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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마리곰 Jun 02. 2021

누가 그 아이를 보호하고 양육할 것인가.

제로섬게임 ... 우린 비난할 자격이 있을까.

백설공주.

신데렐라.

콩쥐팥쥐.

장화홍련.


 모두  내가 재밌게 읽었던 동화들이고 내 딸들에게도 재밌다고 읽어주던 이야기들이다. 뒤돌아 곰곰히 살펴보니 내 연약한 사고의 틀 저 아래에 자리잡고 있는 어린시절 각인된 명작동화나 전래동화의 구조는 애처롭다. 우리의 무의식속에는 무시무시한 계모의 존재가 있다.

  학대받아 사망한 정인이 사건의 계모의 존재는 사람들 마음 속  그 무의식속의 계모 판타지를 자극하며 마음의 분노를 일으켰다. 손가락질하고 처벌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계모를 처벌하라. 홀트를 감사하라. 아동학대관련법을 개정하라. "

 맞는 말이다.

 그녀는 끔찍한 잘못을 저질렀다.


 그럼 리는?

 그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있던 우리는 손가락질만 며 비난하고 아기의 무덤 앞에 가서 선물 하나 놓아 두고  기도만하고 오면 무죄인걸까?


입양가족을 좀 더 감시를 잘해야 한다고 하는 법을 내어놓고, 피 땀흘려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 입양부모들을 예비 범죄자인양 기사를 써대면 해결되는 것일까?


 우리는 누군가의 잘못을 비난하는 행위를 통해 자신은 도덕적인 사람인 듯 착각하곤 한다.


 어쨌든 최근 커진 목소리들 사이에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점. 우리나라는 입양관련 업무를 국가기관이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홀트 등의 입양기관이 그동안 국가에서 응당해야할  아동복지의 업무를 맡아서 해왔고 국가는 그저 기관을 지원하고 관리감독할 뿐이라는 것. 그래서 홀트가 해온 일들에 대해 비난만 할 수도 없다.


1. 평범한 대한민국의 부모들은 대부분 어떻게 하면 내 아이가 남들보다 좀 더 좋은 여건에서 좀 더 나은 삶을 살게 할까를 고민한다. 나도 그렇다. 한 동네라도 임대아파트가 껴 있는 학교는 한 학년에 한 반 뿐이고 길 건너 인근학교는 과밀학급에도 이사를 오겠다고 집값이 뛴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내 아이 앞에선 무너지는 대한민국 부모들. 돈이 있건 없건 어떻게든 내 아이의 내신등급을 올려 좋은 대학을 보내겠다고 사교육에 매달린다. 또는 남들 못하는 좋은 경로로 내 아이만은 좀 더 유리한 위치에 올려놓겠다는 학부모들의 몸부림은 너 나 할 것 없이 처절하기까지 하다.


전쟁후 가난한 나라에서 이렇게 잘 사는 나라가 되기까지 이런 대한민국 부모들의 교육열이 큰 일을 해 낸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것도 빛의 속도로 . 성공에 대한 열망 누구 못지 않게 잘 살아 보겠다는 열망과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각자 자신의  아이에 대한 교육열에 비해 주변을 돌아보는 것에는 인색했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고아수출국이라는 별명이 생겼을 만큼 해외입양이 이루어졌다. 사회시간에 자랑스럽게 외웠던 '우리는 단일 민족이며'라는 문구는 가혹한 어휘였다.  미군, 또는 연합군 사이에서 전쟁후 생긴 혼혈아이들을 아버지의 나라로 돌려보낸다는 명목하에 시작된 해외입양. 서로의 국가에 손해볼 것 없었던 이 해외입양은 70년대 80년대에는 입양 산업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미혼모의 출산후 선택지에 해외입양이 고려된다. 해외입양인이 20만명이 넘어 갈 동안 그동안 개인도 국가도 책임지지 않았고 손쉬운 선택으로 그저 입양기관이 알아서 하게 놔두었다. 인이 사건을 비롯한 아동학대사건에도 국가는 그저 양기관을 더욱 신경써서 리감독하겠다고 말한다. 아래 사진처럼 비행기로 아이를 단체로 해외입양 보내버리던 시절에서 얼마나 달라졌을까.

그시절 대한항공은 아기들의 울음소리로 가득했다고 한다.

요즘 친부모를 찾아보겠다고 한국으로 들어오는 해외입양인들이 많다. 그것은 그동안 부모가 없는 고아가 아닌 수많은 아이들이 고아호적을 가지고 해외로 입양되었다는 증명이기도 하다.


 외국에선 고아인 아이들만 받는것이 원칙인데 우리나라에선 고아가 아닌 아이들을 서류를 위조하여 고아로 둔갑시켜 창설호적을 만들어 입양을 보냈다. 누가 한 것 인가? 홀트나 동방사회복지회 대한사회봉사회 한국사회봉사회 등의 입양기관들만의 잘못일까? 아이를 버리고자하는 부모, 돈과도 연결되는 기관, 아동복지를 쉽게 처리해버릴 수 있는 국가의 삼박자가 맞아서 이루어진 것일 것이다. 이와중에 실종아동들이 부모를 찾을 기회를 갖지 못하고 순식간에 해외로 입양되어 버린 사례들도 생겨났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현재 미혼모 보호시설을 관장하는 기관이 입양기관이란 것이다.


 홀트가 해 온 일들을 누가 실컷 비난할 수 있겠는가.

가난하다는 이유로, 딸이라는 이유로, 부모가 어리다는 이유로 대한민국에서 버려지고 외면받 아이들. 그 아이들에게 먼 바다를 건너서라도 키워주겠다는 부모를 찾아보내준 것인데.

홀트가 아이 팔아 부자가 되었다고 욕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새 가족과 새 삶을 얻었 홀트는 그렇게 얻은 수익과 기부금으로 시설을 운용하고 장애인 복지시설을 만들기도 하고 미혼모지원시설을 운영하기도 하며 전히 우리나라 입양산업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성장중심의 생활방식, 과거 가부장적 남아선호사상,  혈연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우리나라 아이들은 먼 바다를 건너 부모를 찾았다.

그러면 지금은?

여전히...


해외입양은 누군가에게 새 인생의 축복이되기도 했고 누군가에겐 끝없는 트라우마의 시작이 되기도 했으리라.


인이사건으로 인해 건강하고 아름다운 입양가족들이 절대 상처받지 않기를...

더 많은 좋은 부모들이 용기내기를...

아기를 버리지 않고 키울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현실에서 사람들의 왜곡된 시선을 이겨내며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씨름하고 있는 좋은 입양부모님들에게 존경과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해외입양 #포겟미낫 #아동권리보장원 #나는누구일까요 #입양 #아동학대 #미혼모 #헤이그아동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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