨진 차크닉 명소

#의왕 #백운호수

다경험자의 선택은 대개 신뢰도가 높다. 많은 것을 경험해본 사람이 택한 것일수록 괜찮은 것일 확률이 높다는 것인데, 가령 예를 들면 음식에 돈 좀 써 본 사람들이 맛집도 잘 골라낼 줄 알고, 역마살 좀 뽐내본 사람들이 좋은 여행지도 잘 찾아낼 줄 안다는 뜻이다. 물론 그것이 백 퍼센트의 확률은 아니겠지만, 경험이 안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 오늘의 인터뷰이는 학창 시절부터 현재까지 여러 동네에 거주하며, 각 지역마다 가볼 만한 장소를 두루 꿰고 있는 인물이다. 덕분에 그녀가 좋다고 하는 곳이라면 두 번 묻지도 않고 따라가는 경우가 꽤 많았는데, 결과는 늘 성공적이었다. 그런 그녀가 오늘 인터뷰를 위해 고르고 고른 장소는 바로 경기도 의왕에 위치한 한 호수다.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현재 퇴사를 앞두고 있는 이유진이라고 합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 근황을 여쭤봐도 될까요.

요즘에… 되게 좀 어찌 보면 좀 철학적인 고민을 하고 있어요. 그동안 시간이 그냥 흘러가는 대로만 살고 일에만 집중하고 살아왔거든요. 그런데 요즘에는 제가 왜 존재하나, 내가 뭘 정말 하고 싶나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어요. 


-아, 직업적인 고민이 아니라 유진 씨의 존재 자체에 대한 고민을 하고 계시군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그냥 머리로만 하고 있습니다. (웃음) 아니, 그러니까, 제가 그런 생각을 좀 많이 했어요. 저도 모르게 제가 너무 억압이 돼 있던 것 같더라고요. 사람이 억압된 느낌이 들면 억하심정이 들거든요, 별것도 아닌 거에. 만약에 제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걸 솔직하게 표현하거나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는데 그게 잘 안 되고… 그래서 그런 얽매여있던 부분을 표출하려고 노력하고, 하고 싶은 게 생기면 바로 행동으로 옮겨버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노력 중이신 게 느껴지는데요, 고민에 대한 좋은 답이 나오길 바라겠습니다 (웃음) 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볼게요. 유진 씨가 주로 잘 다니시는 곳은 어디인가요.

사당, 이수, 서래마을, 강남 이쪽을 제일 많이 가는 편인 것 같고, 그 외에는 빈도가 적은 편이긴 하지만 이태원이나 한남동도 잘 가는 것 같아요. 


-유진 씨가 그동안 이사를 많이 다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네, 맞아요. 신림, 평촌, 당산, 반포 등 여러 동네에 살았는데요. 그중에서도 제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은 반포예요. 친구들이 서래마을에 많이 살아서 어렸을 때부터 서래마을은 되게 익숙한 동네로 느껴져요. 이국적인 느낌이 강한 동네라고들 하는데 저한테는 친구들 집 같은, (고향 같은?) 네, 친구들이 많이 살아서 자주 놀러 가고 했어서 그런 느낌이 있어요.


-여러 동네에 살아보셨는데, 주로 이수나 사당 쪽에서 많이 활동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개인적으로 중고등학교 때는 사당이나 이수를 싫어했었어요. 왜냐면 그 동네가 주는 바이브가 무서웠거든요. 그런데 나이가 들고 나서 다시 마주해보니 이 동네가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이 어느 지역에 사는 사람이든 상관없이 누구든 편하게 와서 재밌게 놀 수 있는 동네인 것 같은 느낌? 일단 지리적으로 위치가 너무 좋고요. 여기 (당시 인터뷰를 진행했던) 청담이나 압구정처럼  사람이 늘 붐비고 뭔가 핫플을 찾아가야 되고 이럴 필요가 없이 그냥 어디를 가도 다 괜찮은 느낌이에요. 그래서 단골집들이 너무 많아요. 단골집만 다녀도 일주일이 꽉 찰 정도예요 (웃음)


백운호수의 낮과 밤


-단골집이 가득한 동네라니 참 좋네요. (웃음) 그럼 오늘 소개해 주시고 싶은, 개인적으로 좋아하시는 장소도 그런 곳 중 하나인 가요?

