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한 사람이나 해외 생활하는 거 아니야?
한국 마켓에서 일하면서 싱가포르 아시아 본사의 오더를 받을 때마다, ‘언젠가는 나도 저 위에서, 더 넓은 시장을 다뤄보고 싶다’고 생각하곤 했다. 그 마음을 더 세세히 들여다보자면....
한국에서 광고 캠페인을 운영할 때, 클라이언트의 결정권은 종종 싱가포르 아시아 본사(APAC regional office)에 있었다.
한국에서의 로컬 전략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 전략 역시 아시아 본사의 전체적인 흐름에 부합해야 했다. 그렇다보니 점점 더 "그 오더를 받는 입장이 아니라, 결정하는 입장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싱가포르에서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동남아 등 다양한 시장을 아우르는 기회가 많다. 단순히 한 국가의 성과를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시장을 조율하는 역할인 것이다.
사실 내 안의 궁극적인 꿈은 뉴욕에서 일하는 것이었다. 나도 안다, 뉴욕커의 멋진 모습은 환상이라는걸. 하지만 원래 이상주의자는 허황된 꿈을 꾸기 마련이다.
어쨌건 가고 싶었는데, 한국에서 바로 뉴욕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그런데 싱가포르는?
� 영어로 일하고 생활할 수 있음
� 같은 아시아권이라 문화적으로 너무 큰 괴리가 없음
� 다른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기 좋은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음
"일단 싱가포르에서 시작해보자."
싱가포르라면 내가 가진 경험과 스킬을 활용하면서도, 글로벌 시장을 익히기에 충분한 곳이었다.
약혼자를 만나 눌러앉을 지는 몰랐지만...^^
내가 생각해도 남들보다 신명나게 영어를 공부했다. 대학에서는 이미 영어 수업 학점을 채워놓고도 계속 들었고, 한국에서는 외국인 클라이언트와 일할 기회를 찾았다.
그런데 한국에서만 일한다면?
� 영어를 계속 쓸 기회가 적어질 테고, 결국 공부한 걸 써먹을 곳이 제한될 거였다.
� 한국 시장 내에서만 경험이 쌓이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었다.
"그동안 쌓아온 영어 실력과 글로벌 감각을 더 키울 수 있는 곳으로 가야겠다."
싱가포르는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나라였고, 나에게 딱 맞는 환경이었다.
보통 해외 생활 성공기를 보면,
✔ 짧은 영어로도 과감하게 도전하는 사람들
✔ 낯선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 네트워킹을 잘하는 사람들
나는 그런 스타일이 못 된다.
나는 낯선 사람 만나는 걸 힘들어하는 소심하고 내향적인 사람이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해외 이직자’의 이미지와는 정반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도전했다. 소심이들도 꿈을 꾼다. 각자의 방식대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어찌저찌 싱가포르에 취업 및 이후 더 나은 직장으로 이직도 했다.
이 연재에서는 소심한 사람이 해외 취업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그리고 소심이도 해외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개봉박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