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일기 6일차: 비건하는데 토 달지 마!
저번 휴가에서 비건이 되길 결심하고
다니는 직장에 출근을 한 첫 주
우리 직장은 점심을 한 식장에서 구내식당처럼 고정적으로 이용한다. 그래서 점심을 다 같이 먹는다.
처음에는 혼자 조용히 채소 중심으로 먹으면 들키지(?) 않고 실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점심 메뉴에 한 가지씩 꼭 육류 또는 생선이 올라왔다. 주변에서 먹으라고 권유를 하는데.
밥 먹는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그냥 먹을까 쉽기도 했지만, 뭐 이 나이에 눈치만 보고 살 수 있나.
‘저 비건(채식) 하기로 했어요~’
주변에서의 반응은 다행히 큰 반감이 있지는 않았다. 환영하지도 비난하지도 않는 분위기
그런데 3일 동안 똑같은 질문을 받았다.
‘왜 비건을 하세요?’
비건이 이유가 있을까 싶지만,
그럴 줄 알고 사전 학습한 답변이 있었다.
(한겨레 특집 ‘비건’ 편의 도움을 받았다)
‘네 저는 3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기후위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동물권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건강 때문입니다.’
준비된 멘트다. 실제도 그렇다.
왜 주변에서 비건을 하는지 물을까.
‘왜 저놈이…?’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지는 않았지만, 비건이 대한 관심의 표현이라고 판단한다.
잠재적 비건러?라고 할까.
그런데 어제는 더 센 넘을 만났다.
‘채식은 건강한가요?’
‘채식은 탄소배출 안 해요?’
이것 봐라…
흥 쳇 그럴 줄 알고 이것도 사전 학습을 했다.
‘상대적으로’ 덜 배출하고 과도한 육식은 몸에 안 좋자나요? 당연히 채식을 한다고 탄소배출 안 하는 것 아니지요. 맞습니다. 채식도 탄소 배출해요.’
더 논쟁을 하고 싶었으니 그냥 수긍하고 넘어가기 위한 화술(?)이다.
내가 비건을 하는 목적은 타인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부터 비건이 되기 위한 이기 때문에 아직은 싸우고 싶지 않다.
그냥 내 취향이니..
고로 ‘왜 비건이세요’ 라고 묻지 마라 쫌!
나도 밥상 위에 있는 고기가 아직 먹고 싶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