아니요. 제가 오늘 소개하고 싶은 장소는 백운호수입니다.


-네에? (정말 놀람) 의왕에 있는 백운호수요?

네, 맞아요!


-의외인데요. 저는 앞에 얘기하신 것처럼 동네 맛집을 추천해주실 줄 알았어요. 

저도 원래 그런 데를 고르려고 했었는데, 제가 백운호수에 되게 뜻깊은 기억이 있어서요.


-어떤 기억이 있으시죠?

제가 어렸을 때는 평촌에 살았어요. 안양 안에서도 되게 이사를 많이 다녔는데, 인덕원 쪽에 살았을 때 집에서 백운호수까지 차로 한 5분~10분이면 갈 수 있었어요. 그래서 어렸을 때 주말에 저녁 식사 마치고 엄마, 아빠, 언니와 같이 백운호수로 드라이브를 많이 갔었어요. 그래서 저한테는 뭔가 특별한 날 가는 곳 하면 백운호수가 각인되어 있어요. 무슨 기념일이다 하면 백운호수 가서 식사, 할머니 생신이다 이러면 백운호수 가서 식사 이렇게요 (웃음) 그리고 지금은 아파트가 들어섰는데, 옛날에는 그 자리에 계곡이 있었거든요. 그 계곡에 가서 막 맛있는 것도 먹고 물고기 잡고 그랬던 추억들도 많아요. 


-어린 시절 추억이 듬뿍 묻은 곳이군요!

네, 그러고 나서 나이가 들고 이쪽으로 이사 오면서 잊어버리고 살았는데, 부모님께서 백운호수 쪽에서 텃밭을 하시거든요. 그래서 엄마, 아빠 따라 한번 가서 다시 백운호수를 마주했는데, 너무 달라진 거예요. 제 기억 속의 백운 호수는 뭔가 옛날, 그러니까 약간 시골 같은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데크도 쫙 깔려 있고 정말 많이 변했더라고요. 그래서 산책도 하고 그랬는데 되게 느낌이 색다르고, 제가 옛날에 느꼈던 백운호수와 지금의 백운호수가 다르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서 참 반가웠어요.


-저는 백운 호수를 한 번도 안 가봤거든요. 궁금하네요. 

제가 인터뷰 마지막에 엔딩으로 딱 하려고 했던 얘기가 뭐였냐면요. 제가 최근에 운전면허를 따고 나서 일주일에 한 번씩 백운호수에 가고 있거든요. 나중에 (인터뷰어님도) 제가 데려갈게요 (웃음)


-너무 좋습니다 (웃음) 그럼 제가 그곳에 간다면 무엇을 하길 추천하시나요. 액티비티 같은 것도 있나요.

네, 있어요. 제가 추천하고 싶은 건 일단 오리배를 타는 거예요. 그리고 제가 거기에 가면 늘 먹으러 가는 집들이 몇 군데 있는데요. 그중 제일 추천하는 집은 누룽지 백숙 집이에요. ‘청운 누룽지백숙’이라는 식당인데, 진짜 진짜 너무 맛있어요! (강조) 그리고 근처에 괜찮은 추어탕 집도 있고요. 최근에 타임 빌라스라는 아웃렛이 생겼거든요. 거기가 지금 되게 핫플인데, 그래서 옛날 맛집들과 새로 생긴 핫플의 맛집들이 공존해있어요. 예쁜 카페들도 진짜 많고요.  또 추천하고 싶은 건 제가 최근에 했었던 건데, SUV를 타고 가서 주차장에서 차크닉을 하는 거예요.


-요새는 차박이 아니라 차크닉이라고 하는군요?

차박은 하루 자고 오는 거고, 차크닉은 이제 피크닉처럼 하는 거죠, 차 안에서 (웃음) 주차장이 붐비지 않아서, 이것저것 싸가지고 저녁에 가서 차 대놓고 거기서 놀다 오니까 되게 좋더라구요. 그런데 호수 뷰는 아니에요. 왜냐하면 주차장이 지대가 낮아가지고, 주차장 뷰이긴 한데 그렇게 하시는 분들이 꽤 많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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