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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디진 Oct 23. 2021

겸업 혹은 부업이 막막하다면 취미생활부터!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묻는다. 오늘이 인생 마지막 날이라면, 오늘 할 일을 하고 싶나?
이에 대한 답이 ‘아니오’고, 그런 날이 연달아 계속되면, 변화의 시점이 찾아왔다는 것을 깨닫는다.

『스티브 잡스』

방황하던 시절 이 문구를 읽고 복잡했던 머릿속이 정리되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나의 대답은 ‘아니요’가 매일 반복되었다. 지금은 그 반대다.

여러분은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이라면 오늘 하는 일을 하고 싶은가?



좋아하는 것을 

, 대안을 염두하면서


‘현실적인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의 발란스를 맞추며 점차 좋아하는 일의 비중을 늘려가겠다고 마음을 먹어보자. 여러분이 원하는 이상적인 삶에 도달할 것이다. 적어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시대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대책 없이 하고 싶은 일만 좇다가는 어느 순간 현실 앞에서 좌절할 수 있다. 그렇다고 직업인으로서의 삶에만 집중하다 보면 인생이 무미건조할 것이다. 만약 당장에 하고 싶은 일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고민할 것도 없이 현실에 집중해야 한다.


아래 3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불평불만과 자기 연민에 빠지는 대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조금씩 실행에 옮기는 이들의 행동반경을 참고해보길 바란다.



[에피소드 1.]

대기업 디자인팀에서 컬러리스트로 일하는 S는 퇴근 후 꽃꽂이와 이태리어를 취미로 배웠다. 그녀는 이태리를 좋아해서 휴가 때 그곳으로 여행을 다녀오곤 했다. 여행지에서 풍경과 꽃 위주의 감성적인 사진들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꽃꽂이 수업에서 만든 작품 사진들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했다. 그녀는 사진을 느낌 있게 찍는 재주가 있다.


꽃이 메인 주제가 된 그녀의 인스타그램은 꽃꽂이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들에게 조금씩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S는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외주를 받게 되었다. 한 촬영장의 플라워 장식을 하는 건이었다. 주말에 일을 맡아보았다. 그 후 외주를 맡는 일이 늘어났다. 결국 입사 6년 차에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녀의 전공은 도자공예다. 전공을 살려 도예공방을 운영하며 꽃꽂이와 도자기 클래스를 병행해나갔다. 전공과 접목한 첫 사업은 시작부터 순조로웠다. 공교롭게도 꽃꽂이에 관심 있는 이들이 도자공예에도 관심이 많아 고객 군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었다. 그녀를 팔로우하는 사람들이 나날이 늘어나면서 인스타그램을 보고 배우러 오는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렇게 본인이 좋아하는 취미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그녀만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회사생활을 워낙 조용하게 해서 그녀는 힘든 일이 크게 없는 줄 알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S는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 묵묵한 성격의 소유자였던 것이다. S는 회사에 대한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대신, 그 에너지를 여러 가지 취미생활로 상쇄시켜 자연스럽게 자신의 길을 만들었다. 그녀가 멋지지 않은가?



[에피소드 2.]

중견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J는 친구들과 함께 대학가 근처에 공부방을 오픈했다. 대학생들을 타깃으로 회의실과 음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가격은 합리적으로 설정했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매출이 좋았다. 그 당시 이러한 콘셉트의 공부방은 획기적이었다. 욕심이 생겨서 지점을 늘렸다. 그 과정에서 원래 다니던 직장을 자연스럽게 그만두고 사업에 ‘올인’했다.


행복도 잠시, 그다음 해부터 경쟁사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결국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을 했다. 그다음 호프집을 열었다. 처음에는 잘 되는 듯했지만 요식업에 대해 시장조사를 깊게 하지 못한 상태에서 오픈하는 바람에 시행착오가 많았다. 특히 주방장이 갑자기 그만두는 일이 반복되면서 직원 관리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느꼈다. 요리에 ‘요’자도 모르는 본인이 닭을 튀기는 날도 있었다. 결국 호프집도 문을 닫았다. 폐업 후 남은 돈으로 카페를 인수했지만 갑자기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그 마저도 손해를 보고 팔았다.


결국 J는 본전도 건지지 못하고 3년 만에 사업을 모두 정리했다. 다행히 기존에 직장을 다닌 경력을 인정받아서 가까스로 재취업에 성공했다. 운이 좋기도 했지만 기존 직장에서 경력을 4년 이상 쌓았기 때문에 재취업이 가능했다.


J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본인이 사업과는 맞지 않는 성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앞으로 회사를 오래 다닐 생각이다. 사업을 하면서 워낙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다시 회사원이 되었지만 젊은 시절 사업을 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과거의 창업 경험이 아니었다면 계속 현실에 만족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J는 여전히 노후대비를 위한 사업소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J는 겉보기에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계속 직장만 다녔던 또래 청년들에 비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에피소드 3.]

마지막 에피소드는 나의 이야기다. 10대 소녀 시절부터 나는 체형에 대한 콤플렉스가 심했다. 20대에도 마찬가지였다. 한 번쯤은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그리고 스스로 만족할 만한 몸을 가져보는 것이 간절한 소원이었다. 운동이란 게 배울 것이 있나 싶어 PT를 받아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나름 혼자서 열심히 운동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10년 가까이 체형에 변화가 없자 20대 후반부터는 큰 좌절감이 몰려왔다. 이제는 운동을  제대로 배워보아야겠다는 생각에 큰 마음을 먹고 PT샵을 알아보았다.


마침 집 앞에 필라테스 센터가 있었다. 당시 필라테스가 알려진 운동이 아니라서 생소했지만 여자 선생님에게 운동을 배울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막상 등록하려고 보니, 개인 레슨 비용은 일반 직장인 월급으로 감당하기 부담스러운 금액이었다. 까짓것 한 번 등록해서 배우면 그다음에는 혼자서 얼마든지 혼자서 홈트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일단 등록부 터했다. 막상 개인 레슨을 받아보니 운동을 몇 번 배운다고 체형이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답답했다.


‘과연 언제까지 얼마만큼의 비용을 감당해야 원하는 몸매를 가질 수 있는 걸까?’


몸매에 자신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아니 무조건 되어야만 했다. 간절하게 고민을 하던 중 무릎을 탁 치게 되었다.

강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내가 나를 평생 가르쳐 줄 수 있잖아!


유레카! 조금 웃기지만, 필라테스를 가장 저렴하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가 강사 자격증을 취득해야겠다는 발상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일반 회원으로서 필라테스를 평생 배우는 비용과 강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비용을 따져보았을 때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었다. 게다가 가르치는 일이 적성에 맞으면 회사를 그만두고 강사를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것이 머릿속에 현실적으로 그려지자 심장이 뛰었다. 내 인생에서 이토록 가슴이 뛰는 설렘을 느껴 본 적이 있었던가? 마치 사막에서 길을 잃어 한참을 헤매다가 나침반을 건네받은 것 마냥 행복에 가득 차 설레었다.


그렇게 나는 대기업 대리에서 작은 필라테스 센터의 인턴강사로 두 번째 커리어를 시작했다.



여러분은 S와 J의 에피소드를 보며 어떤 차이점을 발견했는가?


그들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바로 ‘전문성’에 있다. S는 미대를 졸업하고 디자인 회사에서 6년 이상의 업무 경험을 쌓았다. 직장인 시절에는 전공과 유관한 예술계통 취미 생활을 SNS에 꾸준히 기록하며 마니아층을 확보했다. 그녀는 전공, 경력, 마케팅 등 그 모든 측면에서 누가 보아도 첫 사업이 순탄하게 운영이 될 수밖에 없는 조건을 갖추고 사업을 시작했다. 창업하려고 억지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그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녀만의 스토리를 만든 것이다.


반면 J의 경우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누구나 금방 따라 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었다. 전문성은 고사하고 두드러지는 특징 없이 시장에 뛰어들었으니 시작부터 불안했다. 게다가 초반에 수익이 나자, 무리하게 지점을 늘렸다. 큰 실수다. 지점을 늘리는 대신 경쟁자들이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의 차별화를 만들어 내실을 다졌어야 했다. J의 이야기는 퇴사 후 창업을 하는 대부분의 청년들이 밟게 되는 수순이다. 결국 본인은 실패하고 후배들에게는 퇴사하지 말라고 뜯어말린다. 사업에서 돈을 벌어 이윤을 남기는 것은 필수이다. 그러나 사업자가 어떠한 철학 없이 돈만 좇는다면 그 사업체의 생명이 짧다.


전공과 무관한 아이템으로 승부를 보기 위해서는 다시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내실을 다져야만 한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결코 늦지 않다. 오히려 타 업종에서 쌓은 과거 경험과 시너지가 합쳐져 빠르게 따라잡고 우위를 선점할 것이다.


위에 보여드린 3가지 에피소드는 모두 한 직장에서 최소 4년 이상의 근무 경험이 있는 경우다. 새로운 도전을 할 때에는 최악의 수를 염두하고 뛰어들어야 한다. 플랜 B가 무조건 있어야 한다. 기존 직장에서의 경력을 어느 정도 쌓고 나오는 것이 안전하다. 그렇지 않으면 상상 이상의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될 것이다. 평범한 직장인의 신분에서 벗어나 사업을 할 때에 가장 안전한 방법은 일단 취미생활부터 시작해보고 부업으로 병행하다가 창업으로 갈아타는 것이다.


Tip-> 지금 당장 떠오르는 취미생활이 있는가? 노트에 적어보자. 하나씩 차근차근 도전해보고 그 과정에서 느꼈던 부분을 SNS든 일기장이든 기록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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